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의 위해 일하는 기독교 일꾼을 키우기 위해 기획된 제1기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박동일 목사) 평화통일아카데미 7일(월) 오후2시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세미나실에서 첫 강의를 시작했다.

▲ 7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10주 간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제공: 한국기독교장로회)

기장 평화통일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이 땅에 봄은 왔지만 우리의 분단 체제는 견고해 가슴을 아프게 한다.”며 “평화의 마음과 하나님의 마음을 주어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우리 민족이 평화와 통일을 누리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기장 배태진 총무도 “남북 관계를 긴장시키면서 ‘통일 대박’을 말한다.”며 “평통 아카데미는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로 부풀게 하는 누룩을 만드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첫 강사로 초청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년 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관계의 흐름을 통해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제공: 한국기독교장로회)

이 전 장관은 “독일 드레스덴이라는 곳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통일 대박’을 언급했다.”며 이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가정한 시나리오로써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이론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과연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면 통일이 올까?”라고 반문하며, “이런 유형의 흡수통일은 가능하지 않았으며, 이미 오래된 ‘불편한 가설’”이라고 정리했다.

최근 20년을 보면, 1953년 7월 판문점 정전협정 체결 이후 영토, 이념, 정치, 민족적 분단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88년 NCCK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을 발표하고 분단을 한반도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이후 89년 4월 문익환 목사의 방북으로 4.2공동선언을 발표했으며, 이는 “역사를 바꿔내는 구체적인 합의”였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물꼬를 문익환 목사님이 텄지만 그 마중물은 한국교회의 88선언”이라며 “4.2공동성명은 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적인 내용을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반도 통일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을 만들었던 것은 한국교회의 통일 의지였다는 대목으로 읽힌다. 그러나 남북 간의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93년 3월 팀스피리트 훈련이 다시 재개되었고, 남북 기본합의서를 파기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됐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은 계속 연출됐다. 북한이 영변에 5MWh급 흑연감속로 방식의 핵발전소를 가동하자 94년 10월 북미는 제네바 합의를 맺는다. 북이 기존 방식의 핵발전 포기와 사찰, NPT(핵확산금지조약) 잔류 등을 수용하면 미국은 경수로 핵발전소, 중유, 금융 및 무역 제재 완화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도 훈풍이 불었다. 2000년 6월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으며, 10월 북미는 ‘조미공동코뮈니케’를 발표했다. 또다시 한반도 통일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 이 전 장관은 한반도 통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단 과정부터 되짚어야 한다고 전한다. (제공: 한국기독교장로회)

그러나 이마저도 2002년 10월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제임스 켈리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고농충 우라늄(HEU) 개발을 자백했다’고 발표했고, 남북대화는 경색 국면으로 들어갔다. 이 전 장관은 “HEU 프로그램이라는 핵 문제 제기로 남북은 서로 굳게 문을 닫았고, 이런 상황은 북미 관계를 완전히 악화시켰다.”고 전하며, 켈리에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6자회담을 통해 발표된 2005년 9.19공동성명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북이 마약 거래와 위폐를 위해 사용한 돈이 있다면 제재를 가했다. 결국 9.19공동성명도 무산됐다.

2007년 2.13합의도 94년 제네바 합의를 발전시켜낸 합의였지만 당선된 오바마가 이에 대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동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다. 이 전 장관의 말에 의하면, “결국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모든 합의는 깨지고, 5.24조치 등 대북문제는 암흑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북미, 남북을 둘러싼 20년간의 국제관계를 설명한 뒤, “현재 우리 남북 관계는 여전히 차가운 바다 속에 있다.”며 “그 동안 남과 북, 미국이 맺었던 합의가 잘 지켜졌다면 한반도에서 핵전쟁 훈련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수강을 신청한 사람들은 목회자 뿐만 아니라 일반 평신도들도 참가했다. (제공: 한국기독교장로회)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그는 “북미 양자회담, 6자 회담도 모두 실패했다.”며 “통일은 결국 남북이 주도적으로 풀 수밖에 없다. 문익환의 4.2 선언, 한국교회 88선언 등이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어내고, 한반도의 통일을 활성화했던 것처럼 남북이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평통아카데미에 참가한 회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한반도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과 경주를 부탁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