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17일 201차 촛불기도회에 30여명이 참석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를 맞은 17일(목) 201차 촛불기도회는 분위기에서 희생자의 추모와 실종자의 조속한 구조를 기원하며 진행됐다. 당초 예정됐던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기도회로 진행했지만 2부 순서를 가지면서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희생자에 대한 헌화와 구조를 기원하는 촛불 순례를 진행했다.

주거권기독인연대 허준영 목사는 “어둡고 차가운 물속 깊은 곳에 있을지라도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셔서 생명의 소망을 끝까지 붙잡아 주시옵소서”라며 사고를 당한 실종자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도했다.

설교를 맡은 평화누리 상임 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그대로 따르다가 학생들 25%도 채 구조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한 뒤, 세월호를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을 언급하며, “나쁜 어른들의 말을 믿다 실종된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무거워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 민주주의 회복 촛불기도회 후, 세월호 침몰 사고를 두고 촛불행진과 기도를 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그러면서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 “악한 세상에서 그저 순응하고, 참고, 견디며 산 예언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며 “불의한 지배자들이 ‘평화’라고 외치며 거짓으로 어두운 현실을 가리고자 할 때, 예언자들은 분연히 일어선다.”고 전했다. “불의한 부자들을 선내방송을 통해 온 국민들에게 현재 있는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외치고, 자기들은 자유롭게 부와 성공을 거머쥔다.”고 비유했다.

박 목사는 “저항의 길은 참으로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조롱과 모욕, 가난과 외로움, 좌절과 실망, 때로는 육체적 고통을 겪지만 예수님의 깊은 인내의 사랑을 누리며 실천하는 이들이기에 복된 사람들”이라며, “우리 함께 이 복된 길을 더 힘차게 걸어가자.”고 독려했다.

한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마친 후 ‘세월호 침몰 희생자 추모 및 실종자 구조 기원 촛불기도회’에서는 이를 위한 중보기도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빛 되신 주님께서 기적을 베푸시어 어두운 바다를 밝혀주시고, 구언의 닻줄을 내리시어 어둠과 싸우는 우리 자녀들 한 생명까지도 구원해 주시길” 기도했다.

기도 후, 참석자들은 당시 확인된 희생자 9명의 추모를 위해 국화 9송이를 헌화하고, 침묵으로 촛불행진을 벌이며, 무사 귀환을 기도했다.

▲ 촛불기도회 참가자가 희생자들의 추모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