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광화문 열린 광장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한 안마사 인정은 위헌이라는 판결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사)대한안마사협회 회원 6천여 명이 참석했고 시각장애인 안마사 제도 원상태 존치와 헌법재판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헌재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에 결코 양보할 수 없다며 광화문 열린광장에 집결했다

협회 회원들은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거부한 헌재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은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5백만 장애인의 미래와 꿈을 앗아가 버린 헌재의 폭거"가며 안마사 제도 원상태 존치를 주장했다.

협회 나종천 회장은 "재판관은 복지시설, 보건소와 사업안마사 1인 이상 의무화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장애인 의무 고용율 2%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 현실상 현실감 없는 결정"이라며 "판결의 적법 이유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말하지만 진정한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는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울분을 토로했다.

헌재의 결정에 상복 차림으로 이번 결정을 통해 시작장애인의 생존권은 박탈됐음을 시위했다.

장애인 안마사 법안을 통과시키는 주역이었던 최용진 목사(전주 사랑의교회)도 "너무 억울하다. 국민의 보호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할 국가가 20만 시각장애인의 생명 줄을 끊어버리고 있다"며 "정부기관도, 법으로 정해진 고용 촉진법도 실상 시각 장애인에게 문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안마밖에 할 수 없는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고 분루를 토했다.

소외된 자 위해 나서지 않는 현실 "더이상 교회는 없다"

현행 의료법(의료법 61조)상 안마에 대한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법률유보의 원칙에 의배된다는 것이 헌재의 판결이지만 최 목사는 "하나 남은 떡을 빼앗는 강도 같은 행위"라며 "가장 마음 아푼 것은 이럴 때 입을 열어야할 교회가 가만히 있는 것"이라며 교회가 소외된 이들을 위해 나서지 않는 현실에 "더 이상 교회는 없다"고 말했다.

의료법 61에 따르면 안마사는 안마, 맛사지, 지압, 전기요법, 자극요법등의 시술을 업으로 하는 자로 되어 있으며 이 법이 헌재의 결정대로 진행된다면 현재 10만으로 추정되는 무면허 비시각장애 안마업사들이 합법성을 갖고 이 일에 종사하게 된다.

7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 당시 대통령 안마사로 일하던 최 목사가 박 대통령에 건의함으로 만들어진 이 법안은 1976년 한근수 의원이 위헌이라고 법개정을 시도했으나 시각장애인들과 최 목사의 반대로 본회의 상정에서 기각되기도 했다.

한편, 윤리신학자 손규태 교수(성공회)는 "헌재가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들어 위헌이라고 밝혔지만 산술적 평등만 말하는 헌재에 문제가 있다"며 "동일 조건이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비교해서 평등권을 말하는 것은 노약자와 청년의 달리기 시키며 동일선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직업선택의 자유도 "표면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문제지만 약자에 대한 침해까지 자유로 보긴 어렵다"며 "무한 경쟁을 유도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헌재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익성 기자  mocacoff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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