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익환 목사의 묘지에는 학생, 청년, 시민, 사회단체 등 단위별로 묘소참배가 이어졌고 참배를 마친 이들은 마석민주묘역에 안치된 열사들의 묘소를 둘러보며 참배를 이어갔다.

 

▲ 묘소 참배객들을 맞이하는 문목사 유족들ⓒ에큐메니안

오후 2시에는 늦봄 문익환 목사 20주기 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기념행사가 시작되었다. 문목사님의 유족들과 시민들, 한신대 학생들과 동문들, 한빛교회, 통일맞이 관계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행사가 시작되었고 민주당, 진보당, 정의당 대표들과 문재인 남윤인순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창복 통일맞이 이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문익환 목사님이 가신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 땅의 통일은 진전 없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심기일전해 통일의 길로 매진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문 목사님은 정의의 사도셨다. 통일만 외치지 않고 헐벗고 핍박당하는 민중들의 보호자셨다. 일어서는 민중 앞에 문 목사님이 서 계셨던 것처럼 우리도 민중들과 함께 문 목사님을 따르겠다.”고 추모사를 대신했다.

 

▲ 좌측부터 이창복 통일맞이 이사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빛교회 유원규 목사ⓒ에큐메니안

통일맞이 부이사장인 한빛교회 유원규 목사는 문익환 목사가 평소 자주 인용했던 에스겔서의 ‘살과 같은 마음’을 이야기 하면서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지 않는 돌과 같은 마음이 아니라 이웃과 민중, 민족의 아픔을 그대로 느끼고 함께 아파하는 그 살과 같은 마음 간직하고 목사님을 따라 통일을 향한 발걸음을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추모사를 모두 마친 후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의 간단한 추모사와 인사말이 이어졌고 한빛교회 홍승헌 부목사가 북측(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민족화해협의회, 범민련 북측본부)에서 전해온 조문을 대독했다.

 

늦봄 문익환 목사를 추모합니다.   늦봄 문익환 목사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20년이 됩니다. 지금도 겨레의 가슴속에서는 <백두에서 한나까지 조국은 하나>라는 뜨거운 조국애를 안고 온 심장으로 <통일은 완료형>이라고 웨치며 자주통일의 새 봄을 마중해가던 흰두루마기 모습의 문익환 목사가 소중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는 결코 통일의 봄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시대의 선구자가 되어 통일의 봄맞이를 앞당기기 위해 혼신을 다 바쳐온 민족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며 오늘도 겨레의 앞장에서 우리와 함께 어깨겯고 나가고 있습니다.   하나된 조국을 향해 노도쳐가는 우리 겨레의 거세찬 통일대하에는 문익환 목사도 함께 있으며 늦봄의 통일염원은 겨레의 열렬한 통일 지향과 더불어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우리는 문익환 목사이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늦봄 문익환 목사를 경건한 마음을 추모합니다. 문익환 목사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민족화해협의회 조국통일범민족련합 북측본부 2014년 1월 18일

 

▲ 문익환 목사의 삼남 문성근 전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자리에서 야권간에 통큰 단결을 당부했다.ⓒ에큐메니안

이후 유족을 대표해 삼남 문성근 선생은 추모행사에 참석한 모든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자리에 함께한 야당과 진보진영 인사들을 향해 “문익환 목사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가야할 그곳을 꿈의 힘으로 현실로 당겨오려고 노력한 분이었다. 지금 서로 생각이 다른 점이 있고 맘에 들지 않는 지점이 있더라도 큰 틀에서 같은 곳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곳이 그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추모행사는 문익환 목사를 기리는 ‘그대 오르는 언덕’을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