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안의 발의는, 관동 조선인학살사건에 대한 국가차원의 책임있는 첫 행보이며, 학살희생자들의 원한을 풀어드리는 첫 출발입니다. 현재 일본의 대부분 교과서에 관동 조선인 학살사건을 기술하지 않거나 축소 및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법안의 발의는 더 이상 역사왜곡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한국 국회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며, 여전히 차별당하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고통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안이 발의될 때까지 많은 분들의 기원과 노력이 있어왔습니다. 첫 출발은 2007년 9월, <아힘나운동본부>와 <국회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이 공동 주최한 84주기 추도행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법제정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때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유기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2013년 12월, 90주기를 보내면 진상조사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시민단체와 종교계 및 한국 역사학자들(강효숙 교수, 김광열 교수, 김인덕 교수, 김종수 목사, 이상희 변호사, 이해학 목사, 조정현 목사, 김강산 연구원)이 모여 구체적인 법안 작성을 시작하였습니다. 조사할 내용과 범위 및 기간, 기구 설치 등에 관한 조항을 만들었고,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여 완성된 초안을 유기홍 의원실과 최종 협의하여 발의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제, 발의된 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법 제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시민단체와 종교계, 그리고 한국의 역사학자, 언론계, 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인사들로 <관동(간토)특별법 제정을 위한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여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하여 의원들과 국민들께 널리 알려가는 범시민운동을 펼쳐가려 합니다.

이를 위한 추진위원단을 구성하고 5월 12일(월)에 창립출범식을 하기로 하였고 본격적인 법 제정 추진사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추진사업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일과, <1923 간토한일재일시민연대>와 협력하여 유족찾기 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며 일본의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과 함께 그동안 축적해 온 학자들의 연구와 현장조사의 성과를 공유해 감으로써 법제정 후 실시될 국가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활동에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이 법안발의에 참여해 주신 여야의원님들께 감사드리며, 특별히 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되어 제정될때까지 힘을 모아나갈 수 있도록 각계각층에서 추진위원이 되어 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2014. 4. 7

관동(간토)대지진 시 조선인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재정 추진위원회 일동

▲ 유족 호소문을 낭독하는 홍동선 선생

최근에 발표된 학살자명부에는 학살당한 분들 중 일부분의 명단만 공개되었습니다. 학살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 저의 할아버지의 성함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이번에 발의된 법이 반드시 국회에 상정되어 법제정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정부는 법제정 전이라도 일본정부가 감추고 있는 학살자명단을 즉각 공개할 것을 일본정부에 요구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또한 사이타마와 치바 등 학살현장에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들의 유골이 묻혀있는 학살희생자들의 유골을 한국으로 모셔와 고향 땅에 묻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일본정부에 바랍니다. 이제는 더 이상의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과거의 죄를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모든 관련 자료들을 공개함으로 더 이상의 범죄를 이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희 유족들은 우리의 선조들이 왜,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학살당했는지를 밝혀가는 일을 할 수 있는 법제정이 속히 이뤄지기를 바라며, 법제정이 될 때까지 추진위원이 되어 힘을 모아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유족의 한사람으로서 특별법에 공동발의해 주신 의원님들께 희생자와 유족을 대신하여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2014년 4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