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11시 부산 벡스코 제1홀에서 여는예배가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30일 오후 10시50분 세계 각지에서 모인 5천여 명의 WCC 제10차 부산총회 참가자들은 부산 벡스코 제1홀에서 여는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시편 24편의 구절을 낭독했으며, 교회를 상징하는 십자가, 성서, 성화, 그리고 이번 총회의 주제인 생명, 평화, 정의를 상징하는 성물과 함께 예배 위원들이 함께 입장했다.

▲ 개회예배는 십자가를 비롯한 성물의 입장과 함께 시작됐다.ⓒ에큐메니안

▲ 각 지역의 대표는 불의한 현실을 기도했으며, 옆에서 재를 뒤집어 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기도에 대해 참가자들은 참회의 고백을 전했다. ⓒ에큐메니안

▲ 재를 뒤집어 쓰며 각 지역의 울부짖음에 청중들은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참회의 기도를 이어같다. 이 질문은 세계의 고통과 폭력에 대한 참회의 물음이다. ⓒ에큐메니안

이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라틴아메리카,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 여성폭력, 노동 착취, 인종 갈등과 차별, 자연 파괴 등을 고발하고 참회하는 ‘애가’의 순서를 가졌다. 각  지역의 참혹한 현실이 지역 대표들에 의해 기도될 때마다 참가자들은 ‘Senzenina’를 조용히 읊조렸다. ‘Senzenina’는 아프리카어로 ‘우리는 무엇을 했나?’라는 뜻으로 불의한 현실에 대한 참회의 응답인 것으로 보인다.

▲ ⓒ에큐메니안

▲ 설교를 맡은 카레킨2세는 "그리스도를 통해 인격을 존중하고 인격적 성결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고유한 사명"이라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특히 유럽은 ‘애가’에서 “우리는 전쟁과 식민지 착취, 인종차별, 대량학살 등 죽음의 유산을 대표하는 무리들이라는 것을 자인한다.”며 참회했고, 아프리카는 “힘없는 자에게서 강탈을, 여성과 소녀들을 주님의 형상으로 보지 않고 성욕의 대상으로 여겨 괴롭혔다.”고 고백했다. 아시아는 인도의 달리트, 토착민 등 언어적, 인종적 소수민들에 대한 차별과 강제노동, 유아노동 등 폭력적 현실에 대해 참회의 기도를 올렸다.

설교는 누가복음 24장 28∼35절을 본문으로 아르메니안 정교회 총대주교인 카레킨2세 맡았다. 그는 “우리는 한 포도나무에 달린 가지들처럼 각자는 서로 다르고, 독특하지만 같은 뿌리에서 돋아난 가지”라며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주님을 향한 우리들의 사랑이 우리를 하나로 엮어 줍니다. 일치를 이루는 일이 에큐메니컬 운동의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돌봄과 구제, 정의와 평화, 도덕성과 평화, 인권 등을 기독교 역사 2천년의 유산임을 강조하며 “이 가치들을 사회 속에서 가꾸는 일이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의 선교적 사명”이라고 설교했다.

또한 그는 “엠마오로 가는 길에 있던 여행자들도 우리처럼 혼동 속에 있었고, 의기소침해 있었다.”며 “주님께서 그들에게 다가 가신 것처럼 우리가 정의와 평화를 성취하기 위해 먼저 할 일은 엠마오 도상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라고 요청했다.

설교 후, 참가자들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로 공동의 신앙을 고백했으며, 한국 성가대의 ‘생명의 하나님(류형선 곡)’을 합창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 ‘교회의 일치와 협력’, ‘종교 개혁’을 위해 한 목소리로 중보기도를 드렸다.

▲ 한국적 색채가 잘 드러날 수 있는 국악풍의 찬송이 많이 불려졌다. ⓒ에큐메니안

▲ 한국 성가대는 류형선의 '생명의 하나님'을 선보였다. ⓒ에큐메니안

▲ 예배를 맡은 위원들. ⓒ에큐메니안

▲ 각 지역과 생명, 평화, 정의를 나타내는 성물로 예배의 제단이 꾸며지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gogo990@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