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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소홀 문제인가, 기획된 부정선거인가<18대 대선 개표부정을 고발한다>를 읽고
이철호 목사 | 승인 2014.03.27 14:07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지난 2월 12일에 발표한 한국의 ‘2014년 언론자유지수’ 등위는 전체 180개 조사 대상국 중에 57위였다. 여기에 우리 사회 안에서 안보이데올로기의 재득세가 어느 정도나 반영된 것인지 알 길은 없다. 하여튼 2002년부터 2007년까지의 평균 등위가 40위였음에 비춰보면, 이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시사하는 우려스러운 사회적 지표가 아닐 수 없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박근혜 정부 1년, 언론의 공공성 평가와 제언을 위한 공청회”가 지난 2월 11일에 있었다. 이 자리에서 기조 발제자는 “KBS, MBC 등 공영방송은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관영방송으로 전락했다”라고 2014년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요약하였다.

지난 18대 대선이 관권 불법 개입의 부정선거였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이미 공론화 된 국가기관만하더라도 국정원, 경찰, 국군사이버사령부, 보훈처, 안전행정부, 통계청 등 다수에 이른다. 그런데 이번 부정선거의 심각성은 민주적인 법치국가에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자신의 존재목적에 정면으로 반하여 이에 직접 개입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데 있다. 여기서 (중앙)선관위의 개입이란 우선적으로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를 통한 ‘개표부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처럼 중대한 국가적 이슈에 대해서조차도 우리의 공영방송들은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지금까지 침묵이나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

보통 시민들이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의 여부조차 쉽게 분간키 어려운 시국이 다시 도래한 징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때에 한 현직 목회자가 약 한 달 전에 <18대 대선 개표부정을 고발한다>라는 책을 손수 간행하여 내놓았다. 이 책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이기도 한 저자가 선관위의 개표부정 의혹 사례들을 1년 넘게 추적‧취재하여 몇 개의 인터넷 신문에 기고해왔던 것들을 주로 묶은 것이다.

선관위의 개표부정 의혹에 대한 정보들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적잖게 유통되고 있어서 누구든지 관심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뜻 있는 유권자들이 선관위의 ‘개표상황표’를 위시해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면밀하게 분석‧검토해 제시한 정보를 참고해보면, 이번 개표부정의 주된 문제점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선관위가 공직선거법(본서 부록 pp.202-3 참조)을 무시하고, 개표의 주수단인 ‘수개표’ 대신에 그 보조수단인 전자개표기(투표지분류기)를 주로 의존해 개표를 기도(企圖)한 사실이 확인된 점이다(본서 pp.199-200의 하남시의 사례 참조). 여기서 전자개표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컴퓨터에 연동되는 전산장비의 특성상 인위적인 요소의 개입 여지로 인해 개표에 있어서 신속성보다 훨씬 더 중요한 차원인 그 정확성과 투명성 및 신뢰성이 제대로 보장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둘째 전자개표기를 주수단으로 시도한 개표의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의미한 흔적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상호 연관된 다양한 정황적 증거들이 실제로 발견된 점이다. 지난 대선 개표당일 22시 30분 이후의 야당/여당 사이의 누적득표수 그래프가 0.93%라는 수치로 쌍둥이 곡선 모양의 평행선을 나타낸 사례, 지역 개표소에서 개표 결과를 공표하기도 전에 그 결과가 중앙서버에 보고된 사례, 51.6%라는 당선자 득표율의 상징적인 의미(본서 pp.15-20 참고), 선관위 서버 입찰 및 그 교체 과정에서 드러난 석연찮은 시스템관리의 문제 등등이 이런 흔적이나 그 정황적 증거에 속한다.          

셋째 심지어 투표구별 개표현황 엑셀 파일이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에 저장된 놀라운 사실까지 확인된 점이다(본서 pp.143-46, 209-211 참고). 차후에 파일 저장에 대한 선관위의 해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해명이 개표부정 의혹에 관한 다양한 여타의 유력한 정황적 증거들까지 모두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는 건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의 절반 정도의 분량은 사안별로 위의 3가지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삼분의 일 가량은 선거의 부실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한다. 부록에는 본서와 연관된 성명서, 개표부정 관련 법조문, 탄원서, 고발장, 항고장 등이 실려 있다. 부록 말미에 덧붙여진 ‘위헌법률심판제정신청’도 민주적인 법치국가의 일원임을 자부하는 시민이라면 참정권 회복의 견지에서 유의하여 읽어볼 만하다.

서평자의 입장에서 이 책은 대략 다음과 같은 3가지 측면에서 매우 의의가 있는 도서라고 말하고 싶다. 첫째 개표부정과 관련된 사안의 요지를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냉철하게 취재‧기술하여 정확하게 보도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는 점이다. 해당 선관위 실무자들에게 사실 확인이나 반론 경청을 위해 시도한 인터뷰만도 무려 60차례 이상 이른다. 또한 여러 곳에서 해당 문제점을 공직선거법과 같은 매우 까다로운 관련 법조문에 비춰가며 다루는 점도 객관적인 사실 보도를 위한 노력의 정도를 시사하고 있다.

둘째 시의 적절성을 띠는 기사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저자가 관련 이슈들에 대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부지런한 글쓰기를 해온 점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 실제로 저자가 지난 대선 직후부터 약 10개월 동안에 관련 사안들을 기민하게 추적하여 다룬 기사의 수는 거의 매주 한 편에 달한다. 본서에 실린 일부 기사가 다른 곳에서 가끔 인용되는 것은 이런 시의 적절성을 다소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현장성이다. 이는 먼저 이 도서가 저자의 서재 안에서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말한다. 이 책은 현직 목회자인 저자가 관련 목회자 모임을 꾸려서 성명서를 내고 수차례의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의 전국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하는 일정 속에서 나온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관심 있는 독자들의 일독을 통해 개표부정의 공론화의 길을 여는데 긴요하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이철호 목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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