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6일 오전 9시 30분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431호에서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총회 및 강연회가 열렸다.ⓒ에큐메니안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이은선 교수, 이하 교수협)가 창립 57주년을 맞아 정기총회와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국정원 게이트와 관련된 강연회를 개최했고 정기총회를 통해 채수일 한신대 총장을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서울지역 의병, 독립군 묘역을 탐방하기도 했다.

행사는 17일 오전 9시 30분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431호에서 개회예배로 시작되었다. 교수협 총무 김은규 교수의 인도와 김성은(전 서울신대, 전 회장)교수의 기도, 이재정 신부(성공회대, 전 통일부장관)의 설교로 진행됐다.

▲ "오늘의 한계, 내일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설교를 하고 있는 이재정 신부ⓒ에큐메니안

마태복음 5장 14절을 통해 ‘오늘의 한계 내일의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이재정 신부는 “과거 우리가 했던 일은 반독재 반폭력 이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진리,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나라를 오늘날의 언어로 얘기한다면 ‘새로운 사회’이다. 우리가 새로운 사회의 빛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라고 말씀을 전했다.

이후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한국정치의 공공성과 선거”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이용해 최근 한국에 나타나는 다양한 평가에 대해 언급하며 시작했다. 특히 국정원 사태로 인해 정치적 자유 수준이 9년 만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락했다는 프리덤 하우스의 지표, 언론자유국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한 것을 들며 암울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표창원 교수는 영상을 통해 강연을 이어갔다.ⓒ에큐메니안

표 교수는 ‘안녕들 하십니까?’로 대변되는 대자보 운동이 청년들의 사회적 관심과 공동체성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그 ‘안녕치 못한’ 상황의 원인을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 사건으로 지목했다.

이후 표 교수는 2012년 대선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짚어가며 그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국가기관이 사이버 공간에서 펼친 일련의 행위는 처벌의 대상이지만 당락의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이유는 당시 문재인을 지지하는 막강한 SNS 인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12월 16일 경찰의 중간수사발표를 통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증거는 없다’라고 말하면서 의혹이 범죄로 바뀌게 되었다고 해석했다. 이것은 박근혜와 국정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며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서 허위사실을 발표하게 된 것이고 결국 심판이 경기에 나서는 부당한 경기를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표 교수는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독재자의 딸이라는 공격이 공정치 않듯이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종북 프레임을 씌우는 것 또한 잘못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사건의 근본적 원인을 분단과 동족상잔의 트라우마에서 찾았다.

그는 “이러한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에게 친북적 행위는 절대로 받을 수 없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적 트라우마를 건드려(사회에서 종북 프레임을 통해 분노와 두려움을 일으켜)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는 자들은 아주 질 나쁜 범죄자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치가 사적인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얻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모두가 지속가능한 정의가 구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절차적 정당성, 절차적 정의를 잃은 다수결은 절대선이 될 수 없다.”며 “지금 분기점에 서있다. 민주주의 회복, 고루 잘 사는 사회, 지속가능한 사회, 문화와 창의, 소통과 협력, 진실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날 행사에는 30여명의 회원 교수들이 참여했다ⓒ에큐메니안

아울러 진보진영 또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다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통령 사퇴’보다는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이번 문제 해결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종오 교수(전 회장), 박명철 교수(전 연세대), 김판임 교수(세종대)의 논평과 질의를 진행했다.

표 교수는 답변을 통해 지난 대선 직후 경찰대를 사직하고 활동하면서 느끼는 소회와 진보진영에 대한 고언과 함께 앞으로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핵심적 문제는 절차적 정의의 훼손이고 해결은 진실규명과 함께 재발방지까지”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진보진영의 비선명성을 지적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일반적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나라를 바꾸지 못한다. 내가 이러한 지적을 하면서 진보진영에서 나를 밀어내는 경향이 있다. 이별을 준비해야하는 시기 인 것 같다.”며 최근 18대 대선과 관련해서 진보진영 안에서의 계속되는 정치다툼에 힘을 잃었고 쉬고 싶다고 털어 놓았다.

경찰대 사직에 후회가 없냐는 질문에 “후회는 없다. 내가 해야 될 일을 할 뿐이다. 다만 당파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경계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이 되기 전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다.”고 밝혔다.

▲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표창원 교수ⓒ에큐메니안

18대 대선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안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사회가 던지는 질문에 답할 뿐 뚜렷한 목적이나 대안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범죄사건으로 본다. 또한 이 사건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모든 세력들을 방해요소라고 생각하고 제거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주개혁세력 지도자 어르신들께 드리는 충언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국민들이 상식으로 품어 안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