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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평화의 선결 조건”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의 213번째 예배행진
편집부 | 승인 2014.07.11 15:59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의 213번째 예배행진이 10일(목) 저녁 7시 30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와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예배로 열렸다.

   
▲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의 213번째 예배행진이 10일(목) 저녁 7시 30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와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예배로 열렸다.ⓒ에큐메니안
‘위장된 평화’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번 예배는 요한계시록 4장에서 9장을 세월호 심판의 묵시로 해석해 예전화해 준비되었다.

정태효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인도로 시작됐으며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의 나래이션, 김수산나, 이재길 전도사의 반주, 한빛교회 성가대의 찬양으로 예배가 꾸며졌다.

중보기도를 맡은 최한솔 간사(성서한국, 가향공동체)는 “생명보다 자본이 우선되었을 때 상처받기 쉬운 존재들이 먼저 희생됨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낮은 자들에게 무거운 짐 지우지 않기를 기도합니다.”라고 기도했다.

   
▲ 중보기도의 시간 맡은 이들이 각자의 기도제목으로 기도하고 있다.(좌측부터)최한솔 간사, 정영훈 집사, 이관택 목사ⓒ에큐메니안
정영훈 집사(평신도대책위, 향린교회)는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나설 때 우리에게 힘과 지혜를 주셔서 이 땅에 민주와 정의, 진리, 생명이 꽃피는 나라를 만들게 하옵소서.”라고 빌었다.

이관택 목사(고난함께)는 “정의 그 자체이신 하나님, 우리를 통하여 이 땅에 정의를 이루소서. 그리하여 수백의 영혼들이 부활의 춤 추는 당신의 나라가 임하게 하소서.”라고 간구했다.

   
▲ 한빛교회 성가대가 찬양을 하고 있다.ⓒ에큐메니안
‘위장된 평화’라는 제목으로 시대의 증언을 한 김형원 목사(하.나.의.교회, 성서한국)는 팍스로마나, 팍스아메리카나와 같이 우리나라(팍스코리아나)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동자, 청소년, 노인 등 수많은 약자들이 고통을 당하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임에도 이익의 카르텔을 형성한 자들은 거짓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위장된 평화의 민낯을 고발했다.

   
▲ '위장된 평화'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는 김형원 목사ⓒ에큐메니안
그는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를 포장한 위장된 평화를 잘 보여준다. 이익과 권력만을 추구하는 자본과 권력의 모습이 세상에 적나라케 드러난 것”이라며 평화의 사도를 부르심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위장된 평화를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참된 평화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야 말씀을 인용해 “불의를 드러내는 것이 정의이다. 즉, 정의가 평화의 선결 조건이다. 정의의 한 축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여 정당히 보응 하는 것이다. 이래야 참된 평화가 세워질 것이다. ‘이 땅에 통치자들의 제일의 사명은 정의를 세우는 일’이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증언했다.

   
▲ 이날 예배에는 200여명의 기독인들이 모였다.ⓒ에큐메니안
마지막으로 그는 “참된 평화를 얻기 위해 예수가 그러했듯 무언가, 누군가의 대가가 요구될 것인데 언젠가 평화를 원치 않는 악한 세력의 발톱 앞에 서게 될 때 기꺼이, 당당히 서서 이 땅에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우리가 되기를 원한다.”고 권면했다.

   
▲ ⓒ에큐메니안
이후 시대의 증언으로 송바울 교우(향린교회)가 이수호 선생의 시 ‘가만있어라’를 낭송했고 박득훈 목사(촛불교회 운영위원장, 새맘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 박득훈 목사의 축도ⓒ에큐메니안
모든 순서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시청 앞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에 방문해 조문을 하기도 했다.

   
▲ 예배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시청앞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서 조의를 표했다.ⓒ에큐메니안
최헌국 목사(촛불교회)는 이번 예배를 끝으로 촛불예배는 한 달간 휴지기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히며 주말마다 진행되는 천만인 서명운동과 촛불모임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가만히 있어라

                                     이수호

그 큰 배가 흔들리며 한쪽으로 기우는데
방송은 움직이지 말고
가만있어라만
반복하고 있었다
의심과 저항은커녕
자율과 자주도 불온으로 배운
열일곱 우리 청소년들
방송 조회 교장 선생님 훈시로 여겨
몸도 가누기 힘든 경사 바닥에
옹기종기 손 마주잡고 엉켜 붙어 있었다
교사들도 그랬다
움직이지 마라 지시대로 따라라 외치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기능은 거세된 채
사랑한다 아이들아
끌어안고 울고만 있었다

오늘도 이 땅 여기저기서
가만있어라 한다

용산참사 유족들도 가만있어라
쌍차 불법 정리해고 노동자도 가만있어라
강정마을 주민들도 가만있어라
밀양 송전탑 주민들도 가만있어라
현대차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도 가만있어라
유성기업 노조 파괴당한 노동자도 가만있어라
철도노조 부당해고 강제전보당한 노동자도 가만있어라
농토에 쌀값까지 뺏긴 농부도 가만있어라
재개발에 밀려난 철거민도 가만있어라
부양의무제 등급제에 불타 죽는 장애인도 가만있어라
불법체류에 쫓기는 노동자도 가만있어라
최저임금이라도 제대로 달라는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도 가만있어라
연수생이란 이름으로 날밤을 세우는 고등학생들도 가만있어라
노동자의 이름도 못 쓰게 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도 가만있어라
아무런 안전대책도 없는 수많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도 가만있어라
가난한 고통에 몰려 번개탄을 피우는 세 모녀도 가만있어라
가만있어라 가만있어라
가만있어라

우리 학교가 자율과 자주를 가르치고
우리 사회가 의심과 저항을 가르쳐야 한다
나라가 나라의 몫을 못하는 나라에서
국민이 스스로 살아남게 하기 위해
이제는 가만있을 수가 없다
아니 가만있지 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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