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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장로 MB? 그는 욕망하는 자들의 대통령이었다"[인터뷰] <한국 신학의 선구자들> 저자·편집자 김희헌 박사
김성수 박사 | 승인 2014.04.07 08:53

얼마 전 '함석헌의 삶과 사상'에 대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분이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이명박씨가 제일 좋아하는 시가 함석헌 선생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고 하는데…. 함석헌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이명박씨는 왜 정치를 그 모양으로 했나요?"

나는 "이명박이 지은 잘못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이 져야지, 1989년에 돌아가신 함 선생이 지는 것은 아니지요"라고 답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한 히틀러도 자기 나름대로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학살한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예수를 죽인 인간들이 유대인들이기 때문에 모두 죽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히틀러는 기독교집안 출신의 신자였으며, 그에 관한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면 전쟁에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장면들이 여럿 나온다.

한 종교가 갖고 있는 본래 모습과 겉으로 나타나는 현실에서의 모습은 무척 다를 때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가 단지 마약과 같은 것에 불과한 걸까.

바람직한 종교인의 모습은 무엇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책이 하나 나왔다. '인물한국사'를 통해 답을 모색하는 책 <한국신학의 선구자들: 20세기 한국신학자 13인>(너의오월)이 바로 그것. 이 책을 쓴 공동 저자이자 편집자인 김희헌 박사(성공회대 연구교수)와 지난 며칠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 김희헌 박사
김희헌 박사는 누구?

김희헌 박사는 한신대학교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가 됐다.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뒤편에 있는 낙산교회에서 현재 목회하고 있다.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조직신학과 종교철학을 수학(Ph.D.)했고, 현재 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로 있다. 또한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문제의식을 갖고 진보적인 기독교 인터넷언론 에큐메니안의 편집위원장으로서 활동 중이다.

 
- <한국신학의 선구자들 : 20세기 한국신학자 13인>은 어떤 책인가? 왜 이 책을 쓰고 만들게 됐나.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국의 기독교 신학자 13명의 삶과 사상을 소개하는 책이다.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이뤄진 신학 활동을 개관하기보다는, '한국적' 가치를 품은 신학자들의 문제의식과 그들의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다루고자 했다. 이 책의 출판을 기획하게 된 것은 현재의 한국 개신교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다종교 사회에 개신교가 도입된 후,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급속도로 퇴조해 가면서, 사회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난마저 듣고 있다.

그 외형적인 성장과 퇴보의 이면에는 사상적인 '정신 지체'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개신교의 퇴행적인 모습은 종교적 기득권을 가진 대형교회 우두머리들(그들에게 '지도자'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을까)의 윤리적 부패로 대변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수면에 떠 있는 거품일 것이다. 그 거품은 한국 개신교인들의 정신의 몰락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서 생겨났다고 본다. 이런 자괴적인 현실에서 신학을 하는 소장학자들의 마음에 그리움이 생겨났다고 해야 할까? 기품 있는 종교정신을 갖고 자기 시대를 생생하게 살아간 신앙인들에 대한 그리움. 그것이 이 책이 탄생된 동기일 것이다."

가난한 약자의 관점으로

   
▲ <한국신학의 선구자들: 20세기 한국신학자 13인> 책표지ⓒ너의오월

- 이 책에 등장하는 '13인'을 '한국신학의 선구자'로 선별한 기준은 무엇이었나?

"이 책은 10여 명의 소장 신학자들이 2년 가까이 함께 토의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실이다. 2012년 4월에 처음 모였을 때에는 외국에 소개될만한 한국의 신학사상을 발굴하여 번역하는 작업까지 고려하며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해당인물의 삶과 사상이 지닌 역사적인 의의와 학문적 가치를 엄밀하게 평가하는 작업을 선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고려대상이 된 20여 분을 놓고 몇 차례 회의를 하면서, 현재의 인물(최병헌, 함석헌, 이용도, 김교신, 김재준, 윤성범, 강원용, 문익환, 서남동, 현영학, 안병무, 유동식, 변선환)을 선정했다.

우리는 세 부류의 신학자들이 '선구자'라는 자격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는 민중신학 그룹이다. 이들은 기득권자들의 시선으로 해석돼온 성경의 가르침과 신앙인의 삶을 가난한 약자의 관점으로 원상 회복시켜서, 신학사상에 해방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한 분들이다.

두 번째는 토착화 신학자들이다. 이들은 서양의 기독교를 한국의 종교문화적 토양에서 주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 분이다. 이 두 그룹은 그 활동영역이 뚜렷해서 구분되기는 했지만 서로가 배타적인 입장을 갖지는 않았고, 오늘날에는 그 관심사가 통합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 그룹은 위의 두 그룹에 소속되지는 않았지만 그들과 비슷한 시대적·사상적 관심사를 갖고 활동한 분들이다. 안타깝게도 여성신학자를 포함시키고자 했지만 몇 가지 사정으로 인해 넣을 수 없었던 것은 이 책의 한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 책에 보수적인 신학자들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 책의 한계라기보다는 특징일 것이다. 보수적인 신학은 도그마적인 자기 독백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사상적 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 책 속에 등장하는 <뜻으로 본 한국역사>의 저자 함석헌은 '신학자'라기 보다는 '역사가'라는 평가도 있는데?

"함석헌 선생의 활동영역이나 그 사상의 폭이 크기 때문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그분의 정체성은 다양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 같다. 그분이 20대 후반에 오산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셨고, 1934년부터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 역사>를 쓰기 시작하셨으니까, 창의적인 역사가로서의 면모를 지니셨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오늘날에는 '신학자'라는 이름이 매우 제한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보니, 함 선생께 그 호칭을 붙이는 것은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분의 전체적인 사유체계가 종교적 세계관 위에 지어진 것이라는 특징이 있는 만큼 '신학적 선구자'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분에 대한 평가는 그 사상을 이어가고자 하는 후세대의 관심도 중요하다. 어쩌면 <함석헌 평전>을 쓴 김성수 기자가 역사학도로서 그분을 존경하듯이, 신학도로서 내가 갖는 마음도 그에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웃음)"

"오늘날 한국 개신교, 지배체제에 동화돼 퇴행"

- 책 속에 등장하는 강원용 목사의 경우, 1980년 당시 야당 지도자 김대중의 사면을 전두환에게 건의해 성사시킨 공헌이 있다. 그러나 2005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김활란·백낙준·유진오·노기남을 친일파로 선정하자 강 목사는 친일파 청산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또한 2006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의사소통 부족과 독선적인 것을 들어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강원용 목사의 언행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글쎄. 강 목사의 활동 영역이 교파와 종단을 넘어섰고, 개신교 지도자로서 국내외의 명예로운 직책을 많이 맡으며 '살아있는 한국현대사'라는 별명까지 가진 분이었기에, 다양한 평가가 있을 줄로 안다.

문제는 그 활동의 폭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사건 직후, 그 사건을 '한 알의 밀알로' 해석하는 설교를 하면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도 한 반면, 1980년에는 국정자문위원이 돼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에게 동조하는 듯한 모습도 취했다.

그 직책을 수락한 이유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면을 위한 물밑 거래의 결과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이 정치권력이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변절자들의 모습과는 다르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한다.

또한 특정한 언행의 사회적 여파에 관한 문제는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여 평가해야 하는 미묘한 문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점은, 분단이전 시대에 태어나서 자신의 세계관이 형성된 분들이 가진 기질과 사상이 분단 이후 시대에 만들어진 정치구도와 지형에 꼭 맞춰져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더 면밀한 역사적 탐구와 더 엄격한 신학적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

- 1970~80년대에는 안병무 박사와 서남동 목사에 의해 우리나라의 '민중신학'이 세계에 소개되고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에는 '민중이 없다'는 비판이 많다. 왜 이렇게 됐을까.

"민중신학이 1970년대 중반에 '신과 혁명의 통일'이라는 통쾌한 꿈을 갖고 탄생해, 고난 받는 민중들과 함께 했던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의 폭압적인 정치상황에서 신학자와 종교인들이 상징적인 투쟁을 하면서, 사회적 존경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개신교는 민중지향적 요소를 거의 잃어버리고, 지배체제에 동화돼버린,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은 민중신학 내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1985년부터 세계화의 바람이 불면서 신자유주의라는 약탈적 구도가 전 세계적으로 뿌리내리게 된 상황과 깊이 결부돼 있다. 종교(한국기독교)가 이런 신자유주의적 흐름에 맞서 싸웠더라면 좋았겠지만, 대체적으로 종교는 그 체제 안에서 절박한 생존위협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자기만족과 위로를 베푸는 방식을 선택했다.

한편, 신자유주의가 '민중'의 변혁적 요소를 제거하고, 민중을 '동정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는 문화적 풍토를 효과적으로 형성시킴에 따라, '민중'이라는 개념 자체가 활력을 잃어버리고, 사회적으로도 매우 제한적인 영역에서 통용됐다.

그러다 보니 역사를 이끌어가는 세력으로서의 '민중'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에 민중이 없다기보다는 '참 된 신앙인이 없다'고 보는 게 낫겠다. 함석헌 선생이 말씀하신대로 '생각하는 백성, 씨알'이 교회와 사회에 절실히 요청된다."

형제인 남북, 왜 이렇게 적대적이어야만 하는가

- 1989년 문익환 목사의 방북은 '공안정국'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 목사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공헌한 점도 많다는 평가다. 문익환의 삶(또는 신학)이 한국현대사에 기여한 바는 무엇이라고 보나.

"'공안정국'이란 불의한 정권의 폭압적인 통치방식의 하나일 뿐이지 한국사회 자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실제적 현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1989년 문 목사의 방북이 사회적인 충격을 줬고, 그 여파로 공안정국이 조성되기는 했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와 시민의식의 미성숙으로 인해 파생된 것이지 문 목사의 행위가 잘못됐기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문 목사의 삶은 통일을 한민족의 지상과제로 여기는 민족정신을 새롭게 고취시키고, 실제로(몸으로) 그 길을 걸어갔다는 점에서 한국현대사에 큰 공헌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1972년에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의 세 원칙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은 그 선언을 주도한 세력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서 한민족의 염원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그 중요성을 잃고 마치 '경제 동물'처럼 살아가기를 강요당했다.

오늘날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민족을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과도, 한국전쟁 당시 적국이었던 소련(러시아), 중국과도 수교를 했다. 그런데 왜 아직도 형제인 남과 북이 이렇게 적대적이어야만 하는가. 이 문제를 깊이 묻고 또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역사의 질곡은 깊어 갈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몸으로 육박해 들어간 분이 문 목사였다."

- '장로대통령'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뒤 특히 한국의 기독교가 '개독교'로 급격하게 전락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 책이 한국 '개독교'가 다시 본래의 기독교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 있어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보나?

"한국 개신교 교회의 현실은 윤리적 타락이라는 겉 모습보다도 종교정신의 몰락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한국교회를 가리켜 '개독교'라고 비하하는 근본적인 문제의식 역시, 단지 뉴스를 통해 드러난 대형교회 목사들의 잘못된 언행에 대한 지적이라기보다는 한국교회가 전체적으로 뿜어내는 반역사적인 종교타락에 대한 것이라고 본다. 사실, 한국교회가 개독교(religion of doG)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는 하나님(God)의 가르침을 뒤바꾸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오늘날 한국 개신교는 물신주의·배타주의·숭미반공주의·엘리트주의를 하나님의 가르침으로 여기는 우상숭배의 늪에 빠져 있는 듯하다. 이것이 가시적인 이유는, 한국 정치질서를 파괴했던 두 차례의 군사반란의 주동세력들에게 협력함으로써 자신들의 종교적 입지를 넓히려고 욕망했던 인사들이 아직도 '개신교의 지도자입네'하고 활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현실은 마치 군대귀신에 걸려든 돼지 떼가 비탈길을 내리달려 모두 바다에 빠져죽는다는 복음서의 이야기와 비견된다. 이런 늪으로부터 한국교회를 건져낼 새로운 동아줄이 필요하다. 그것은 한국교회 자신이 역사적으로 길러온 군대귀신에 걸려들지 않은 청량한 종교정신이다.

이 책은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발견하기 위해 고투를 벌였던 그 숭고한 종교정신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신학의 선구자' 13인이 그 정신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늪에 빠진 한국교회의 지성과 영성을 치유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위대한 종교정신은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

- 감신대 학장을 지내기도 한 변선환 목사는 감신대에 몸담을 당시 "다른 종교를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또 불교와의 대화를 시도하다가 1992년 감리교 교단은 변목사의 감리교회 목사직과 신자·교수로서의 자격을 박탈하고 축출했다. 당시 변 목사님이 '너무 나갔다'고 보는지, 아니면 한국감리교가 시대에 뒤떨어진 조치를 한 것인지 궁금하다. 지금 현재 감리교단의 입장은 어떤지?

"위대한 종교정신은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적이다. 성경이 위대한 경전이 되었던 것도 여러 종교정신을 고상한 방식으로 융합시킨 포용성에 기초하였기 때문이다. 가나안의 주신(主神)인 '엘(el)'을 히브리 노예들의 신인 '야훼'와 결합시켜서 광활한 신앙정신의 역사를 만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성경은 오랫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것이다. 한국 개신교 교단 가운데, 이런 방식의 지혜를 전승해 온 대표적인 곳이 감리교신학교였고, 변선환 선생이 그 흐름을 상징하는 분이셨다.

종교재판 과정에서 그분이 하셨던 말씀 '기독교는 더 이상 정복자의 종교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인류 전체의 구원을 위해 종교 간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참으로 위대한 신앙선언이요, 듣는 이로 하여금 진리를 보도록 하는 지혜를 담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감리 '교단'이라는 이름으로 교권을 틀어쥔 일부 대형교회의 우두머리들이 마녀사냥식의 재판을 진행해 그분을 학교와 교단에서 축출해버렸다.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조처라기보다도 편협한 교리에 사로잡힌 세력들이 감리교 신앙정신을 교살한 치욕적 사건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현재 감리교단의 내부문제는 자세히 모른다. 그러나 20여 년 전의 종교재판을 주도했던 세력들이 여전히 감투싸움을 벌이다 못해, 교단의 대표인 감독회장도 뽑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내년이면 변선환 선생이 한스럽게 돌아가신 지 20주년이 되는데, 감리교단 차원에서 교단정신을 바로 세우는 작업의 일환으로 그분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명박은 교회 장로이기 전에 욕망하는 자들의 대통령이었다"

- 책에는 장준하 선생의 스승이기도 하며 한신대학교 설립자 김재준 목사에 대한 내용도 있다. 김재준 목사가 한국사회와 기독교를 위해 한 주요한 공헌은 무엇이라고 평가하나?

"김재준 목사는 저항정신을 가진 실천적 개신교의 흐름을 열어간 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분 스스로가 국내외에서 박정희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는 일을 활발히 하기도 하셨고, 문익환·장준하·문동환·서남동·안병무·강원룡 등을 포함한 그분의 제자들과 또 그들의 수많은 제자들이 그 흐름을 이어갔다.

함석헌 선생과 동년배이기도 한 그분은 한국 현대사의 거목이셨다. 종교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분의 공헌은 단지 사회참여적 성격을 가진 개신교 교단 하나를 창출했다는 데 있지 않다. 관념적인 교리에 매여 있던 탈역사적인 종교성을 뒤엎고, 역사 속으로 화육하는 해방의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 기독교의 특징적인 종교혁명의 정신을 재확립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것이 그분이 1950년대 초반에 근본주의자들에 의해서 장로교단에서 축출당한 이유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반백년이 지나서 신자유주의 시대를 타고 득세한 네오콘(뉴라이트) 세력들에 의해 근본주의적인 정신이 범교회적으로 강하게 유포됐다. 그것이 '개독교'라는 오명을 개신교가 갖게 된 원인일 것이다. 김재준 목사가 교회의 지상과제라고 말했던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종교영성을 재확립하기 전까지는 한국교회는 그 어두움을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 이 책을 쓰고 편집하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일은? 또 이 책이 왜 오늘 한국현실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이 작업에 참여한 소장학자들은 유쾌한 경험을 했다. 한국교회의 역사가 이러한 종교정신의 보고(寶庫)라는 것을 재발견하는 과정이었으니까. 힘든 것이 있었다면, 현재 교회의 실상과 직면해야만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암울함이었다. 현재 한국교회는 실로 암울하다. 그것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암울함의 반영이기도 하다. 4대강사업으로 온 산천을 파괴했던 이명박씨는 교회의 장로이기 전에, 욕망하는 자들의 대통령이었다.

요즘 한국교회만이 아니라 한국민중 전체가 새 시대에 대한 강한 그리움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종교라는 범주에 갇히지 않는 분들이요, 따라서 20세기에 피어난 전체 한국사회의 사표(師表)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분들의 삶과 사상이 주는 가르침을 통해서 그리움이 시대정신으로 태어나고, 그 힘이 교회와 사회를 새롭게 바꾸는 동력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본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함께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 편집자 주

김성수 박사  wadankim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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