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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처꽃, 함주명 선생의 '간첩에서 무죄까지'23일 명동 YWCA에서 <조작간첩…> 출판기념회 열려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04.24 03:13

   
▲ 함세웅 신부는 "함주명 선생은 신앙으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꿈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국가기관의 폭력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23일(수) 오후6시20분 명동 서울YWCA대강당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의 주최로 열린 ‘<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 출판기념회에서 함주명(83) 씨가 밝힌 소감이다. 그는 국가기관의 조작으로 인해 ‘간첩’이 되어 16년 복역, 2005년 7월 재심으로 무죄를 판결 받았다. 간첩조작 사건 중 처음으로 무죄를 입증한 인물이기도 하다.

<조작간첩…>은 간첩으로 조작되어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고문기술자 이근안으로부터 받은 고문과 수감생활, 복역 후 무죄를 확정받기까지의 과정과 삶을 다룬 책이다.

이날 축사에 나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함세웅 신부는 “가장 많은 일을 하면서 아픔도 많았던 세례 요한처럼 함 선생님은 90년대 간첩조작 사실을 밝히기 위해 애써왔다.”며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축사를 전했다.

그는 “함주명 선생님은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꿈을 늘 가지고 있었다.”며 “모든 고난을 받은 분들에 대한 예의는 오늘 우리가 민족, 민주, 통일의 가치를 분명히 가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 함주명 씨는 "멀쩡한 국민을 간첩으로 만드는 야만적인 시대를 고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 책의 주인공 함주명 씨는 “간첩의 누명을 벗은 때가 75세, 22년이 걸렸다.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책에 담아 내놓았다.”며 “지난 시간을 되새기는 과정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고통과 분노의 시간을 다시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아 그만두려고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고문의 잔혹함과 야만적인 국가폭력을 고발하고 싶었다.”며 “이 책을 통해 분단의 희생양이 된 억울한 피해자들이 더 이상 이 땅에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함주명 씨는 한국전쟁의 발발로 인해 남쪽으로 떠난 가족과 재회를 위해 대남공작원에 지원했다. 54년 4월 휴전선을 넘은 남한으로 넘어온 그는 자수했고, 조사와 재판을 거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평범한 삶을 꾸려가던 그는 83년 2월 18일 9시 종로5가 기독교회관 앞에서 납치되어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고문기술자 이근안에 의해 극심한 고문을 받았고, 허위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남파공작원은 위장이었으며, 간첩활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84년 5월 그는 무기징역을 언도받고 16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98년 8.15 특사로 석방됐다. 이후 강금실, 조용환 변호사 등 민변의 도움으로 재심을 청구, 2003년 재심이 결정됐다. 그리고 2005년 7월 15일 서울고법에서 무죄로 판결됐다.

   
▲ 저자 이인우 작가로부터 저서 <조작간첩…>을 헌정받고 있는 함주명 씨. ⓒ에큐메니안 고수봉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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