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란 무엇일까?

다양하게 고백하고 얘기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육정과 혈통의 자기자신과 부모, 그리고 가족을 떠나 하늘 아버지을 부모로 새롭게 모시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당연히 온 인류, 생명, 우주가 한 가족이 되는거고 한 형제자매가 되는 거다. 그야말로 새로운 인생이기에 성서에선 거듭난다고 하였다(요한복음)

산골에서의 삶을 농사를 지으며 신앙과 삶의 일치속에서 그 길을 찾고자 하였다. 새로운 아버지을 모시게 됨으로 그 어버지 마음과 뜻이 무엇인지에 모든 힘과 뜻과 마음을 모으려했고 먹고 사는 문제는 예수께서 까마귀비유을 말씀하시며 '다만 그의 나라를 구하라'하신 말씀을 믿음으로 실천하려 했다.

주로 혼자 노동하며 하루하루 보내기에 새벽에 일어나 말씀을 묵상하고 운동하고 그리고 논밭에 나가 일하였다. 그 말씀을 묵상하며 그 속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자하였고 또한 자연속에서 산과 들, 새와 꽃 여러 풀잎들, 돌과 나무들, 농작물을 기르며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자 하였다.

오직 이것에 집중하고자 농사는 성서말씀대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속에서 까마귀처럼 자족하는 수준에 한정하여 지었다. 농사지어 돈벌생각은 아예 하질 않았다. 물론 효소도 만들고 쌀도 팔았지만 나는 가능한 빠졌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주위에서 움직여 저절로 팔렸고 끼니걱정없이 자족할 수 있었다.

처음엔 도시에서 사회운동하다 홀로 떠나오면서 상처도 있고 분노도 있고 사념도 많았다. 때론 그 분노를 약자중 약자인 닭들에게 화풀이 하는 모습도 보였다. 머리가 맑지 못했고,심지어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자본주의적 삶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는지 아무 성과도 목적의식도 조직적 결과나 경제적 실과도 없이 하루하루 홀로 논밭에서 일한다는 것이 무척 낮설었다.

끊임없이 자기존재에대한 질문이 되돌아왔다. '내가 여기서 무얼하고 있지? 내가 왜 여기에 있지? 그리고 도시에 자본주의 한복판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무엇이지?'하며 자기존재이유에 대하여 확인하며 또 확인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사진속에 논에서 새벽부터 해질녁까지 여름동안 폭염과 싸우며 손으로 풀을 멘다. 요즈음 제초제을 뿌리든지 우렁이을 넣든지하여 여름에 논에서 풀메는 사람 거의 없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날마다가 되고 그리고 한해가 되고 십년이 되니 나 자신이 서서히 변하였다. 말씀과 자연과 노동을 통하여 아버지의 마음이 내안에 들어오고 나도 모르게 나를 치유하게 되었다. 돈을 벌지 못하고 권력과 명예에 먼 삶이었지만,새로운 아버지를 통하여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무엇보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진리는 어느 한종교에만 있는것도 산속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현 자본주의는 한 인간이 자유로울 수 있는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존재와 관계의 그물망속에 욕망과 물질을 매개로 가둬놓는다. 그리고 종교도 진보이론도 교리체계 이론체계에 옭아 매여 놓는다.

지금은 모든 것을 놓고서,무에서 재성찰해야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여기에 산속생활은 큰의미가 있다. 당장 산속으로의 존재이전은 아니더라도 일정하게 도시와 산중생활의 교류가 시급한 이유다. 참삶을 위하여!

안태용  azaz0106@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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