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능노조는 사측이 2013년 12월 31일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했지만 약속 기한이 두달여가 지난 지금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2076일, 5년 8개월에 걸친 농성 끝에 사측과 ‘단체협약 원상회복 및 계약 해지자 전원복직’ 등을 이끌어낸 재능노조가 다시 농성을 시작했다. 사측이 지난해 8월 26일 재능교육 본사에서 체결한 ‘협력과 상생을 위한 2013년 합의문’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재능노조는 ‘단체협약 원상회복에 따른 ‘휴가비 지급’, ‘수수료 제도상의 독소조항 폐지’, ‘단체협약 즉각 체결’을 요구하며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에서 2280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오전11시 재능노조의 농성을 돕고 있는 ‘기독인 모임 불한당’은 단체협약 이행을 지키지 않고 있는 사측을 고발하고 사순절 기간을 ‘재능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특별기도 기간’으로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고난함게 사무총장 진광수 목사는 “사순절의 묵상은 가슴으로 느끼는 것을 몸으로 실천해야 참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신자유주의, 승자독식의 경쟁 사회에서 1% 부자를 위해 99%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측에게는 “추악한 탐욕과 욕망을 내려놓고, 단체협약의 약속을 지키라.”며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으로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일갈했다. 또한 “불의한 자본의 횡포에 맞서 함께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며 개신교인들에게 참여와 연대를 요청했다.

▲ 고난함께 진광수 목사(좌)와 재능노조 유명자 지부장(우) ⓒ에큐메니안 고수봉

학습지산업노조 재능지부장 유명자 씨는 “해고된 재능노조의 싸움이 끝났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단체협약,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라며 “파업과 현장의 수년간의 투쟁으로 쟁취했던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고서는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고용 노동자로서 부당한 사측에 맞서 노조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단체협약이 없이는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유 지부장은 재능노조에 도움을 준 개신교 목회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여성 조합원들에게 성희롱과 폭행을 일삼는 용역깡패를 고용했던 대표이사는 노조를 깨기 위해 불러들였던 사람으로 대형교회 장로였다.”며 “성경에서 가르치는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날 노동의 신성함은 소외당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분류 아래 법의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신음소리가 하늘에 닿고 있다.”며 “재능교육 사측은 2013년 8월 26일 합의한 단체협약을 현장에 적용되지 않은 채, 핵심요구사항을 피해가며 기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단체협약 체결 없이는 이 투쟁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며 교계 각 단위와 연대해 사순절 기간 동안 특별기도회로 지킬 것”이라며 “그간의 만행을 회개하고 즉각 단체협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기독인 모임은 ‘키리에 엘레이손, 길 위에 임하소서’라는 주제로 재능노조의 투쟁을 돕는 특별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매주 월, 수, 목 오후7시30분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며, 고난주간에는 집중 릴레이 기도회로 15일(화)부터 17일(목)까지는 오전11시, 오후3시와 7시30분에 진행된다. 특별 기도회는 18일(금) 오전11시 집중결의대회로 마무리 된다.

▲ 재능노조 유명자 지부장은 "노조원들을 지켜줄 수 있는 단체협약과 독소조항이 폐지되지 않는다면 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다음은 ‘기독인 모임 불한당’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재능교육은 그간의 만행을 회개하고 즉각 단체협약을 체결하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의 투쟁이 오늘로 2280일을 맞고 있다. 2007년 12월 투쟁을 시작한 이래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해고자 전원복직을 외치며 싸워온 재능교육지부는, 학습지노동자의 권리 뿐 아니라 전국 특수고용노동자의 "얼굴"을 위해 싸우는 이른바 '광야의 소리'가 되고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신 이래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며 천지간 모든 만물을 지키시는 바, 사람은 노동으로 땀흘리며 신과 교통하고 거룩한 기도를 이어왔다. 그러나 오늘날 노동의 신성함은 소외당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분류 아래 법의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신음소리가 하늘에 닿고 있으니 그리스도인으로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재능교육 사측은 2013년 8월 26일, 재능투쟁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처럼 "단체협약을 원상회복한다.", "2013.12.31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합의했지만 원상회복되었다는 단체협약은 현장에 적용되지 않은채, 단체협약 체결 약속일에서 두 달 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기나긴 투쟁의 핵심요구사항을 피해가며 기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6일 농성장을 재능교육 시청사옥 앞에서 혜화동 본사 앞으로 옮기며 간절하고도 분명하게 싸움의 의지를 표명하였다. 이는 마치 예수께서 말씀하신 비유, 불의한 재판관을 찾아가 날마다 간청하는 과부의 마음과도 같으니, 재능사측은,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주시는 하나님께서 누구의 편을 들어주시겠는가 생각하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아직 끝나지 않은 재능투쟁 승리를 위한 기독인 모임 불한당은 단체협약 체결 없이는 이 투쟁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며, 교계 각 단위와 연대하여, 주께서 고난 받으심을 기억하는 사순절 기간동안 이 고난과 불의의 현장을 특별기도회로 지킬 것임을 밝힌다. 재능교육에게 말한다.  우리의 기도소리를 멈추고 싶거든, 단 하나의 약속을 지키라. 우리의 요구는 하나다. 재능교육은 그간의 만행을 회개하고 즉각 단체협약을 체결하라!  2014.03.18 아직 끝나지 않은 재능투쟁 승리를 위한 기독인 모임 불.한.당.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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