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광화문에서 동아일보사 앞에서 열린 ‘생명과 평화의 땅, 평택을 지키는 국민촛불문화제’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향하자 경찰들이 미국대사관 앞에서 이들을 막아나섰다. ⓒ 이철우/참말로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전국 36개 인권단체 연대기구인 인권단체연석회의(인권회의)가 ‘평화적 집회시위문화정착을 위한 민관공동위원회’(민관공동위)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회적 약자 대한 경찰 폭력만 합법화

인권회의는 민관공동위가 지난 17일 3차 회의를 열어 경찰실명제 폐지, 소음강화를 통한 집회시위 통제 등을 결정한 데 대해 19일 성명을 내어 “현행 집시법이 침해하고 있는 ‘집회시위 자유억압’에는 침묵하고,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사회 약자들에 대한 경찰폭력을 용인하고 합법화하려는 것”이라며 “민관공동위는 ‘평화 집회시위’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인권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민관공동위원회를 즉각 해체하고, 결정안을 백지화할 것 ▲집회시위 자유 전반을 논의할 수 있는 객관적인 위원회를 구성할 것 ▲집회시위 자유를 말살하는 집시법과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을 요구했다.

인권회의는 “집회시위 장소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을 통제할 유일한 방법으로 제시되던 전·의경 실명제마저 포기한 것은 사실상 경찰 권한만 강화해주려는 허수아비 위원회임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민관공동위 구성도 시민사회 대변하지 못해

인권회의는 또 민관공동위 구성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해 두 명의 농민을 폭력으로 죽게 하고, 최근 평택에서 가공할 폭력을 불법 행사하는 등 ‘집회시위 자유를 말살하는 가해자(경찰)’가 평화로운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부터 위원회 구성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민관공동위 구성 자체가 과연 시민사회 단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하고 대표할 수 있는지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민관공동위 위원들이 집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시위 자유에 비추어 우리나라 집회시위 현실이 어떤지 제대로 알고나 참석하는지 의문”이라고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1월 발족 이후 전의경 실명제 백지화 등 시위 자유 제한 조치만

민관공동위는 지난해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사망을 계기로 평화 집회·시위 문화정책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2006년 1월 19일 이해찬 총리와 함세웅 신부를 공동위원장으로 출범했으며, 정부위원 10명 민간위원 12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민관공동위는 지난 17일 한명숙 국무총리와 함세웅 신부 등 공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차 민관공동위에서 ▲전의경 실명제 백지화 ▲소음강화를 통한 집회시위 통제 ▲폭력시위 참가 단체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 제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제한 등 사실상 집회시위 자유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

민관공동위는 지난 3월 2차 회의에서도 불법시위를 엄단하기 위한 조처로 녹음기 사용 등 소음규제 강화, 시위현장 채증강화, 폭력시위 단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 폴리스라인 침범 엄단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때도 인권회의는 성명을 내어 “평화로운 집회시위를 위한 대책이라고 발표한 30여개 내용이 실제로는 집회시위 자유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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