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무엇이 사랑인가를 알아봤지. 사랑에 대해서 할 말이 조금 더 있어. 그렇지만 잠시 중단하고 “무엇이 교회인가?”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그 이유는 교회라는 곳이 사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래.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교회가 없어도 사랑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은 성립이 안 돼.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보고 “교회”라고 하기 때문이야.
학자들은 예수님은 교회를 세우지 않았다는 말을 종종 하고는 해.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직제가 있는 교회를 말하는 거야. 이를테면,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드리고, 집사, 장로, 목사, 등이 있는 교회를 말하는 것이지. 뭐, 쉽게 이야기하려면, 오늘날과 같은 교회를 예수님은 세우려고 하지 않았다는 거지. 그 의견에는 동의해. 현대의 교회들이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대로 교회를 세웠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지 않았다? 이 말에 동의할 수는 없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교회에 대한 정의가 성경과는 다르기 때문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성경적으로 교회를 이야기하면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하기 힘들 거야.
자, 그러면 시작해 볼까? 교회는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의 모임이야. 오늘날에는 교회건물을 교회라고 하는 인식이 너무 강해서 사람들의 모임을 교회로 생각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자. 건물을 교회라고 하면 안 돼. 오빠가 어렸을 때, 예배당이라고 했는데 그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 건물은 예배당이야. 어감은 이상하지만, 교회당이라고 해도 될 것 같고, 교회건물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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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가의 다락방에서 최후의만찬, 김세견作(위), 사랑의 교회 전경(아래) | ||
이것을 하기 위해서 하나님은 히브리백성을 광야로 인도하셨어. 구약에서는 이것이 교회의 모형이야. 제국주의의 압제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교회이고, 제국주의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를 벗어버리는 곳이 교회야.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라는 뜻이지. 신앙적인 표현으로는 이것을 보고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 아래에서 살아간다는 표현을 하는 거야.
출애굽공동체는 성공했을까? 그렇지 않아. 광야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늘 불평불만이었지. 어쨌든 그들이 광야생활을 청산하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되었어. 가나안도 제국주의의 영향 아래 있었던 나라야. 광야에서 훈련받은 사람들이 이제 사랑을 무기로 광야에 들어가야 하는데, 히브리백성들은 그러질 못했어. 어떤 경우에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지만, 하나님을 배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 결정적인 것은 가나안제국주의에 동화되어 버렸다는 것이야. 이미 가나안에 들어갈 때도 제국주의적으로 힘과 무력을 사용한 경우도 한, 둘이 아니었지.
성경을 읽어보면 흥미로운 사실은 출발은 좋은데, 나중이 신통치 않다는 거야. 창세기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하나님께서 세상과 사람을 만드시잖아. 어떻게 되지? 타락하잖아. 노아홍수를 통해 심판하고, 다시 시작하게 만들어도 또다시 타락해. 12장부터 시작되는 아브람의 이야기도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복을 주시면서 시작하지. 그런데 어떻게 되나? 이삭과 야곱을 경유하여 마지막 요셉의 때에 이르러 이집트제국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 되잖아. 그 결과 노예생활을 다시 하게 되고.
이런 사실은 광야 생활을 청산하고 들어간 가나안 땅에서도 마찬가지야.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서 이미 변절되었어. 예언자 호세아는 이렇게 말을 해. “이 백성의 온갖 죄악은 길갈에서 시작된다. 내가 그들을 미워하기 시작하는 것도 길갈에서다.”(호9:15a) 길갈은 여호수아가 히브리백성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너기 직전에 진을 쳤던 곳이야.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하나님의 말씀에서 많이 떠나 있었다는 이야기야.
가나안으로 들어가서는 사무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왕을 세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으셨지. 그러나 결국 어때?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지고 결국에는 다 망해. 구약성경의 역사는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의 역사고, 배반의 역사야.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구약성경에서 배울 것은 광야밖에 없어. 다른 곳에서 방법을 찾는 것은 길이 아니야. 다윗 시대에 나단을 비롯해서 시대마다 예언자들이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려고 무진 애를 쓴 흔적들이 나와. 그런데 다 헛수고야. 망하는 것을 아주 조금 늦추는 효과는 있을까? 결국에는 다 망하게 되었다는 것이 성경의 교훈이야.
이사야는 이렇게 말을 해.
“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 오지 말아라. 다 쓸모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초하루와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으며, 거룩한 집회를 열어 놓고 못된 짓도 함께 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나는 정말로 너희의 초하루 행사와 정한 절기들이 싫다. 그것들은 오히려 나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것들을 짊어지기에는 내가 너무 지쳤다. 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사1:13-15)
그래도 유대왕국에서 하나님을 믿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어. 나라가 망하는 와중에서도 하나님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야. 그런데 이사야의 말이 무엇을 뜻하지? 헛수고하지 말라는 거야.
그다음의 이사야의 말을 볼까?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사1:16-17)
한마디로 하자면, 제국주의의 졸병 노릇 그만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거야. 광야의 생활로 다시 돌아가라는 것이지.
이런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야. 한국교회가 문제가 많다고 하잖아? 그래서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 무언가를 고쳐보겠다는 거야.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까? 가능한 일이 아니야. 제국주의에서 고쳐봐야 제국주의야. 이집트나 가나안이나 매한가지라는 뜻이야. 개혁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 하게 되어 있어. ‘너 잘못하고 있다는 거야!’, 그러면서 자신은 잘하고 있다는 거지. 결국에는 서로 싸우게 되어 있어.
혁명을 해야 해. 개혁 가지고는 되는 이야기가 아냐! 말장난하자는 것이 아니야. 완전히 뒤집어야 해. 하나도 남김없이 제국주의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버려야 해. 그러고 광야로 가야 하는 것이지. 조금이라도 망설이거나 주저함이 있으면 안 돼. 망설이게 되면 롯의 아내처럼 소금기둥이 되어 버리고 말아. 광야로 돌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손가락질 하지 않아. 내가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 물론 다른 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권유할 수도 있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가는 거야.
하나님을 섬기는 데는 점진적이라는 단어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야. “그렇긴 한데........”라는 수식어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는 설 자리가 없어. 살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죽으려면 지키지 말라는 거야. 하나님의 말씀에는 유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아. 그런 말을 하는 것은 하기 싫다는 표현이야.
보십시오. 내가 오늘 생명과 번영, 죽음과 파멸을 당신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내가 오늘 당신들에게 명하는 대로, 당신들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지키면, 당신들이 잘 되고 번성할 것입니다. 또 당신들이 들어가서 차지할 땅에서,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복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마음을 돌려서 순종하지 않고, 빗나가서 다른 신들에게 절을 하고 섬기면,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경고한 대로, 당신들은 반드시 망하고 맙니다.(신30:15-18a)
구약의 역사는 배반의 역사라는 것을 성경이 증언하고 있어. 물론 그 중간 중간에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도 사실이야. 그러나 결과는 망했다는 거야.
세월이 흘러서 예수님 시대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가도 희미하게 되었지. 구약성경이 너무 방대하게 되어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밝혀내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거야. 이는 오늘날도 마찬가지야. 모두가 저마다 다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잖아. 정말 웃기는 상황이 된 거야. 성경에 있는 말 하나 인용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면, 다 통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거야.
하나만 예를 들어 볼까? 로마서에 이런 말이 있어.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10:10,개역) 뭘 믿는지도 모르면서, 마음으로 ‘나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속으로 하고, 입으로 ‘믿습니다’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거야. 정말 얼빠진 사람들이지. 구원도 모르고, 믿음도 모르는 작자들이 하는 짓이야.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 등장하셨지. 예수님이 한 일은 다름이 아니야. 구약성경, 그중에서도 모세오경의 핵심을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요약을 하시고, 가르침을 펼치신 것이지. 하나님의 영(마음)을 정확하게 보시고, 그것을 가르치시고 살아내신 분이야. 그 말씀은 다음과 같아.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나님이신 주님은 오직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신6:4-5)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레19:8) 이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막12:29-31)
밑줄 친 부분은 구약성경에는 없어. 예수님이 추가하신 거야.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에 목숨을 걸라는 말이야. 생명을 다하라는 말씀이지. 지금까지 계속해서 설명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아닐 거야. 이 말씀에 순종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의 핵심이야.
예수님은 가르치는 일만 한 것이 아니야. 예수님의 위대성은 자신의 가르침대로 삶을 살아내셨다는 곳에 있어. 그분은 세상의 아들로 살아가기를 포기하고 하나님의 아들로 살아가기를 원하셨지. 그 이야기는 마가복음 1장에 나와.
“그 무렵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에서 오셔서, 요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예수께서 물속에서 막 올라오시는데,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이 비둘기같이 자기에게 내려오는 것을 보셨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소리가 났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좋아한다.’”(막1:9-11)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시면서 하늘에서 들리는 음성을 들어. 이 음성을 소리라고 생각하면 곤란해. 존재의 아주 깊은 곳에서 들리는 음성이야. 인간 존재 자체의 자각이라고 해야 할 거야. 그것은 바로 “나는 하나님의 아들(딸)”이라는 것이지. 이것을 “원(原)신앙체험”이라고 해.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체험은 바로 이것이라는 뜻이야. 형태는 조금씩 달라도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체험이 아니면, 성경에서 말하는 신앙체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하나님의 아들체험은 제국주의의 노예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아들로서 살겠다는 결단을 말해.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이야. 예수님은 이 체험 후에, 그 길을 굳건하게 걸으셨어. 이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성경을 읽다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야.
그런 예수님께서 간절하게 원하신 것이 있어. 다른 사람들도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깨닫고, 그렇게 살아줬으면 하는 바램이지. 놀랍게도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쓰인 복음서인 마가복음에서는 다른 사람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높이는 것을 아주 엄하게 금지하는 내용들이 많이 나와. 하나만 예를 들어 보자.
“그때에 회당에 악한 귀신 들린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그가 큰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나사렛 사람 예수님, 왜 우리를 간섭하려 하십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압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입니다.’ 예수께서 그를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나가라’”(막1:23-25)
예수님을 보고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분”이라고 하는데, 예수님은 입을 다물라고 해.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 맞지만, 그것만 알면 안 된다는 거야. 그것은 더러운 영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거지. 중요한 것은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거야.
이것은 현대교회에서 아주 오랫동안 금기시되었었지. 그래서 교회에서 예수님을 가르쳤지만, 아주 잘못 가르친 것 중의 하나야. 예수님도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야. 이것을 모르면 어쩔 수 없이 제국주의에서 말하는 예수를 숭배하게 되어 있어. 제국주의가 “나 제국주의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지배하면 다 제국주의야. 하나님께서 우리를 제국주의의 노예에서 이끌어 내셨는데, 예수제국주의 속으로 다시 데리고 갈 수는 없는 거야. 예수님을 보내신 것은 제국주의의 노예생활을 청산하라는 말이야.
앞에서도 이미 설명했지만,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고 하잖아. 여기에서 “믿음”은 따름이고 순종이야.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하나 됨”이야. 예수그리스도와 같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면 영원히 산다는 것이 성경의 아주 중요한 메시지야.
어쨌든 예수님은 이 일을 위해 제자들을 부르지. 이것이 교회야. 예수님은 현대교회와 같은 그런 교회는 할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제자를 모으고 함께 사랑하면서 살 사람들을 부르시고 모으셨어. 그리고 그들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하면서 가르치시고, 몸으로 보이시고, 깨닫도록 기다리시고, 먹이시고, 입히시고, 결국에는 그 일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시기까지 하신 것이지.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예수님판(版) 광야라는 말이야.
그러면 모세의 공동체와 예수님의 공동체가 어떻게 다를까?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공동체를 꾸렸다면, 예수님은 자신이 말씀 자체가 되신 거야.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전달한 전달자라고 한다면, 예수님은 아들이 되어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이신 거지. 쉽게 설명하자면, 모세는 사랑을 전했다면, 예수는 사랑으로 사신분이라는 뜻이야.
두 번째는 모세는 아무도 없는 광야라는 곳이 있었는데, 예수님에게는 별다른 장소가 없었다는 거야. 이 사실은 현대인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야. 오늘날에도 도피할 수 있는 광야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하거든. 그리고 그렇게 도피해서 사는 것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 오빠는 예수님도 그런 생각을 하셨다고 생각해. 예수님은 광야를 찾아가는 대신에 제국주의 한복판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살아 내신 거지.
사랑의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제국주의와 맞서게 돼. 그러나 예수님은 제국주의와 맞서지를 않았어. 그렇게 한 이유는 제국주의에 맞서게 되면,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방법을 사용하게 되거든. 그래서 예수님은 제국주의를 무시하는 방법을 선택하신 거야. 그것을 오빠는 사랑의 공동체라고 불러. 흥미로운 사실은 사랑의 공동체야말로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사실이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제국주의와 사랑이라는 말이 극과 극이거든. 제국주의와 맞서는 것은 이념이나 사상이 비슷하지만, 사랑의 공동체는 전혀 다른 질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제국주의가 사랑을 허용하는 것 같지? 사실은 사랑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야. 이미 사랑한다는 것이 다 왜곡되어 있어서 사랑이라고 말해도 제국주의의 통치이념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냥 놔두는 거야. 정말로 사랑하는 공동체가 형성되고, 두각을 나타내게 되면, 이 세상의 지배자들이 절대로 그냥 놔두질 않아.
안타까운 것은 현대의 교회라는 곳이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만들어 가셨던 공동체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이 문제야. 예수님의 공동체는 사랑으로 시작했고, 사랑이 전부인데, 현대교회는 다른 것은 다 있는데, 사랑이 없다는 것이 문제 중의 문제지. 오빠도 이것을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어. 현대교회가 잘못된 것은 알겠는데, 그동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몰랐거든, 그래서 반대만 하다 보니까, 삶이 팍팍해지고....... 그러나 이제는 찾았어. 잘못된 것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보고 사는 것이 답이야.
이제 사랑이야기를 하다가 교회이야기로 전환한 이유를 설명할게. 사랑은 이 공동체 안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래. 이 공동체를 벗어나면, 사랑해도 사랑이 아닌 것이 되고, 이 공동체 안에 있으면 사랑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랑이 되기 때문이야. 동물은 땅 위에서 숨을 쉬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숨을 쉬잖아. 동물이 물속에서 숨을 쉴 수는 없는 법이야.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곳은 사랑하는 곳이지, 사랑이 없는 곳은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이 없는 곳에 있으면 숨이 막혀서 이내 죽게 돼. 구역성경을 읽어보면, 히브리백성이 가나안으로 들어가잖아.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되지? 가나안의 신을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그 신들을 섬겨서 다 죽게 되잖아. 이처럼 교회 밖에서는 사랑이 불가능해.
유일하게 교회 밖에서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제자들을 부를 때야. 제자들을 세우기 위해 사랑으로 다가가는 것이지. 제자를 부르면 어떻게 되지? 또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거잖아. 예수님의 사역을 보면, 제자 될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사랑을 보이시지만, 제자 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누 냉혹하리만큼 냉소적이야. 뭐, 그것을 또 예수님의 사랑의 한 방법이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성경에서 쓰는 사랑이라는 단어는 교회 밖에서는 이 경우 말고는 불가능해.
이렇게 말하면 “너무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것이 아니냐?”라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런 질문 뒤에는 아주 무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 역으로 본다면, 보편적인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말이 되잖아. 보편적인 사랑이 구체적인 사랑이 되지는 않아. 유일한 가능성이 있다면 지금 여기서 사랑하는 사람이 보편적인 사랑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그러나 이것도 이론이야. 별로 중요하지 않아. 사랑은 원래 아주 주관적인 것이야.
문동수 목사 litho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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