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목) 오후5시 수유리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제32회 장공사상연구 목요강좌가 개최되었다.ⓒ에큐메니안

장공 김재준 목사의 정치사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지난 21일(목) 수유리 한신대신학대학원에서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장공사상연구 목요강좌가 열렸다. 32회를 맞은 이번 강좌는 장공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연세대 김동환 교수(기독교윤리학)의 발제로 진행됐다.

김동환 교수는 장공의 정치사상의 핵심 개념을 ‘자유’라고 제시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이 그러하며 그 이전에 하나님의 본성이 자유라는 것이다. 이 자유는 하나님의 본성인 자유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결코 인간중심의 사상과는 인연이 없다는 설명이다.

▲ 이날 사회는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사업회 학술위원인 하태영 목사(삼일교회, 사진좌측)의 사회를 맡았고 '장공 김재준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연세대 김동환 교수(기독교윤리학, 우측)의 발제로 진행됐다.ⓒ에큐메니안

김 교수는 이러한 자유의 개념을 기반으로 장공이 선택한 최선의 정치체계는 ‘자유민주주의’였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장공이 민주주의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근사치를 갖는 정치체계’라고 강조한 점과 라인홀드 니버와 장공이 말한 죄의 개념과 이를 극복할 대안을 비교하며 그러한 결론을 내렸다. 김 교수는 ‘장공이 추구한 핵심 내용은 오직 자유였고 자유를 담아낼 적절한 그릇이 민주주의였기에 그가 택한 민주주의는 반드시 자유민주주의여야만 했다’고 단언했다.

▲ 발제를 맡은 김동환 교수ⓒ에큐메니안

이어서 김 교수는 ‘장공에게 있어서 교회란 기독교 정치 참여가 최적으로 이루어진 인간 공동체의 모습을 기독교적으로 묘사한 개념’이라고 말하며 장공이 제시한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의 거점이 교회라고 추론한다. 그리고 김 교수는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라는 각 단어가 내포한 의미를 분석하며 “기독교 최고의 가치인 사랑이 장공의 정치사상 속에서 구체화된 최적의 가치가 ’자유‘이기 때문에 ’전 우주적 자유의 공동체’로 바꿔 표현해도 될 것”이라고 ‘자유’의 개념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장공의 시대와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많이 달라진 정치현실에서 장공의 정치사상을 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으나 장공의 정치사상의 핵심 키워드인 자유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발제를 마친 후 진행된 질의응답과 토론시간에는 주로 김 교수가 제시한 자유의 개념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질문과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즉, 자유민주주의는 한국의 정치상황에서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진영에서 선점한 개념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많다는 것과 자유의 개념 또한 세계경제를 망친 ‘신자유주의’처럼 ‘자유’에 대한 개념의 악용사례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었다. 김 교수는 자신이 표현한 ‘자유민주주의’나 ‘자유’는 근대정치사상의 그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장공의 정치사상을 자유만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과 자유가 아닌 예언자적 정신, 저항, 약자의 해방 등의 개념이 더욱 장공의 정치사상을 잘 드러낸 개념이라는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관점을 달리해 저항과 해방 등 다른 핵심을 발견하더라도 자유는 여전히 중요한 개념이지만 다른 가치로 접근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에큐메니안

강좌에 참석한 김경재 교수는 “발제자의 ‘자유’도 옳고 반론으로 제시한 ‘정의’ ‘저항’ ‘평등’도 옳다. 또 장공의 정치사상은 자유냐, 정의냐, 자유민주주의냐 사회민주주의냐를 양자택일하는 그러한 것은 아니다.”고 규정하며 “오늘날 자유민주주의가 협의로 유통되는 가운데 많은 오해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유와 정의를 통전하는 새로운 개념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공 정치사상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을 갖는 김동환 교수의 질문에 김경재 교수는 “장공의 신학이 백과사전적인 모범답안은 아니다. 마치 복음서의 예수 정신이 해답을 주진 않지만 우리가 창조적으로 정직하게 응답하느냐에 따라서 인간의 책임적 윤리, 영성이 도출되는 것처럼 장공도 그렇게 봐야한다.”며 장공의 사상은 그 자체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장공사상은 정신적, 영적,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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