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홈리스대책위원회(위원장 이규학 감독)는 제1회 노숙인 창작음악제를 널리 알리고 모금하기 위하여 “북콘서트”를 개최하였다. 2013년 12월 27일 (금) 저녁 7시, 홍대 서교동 Common in blue (카페 커먼인블루)에서 시작된 이 ‘북콘서트’는 추운 몸과 마음을 녹여줄 따뜻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 지난 27일(금) 저녁 7시, 홍대 서교동 Common in blue (카페 커먼인블루)에서 제1회 노숙인 창작음악제를 널리 알리고 모금하기 위한 북콘서트가 열렸다. ㅣ 사진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홈리스대책위원회

북콘서트를 시작하며 김영주 총무(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는 가까웠던 지인이 행색이 초라한 채로 찾아왔던 사연을 담담히 소개하며 노숙인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을 존경한다는 인사말로 행사를 열었다. 이어서 노숙인창작음악제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정화 회장(전국노숙인시설협회)이 축하사를 하였다.

노경실 작가와 김원석 작가가 ‘아버지’를 주제로 책 이야기를 나눴고, 노르딕아이, 게으른오후가 공연을 선사했다. 이들은 모두 재능나눔으로 작사/작곡을 하는 것으로 창작음악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모금에도 전격 나서고 있다. 카페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오경순(KBS 리터포터 / 성우)씨가 읽어주는 동화와 차분히 넘어가는 삽화를 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원석 작가의 ‘아버지’라는 책의 내용은 명예퇴직으로 내몰린 아버지가 노숙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을지로역을 헤매며 거기에 있는 모든 분이 나의 아버지 같았다는 이야기다. 아버지 모두가 거리의 아빠들이라고 하며, 멀게만 느끼던 노숙인을 가깝게 다가오도록 하여 심금을 울렸다. 아버지 작품을 쓰기 위해 취재를 할 때, 용산역에서 밥을 얻어먹으려 줄을 섰는데 차례가 왔는데 식판을 들 용기가 없어 슬그머니 줄을 이탈 한 적이 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였고, 앞으로 아버지를 더 손질해서 ‘거리의 아빠’ 뮤지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원석 작가는 책이야기와 더불어 동요로 된 시 ‘예솔아’와 4학년 교과서에 들어가게 될 ‘바보천사’(장사익 노래)를 소개하였다.

노경실 작가의 ‘아빠와 함께 세상구경’은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동화책으로, 주인공 이름이 ‘경실’이다. 아버지와 함께 전차를 타고나가서 작가가 되려는 꿈을 가지게 된 시작점을 거쳐 어머니를 위해 구걸하던 울던 까만 손의 오빠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아버지’ 앞에 그 어떤 수식어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세상이 하도 천박하여 부자 아빠, 능력있는 아빠, 재벌 아빠 등등의 말이 떠돌아다니지만 모두 가짜이며, 옳지 못한 욕망의 덧칠일 뿐입니다.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 또는 우리 아버지이면 됩니다. 그것이 전부이며 유일의 빛입니다. 어리고, 철부지이며 마냥 바라기만 하는 못난 우리 모든 자식들의 ‘아버지’라는 존재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감사한 존재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을 읊을 때 모두의 눈물을 자아냈다. 노경실 작가는 특히 ‘거리의 아빠들’의 문구를 만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두 작가 모두 노숙인창작음악제의 작사가로 참여하면서, 이 북콘서트를 통하여 재능나눔과 자신의 책을 내놓아서 기금마련에 힘쓰고 있다. 당일 행사 마지막 순서로 여러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소신껏 후원금으로 내고 가져가도록 했고, 저자가 사인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북콘서트의 특징적인 것은 방명록 대신에 후원자와 참여자의 이름을 모두 포토월에 써 놓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노숙인 창작음악제에 직접 재능나눔으로, 봉사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으로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북콘서트를 준비하거나부터 물질적 나눔으로라도 함께 한다는 것이, 다 동일하게 이웃으로써 노숙인창작음악제에 동참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드레스코드를 point red로 하여, 동일한 마음으로 동참한다는 의미를 시각적으로 더했다.

포스터와 전반적인 이미지로 사용된 배경은 회색의 서울역 거리에 피어난 꽃의 이미지로 최선관 팀장(희망공간)이 직접 그렸다. “우리가 걷는 도시의 길은 모두 콘크리트로 덮여 있으나, 그 콘크리트에 작은 틈 하나라도 생기면 식물들은 어김없이 뿌리를 내리곤 한다. 콘크리트 사이에 피어난 꽃 한 송이의 생명처럼 절망 속에서도 거리의 아빠들이 꽃을 피울 수 있다면, 그들이 바라고 꿈꾸는 어떤 희망들을 오늘 우리가 확인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미다.

시작 전 영상은 ‘북콘서트’에 집중을 더하여 주는 감동적인 내용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영상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일반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노숙인에게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었다. 이 영상도 재능나눔으로 참여한 것으로, 이번에 졸업하는 고등학생의 작품이라고 한다. 키보드는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예정인 오영광 전도사가 맡아서 intro와 전체적인 BGM을 맡는 것으로 재능나눔에 동참했다.

이 북콘서트에 온 참가자는 ‘동떨어진 작가가 아니라 직접 노숙인창작음악제에 가사를 쓰고 계신분이라 참 좋았다.’, ‘필요성을 공감하고 한자리에 모였다는게 감동적이었다.’, ‘거리의 사람들이 아니라 거리의 아빠들이라는 주제가 친근했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중간에 공연도 따뜻한 분위기를 한껏 더했다. 노르딕아이는 ‘여러분에게는 다 신곡이겠다’며 자신의 노래를 위트있게 소개했다. 게으른오후는 북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 사진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홈리스대책위원회

주최측은 이 북콘서트를 통하여 노숙인 창작음악제를 더욱 알리면서, 길까지 내몰리기까지의 아픔과 외부의 차가운 시선까지 받는 우리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하며 노숙인창작음악제를 설명했다. 또한 이 음악제를 잘 준비하고 운영하기 위하여, 홈리스대책위원회는 현장의 실무를 하고 있으면서 이 음악제를 이끌어나갈 실무자협의회를 꾸렸다. 실무자협의회(희망공간)는 순수하게 노숙인 창작음악제의 준비와 진행을 위해 노숙인 시설의 종사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홈리스대책위원회의 인준으로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희망공간의 최선관 팀장(구세군 서대문사랑방)은 노숙인 창작 음악제 기획에서부터 북콘서트의 사회까지 맡아, 세부내용까지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노숙인시설협회에서는 이 모임과 음악제를 지지하며 실무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이사회에서 협력하기로 결의하여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된다.

노숙인창작음악제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노숙인’이라는 딱지를 잠시 붙이게 된 거리의 아빠들과 우리 이웃이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제로 기획되어 준비과정에 있다. 노숙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가사로 만들어 함께 부르고 함께 즐기는 과정을 통하여,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할 수 있는 작은 관계망을 형성하길 기대하고 있다. 노숙인 창작 음악제는 노숙인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음악을 소개만 하는 장이 아니라, 시민과 봉사자들과 노숙인들이 함께하는 ‘과정’에 그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음악제 당일에는 공연과 더불어 그간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냄으로써 그 의미를 더하여 갈 계획이다.

다수의 시설에서 합창을 함께 할 참가자 신청을 받고, 시설 외 참가인원을 모집 중이며, 1월부터 3월 공연날(3월 15일 토요일(예정))까지 서울제일교회(정진우 목사)에서 장소를 제공하여 연습 할 예정이다.

북콘서트의 모든 수익은 노숙인 창작음악제의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모금은 당일 공연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이러한 캠페인 성격의 이웃나눔을 실천하고자 동참하는 교회가 생기고 있다고 주최측이 밝혔다.

[신한은행 100-029-24852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홈리스대책위원회 (노숙인 창작 음악제)]로 입금 후 전화(070-7707-8438) (후원 명단에 포함 및 기부금영수증 발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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