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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의로서의 힘 숭배 신앙을 넘어서그들의 힘의 신앙은 근본주의 내장된 미국주의 소산
김진호 | 승인 2005.08.09 00:00

<김진호 목사님의 "한국 개신교의 미국주의, 그 식민지적 무의식에 대하여"가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친다. 글을 허락해 주신 김진호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한국의 대표적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이고 ‘한기총’의 임원인 한 개신교 목사는 서울시청 앞 광장 한가운데서 친미 집회를 열면서, 10만이나 되는 한국 개신교 신자들 앞에서 영어로 기도했다. 근본주의적 신앙관에 따르면 기도는 하느님과 기도자간의 내밀한 대화, 아니 청탁이다. 그런데 개신교는 내밀한 기도를 공중 앞에서 하는 신앙제도를 발전시켰다. 물론 실상은 기도자와 청중 그리고 신과의 3자 대화라고 하는 게 타당하다. 그런데 그는 영어로 기도했다.

신보다 미국

10만의 청중보다 보지도 듣지도 않을 태평양 건너, 그리고 미국을 횡단하여 끝에 있는 백악관의 누군가와 더 내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을 은연중에 드러낸 셈이다. 그런 심성의 사람이라면, 어쩌면 신이 영어 기도를 더 잘 들어준다고, 적어도 무의식적으로는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신은 미국인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도......

교회학교에서 어린아이들에서 하느님을 그리라고 하면 대개 흰 수염이 길게 난 할아버지를 그린다. 그들에게 신은 남성이고 노년의 사람이다. 신앙적 무의식은 이렇게 여성과 연소자를 내부식민지화하는 보수주의적 인식론을 동반한다. 그리고 아마도 위의 목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하느님은 미국 시민, 아니 이 세계의 권력자와 오버랩되어 기억될지도 모른다.

최근 이러한 식민화된 신앙은 많은 이들에게 조롱 대상이 되고 있다. 민족주의는 그것을 읽어내는 감수성을 강화시켰다. 그런데 후발 대형 교회적 신앙에서 친미성은 노골적이지 않다. 그들의 맹목적이지 않으려는 균형 잡힌 태도는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민족주의적 감시의 망을 무사히 투과시킨 신앙적 미학을 제도화하는 데 성공하는 듯이 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행보는, 선발대형교회의 그것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지지를 얻고 있다. 대중을 배려하는 듯한 신앙의 제도가 효력을 발휘한 덕이다.

그들의 신앙, 미국주의 소산

그런데 ‘기윤실’이나 ‘기독교 사회책임’ 등 기독교 NGO의 행보에서 보이는 것은, 대중과 대화하기보다 여전히 대중을 계도하는 훈장의 포즈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회초리(심판 담론)로 위협하는 대신, 너그러운 훈장의 모습이 외부로 드러나고 있는 것만 다를 뿐이다.

문제는 이들의 의제가 무수한 소수자를 타자화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는 담론이라는 점에 있다. 여성을 포함한 성적 소수자에 대해 가부장적 가족주의의 도덕을 판단의 잣대로 내세우며, 낙태 문제를 고려할 때 계층이나 성적 평등의 문제를 간과한다.

대중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태도 속에서 그들은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의제 형성 능력과 실행 능력을 통해 그것들을 위로부터 제도화하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기독교사회책임’의 국면적 지향점은 양대 보수정당의 합리적 보수주의를 연대하게 하여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시킬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1980년대 이후 미국의 근본주의적 기독교도들의 정치세력화를 흉내낸 것에 다름 아니다.

비록 국제정치 등에서 노골적으로 친미적 태도를 취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이러한 민족주의적 신앙은 미국의 근본주의적 신앙의 부적절한 흉내내기, 그 무의식의 식민화를 보여준다. 아래를 배려하기보다 위를 선망하고 모방하는 것, 그리고 아래를 계도하고 자신을 모방하게 하려는 것. 이것은 그들의 신앙이 곧 힘에 대한 신앙임을 의미한다.

그들의 힘의 신앙은 바로 근본주의 속에 내장된 미국주의의 소산이고, 그들의 그 모방은, 아니 그 부적절한 모방은 남아시아 해일에 대한 한 목사의 발언처럼, 내․외부의 소수자에 대한 식민화를 욕망하는 신앙의 내적 메커니즘이다. 이제 미국은 노골적 친미성으로 표현되기보다는 힘의 숭배 신앙으로 모방된다. 그것은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타자에게 힘의 주체가 되고 싶어 하는 ‘부적절한 모방’, 바로 그것이다. □

 

김진호  kjh55940@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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