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9월 1일,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조선인 6천여 명이 학살됐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상해임시정부 시절 조사 이후 광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에 대해 국가적으로 조사 및 보상, 책임 등을 진행하지 않았다.

▲ 26일 오후3시 국가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에서는 관동학살특별법제정추진위가 출범을 밝히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에 90주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1923한일재일시민연대를 중심으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간토특별법) 제정을 추진했고, 지난 4월 7일 102명의 찬성으로 유기홍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지난 26일 오후3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는 간토특별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진상규명 및 민간차원 조사활동을 벌여갈 ‘관동학살특별법제정추진위’의 출범식이 진행됐다.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강덕상 교수(시가현립대 명예교수)는 “관동 조선인학살사건은 세계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참사로 일본사회와 일본인들의 가슴 속에 깊이 감춰져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48년 정부 수립이후 한 번도 일본정부에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전했다.

▲ 아힘나 평화학교 김종수 목사(1923한일재일시민연대 한국상임대표). ⓒ에큐메니안 고수봉

그는 “특별법이 발의로 한국정부와 국회가 진상규명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니 동포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 반갑고 기쁘다.”며 “법안이 통과되고 한국정부는 진상규명 조사를 통해 아이들과 손자세대의 유가족을 찾아내고, 일본정부는 그들에게 사고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인사했다.

추진위원회 공동대표 김광열 교수는 “간토특별법은 6천명 이상의 조선인을 학살안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을 폭로하는 실천이 될 것이며, 당시 학살에 개입한 일본정부의 만행을 폭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동학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에 특별법 제정이 중요함을 알렸다.

관동학살특별법제정추진위는 출범을 알리면서 성명서를 통해 “일본정부는 사건 발생 이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을 축소, 왜곡해 왔다.”며, 그러나 “재일사학자, 일본인 학자, 민간 활동가들의 조사로 유언비어의 유포에서 학살, 사건의 은폐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부가 관여했음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실규명을 위해 희생자 일부의 명부가 공개된 것과 특별법안의 발의는 정부와 국회가 이 사건에 대하여 책임 있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한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진상규명을 실시, 일본의 국가적 책임을 요구할 때까지 걸음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추진위는 ‘일본 정부에 관동 조선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모든 자료의 공개와 영구 보존’을 요구했으며,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한시위 행위 중단’과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정책의 철폐’를 주장했다.

▲ 관동학살특별법제정 추진위 공동대표 세 사람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수 목사, 대한언론인회 신우식 명예회장, 김광열 교수(광운대학교). ⓒ에큐메니안 고수봉

관동학살특별법제정추진위는 앞으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심포지엄 등 학술토론회 개최, 스터디 모임, 특별법 제정 대국민 홍보사업, 1만인 추진위원 배가운동 등을 벌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왔던 김종수 목사는 “특별법안의 발의로 법안 통과와 그 이후 특별위원회 구성까지 많은 일들이 남아 있다.”며 “관동 조선인 학살은 국가에 의해서 저질러진 국가범죄이다. 재외 국민에 대한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와 국민들의 힘을 모아 일본국가의 범죄를 드러내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 관동학살 희생자의 유가족 한정덕 씨가 추진위 출범식에 참석해 관동학살 조사에 여생을 보냈던 고 김대원 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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