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지공주의와 주거 정의'를 마지막으로 희년 강좌를 마무리 한다. ⓒ에큐메니안

길목협동조합에서 16일에 ‘희년사회 공동 희년강좌’의 두 번째 강연이 23일 저녁 7시30분 향린교회에서 이어졌다. 강사로 초청된  희년사회를꿈꾸는사람들 박창수 연구위원은 지난 강연에 이어 신약성경에 나타난 희년 사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누가복음 4장 18-19절을 인용해 ‘주의 은혜의 해’는 가난한 자에게 유익한 해로 구약율법에서 말하는 ‘안식년’과 ‘희년’을 의미하며, 이는 ‘채무에 대한 탕감’과 ‘토지회복법’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예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되받기를 바라지 않는 대부’(눅 6,34)를 주장했고, 이는 구약의 율법보다 더 강화되어 나타난다고 전했다.

희년의 ‘토지 회복’도 그는 누가복음 12장 16-21절 예수의 비유에서 희년법을 어긴 채 불법적으로 많은 땅, 즉 한 해의 지대가 여러 해 동안 쓸 수 있을 만큼 광대한 땅을 보유한 부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예수는 말했다고 한다. 하기에 ‘가족 지계표 초과 토지의 지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환원해야 하며, 이는 다른 본문에서도 반복되는 예수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누가복음과 동일한 저자의 저작으로 알려진 사도행전에서도 희년법을 실천하는 초대교회의 모습이 서술되어 있는데,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거나(행 2,42-45)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사도들에게 주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도록 했다는 것이다.

▲ 박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제대로 하려면 토지사유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큐메니안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박창수 연구위원은 “땅의 문제의 핵심은 토지사유제에 있지만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학계는 이를 중요한 문제로 다루지 않고 있다.”며 사회학과 경제학 모두 ‘토지사유제’ 문제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대안이나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먼저 ‘토지 투기’의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일본의 철도건설에 동반된 토지 투기는 일본인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며 “전쟁을 명목으로 일본은 철도역 인근의 토지를 빼앗아 일본인들에게 싸게 넘겨주었고, 자기들만의 상업 지구를 만들어 토지 가격 폭등에 따른 개발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인들의 토지 투기 행태를 답습하는 한국인들도 나타났으며, 토지에 대해 왕, 지주, 소작인의 권리가 함께 있던 조선의 토지제도가 소유자의 배타적인 권리만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토지 투기는 일재의 잔재이며, 일제 잔재 청산의 시작은 토지사유제 철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토지사유제 하에서 지대가 지주 개인에게 불로(不勞) 전유된다는 것은 노력과 기여의 대가가 그만큼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며, 이는 노력과 기여의 대가에 대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강남 테헤란밸리에서 구로 디지털단지로, 이는 다신 판교 테크노밸리로 이주하게 되는 벤처기업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경우라고 설명한다.

기업과 노동자들이 노력해서 연구·개발해 부를 생산하더라도 부의 생산에 어떤 노력도 기여하지 않은 지주들이 그 부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며, 이로 인해 발생한 부동산 투기와 인구 증가로 인해 상승된 지대는 고스란히 임차 기업과 무주택 노동자들이 떠안아야 됐다.

박 연구위원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토지사유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토지사유제의 문제는 부동산 불로소득, 부동산 투기, 부동산 소유 양극화, 부동산 거품 등 부동산 문제의 근원으로 빈부 격차의 주범이 되며, 집값과 전·월세의 폭등을 유발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권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등락을 기준으로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님비(NIMBY)나 핌피(PIMFY)와 같은 지역 갈등을 강화하여 ‘지역 민주주의’를 ‘부동산 지역 민주주의’로 왜곡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창수 연구위원은 ‘주거 자본주의’를 “인구증가와 기술개선에 의해 지대가 상승하는 경제법칙에 따라 집의 전·월세 값과 집값이 상승함으로써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체제”라고 소개하며, “투기로 형성된 가격 거품은 반드시 터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불로 이익을 누리기 위한 투기 과열이 ‘부동산 도박’을 불러오고 결국 집값의 폭락 과정에서 부채만 남는 ‘하우스 푸어’를 양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거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가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를 인하하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투기적 목적의 부동산 소유를 막고 부동산에 공급을 확대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 세수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러한 토지사유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토지에 관한 평등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원리’를 내용으로 하는 ‘지공주의’를 주장하며 마지막 강연을 통해 ‘성경의 토지 사상’, ‘한국의 토지 문제’ 그리고 30일 ‘주거자본주의와 주거정의’(해결 방안)으로 이어지는 희년강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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