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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들, 국회 농성중인 가족들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43명 단원고 학생들 1박2일 도보행진 마치고 안산으로 돌아가
도보행진에 동참한 주부, "이들이 우리 사회의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07.16 19:15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안산을 출발한 단원고 학생들이 국회에 도착했다.

   
▲ 단원고 학생들이 영등포구 신길도 우신초교앞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에큐메니안 고수봉
   
▲ 단원고 학생들의 도보행진을 응원하는 시민들ⓒ에큐메니안 고수봉
   
▲ 사람사랑나눔학교 학생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단원고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에큐메니안 고수봉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15일 오후5시경 단원고를 출발해 16일 오전1시경  광명시 청소년수련회관에 도착했다. 전날의 피로로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오전10시50분 2일차 일정을 시작한 학생들은 영등포에 도착해 대안학교 사람사랑나눔학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단원고 학생 총 43명이 도보행진에 참여했다.

   
 
영등포에서 국회까지 마지막 남은 코스를 시작한 학생들은 무리한 일정으로 의료진에게 진찰을 받기도 했지만, 응원을 나온 5백여 명의 시민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도 하며 꿋꿋이 발걸음을 옮겼다.

   
 
영등포에서 아이들의 도보 행진을 맞이하러 나온 구로 지역아동센터 송은주 선생님은 “세월호 참사를 당하고 가족들을 위로하지 못할망정 정부는 가족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단식까지 하게 만들었다. 정부나 나라라고 할 수 없다.”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서명 받고, 촛불을 드는 일 밖에 없었는데,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가족들은 비록 자신들의 아이는 죽었지만 또 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특별법을 요구하고 있다.”며 “참사가 나면 정부는 너무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한다.”고 지적했다.

도보 행진에 참가한 장영옥 씨(주부)는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희생됐는데, 이대로 남으면 다시 묻히고 우리 아이들이 또 다시 그런 세상에서 살게될 것”이라고 참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마을에서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받을 때, 어떤 사람이 ‘평생 먹여 살려달라고 특별법 제정하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언론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국정조사에 대해 답답했다는 장 씨는 “유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특별법을 만들어서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을 먼저 규명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는 우리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사람들은(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 우리 사회의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이며, 하나님이 몸도 망가지고, 정신도 찢어지는 고통을 당하면서 우리에게 경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홍민석 씨도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3백여 명이 죽은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모든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이 아이들에게 더 좋은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모든 국민들이 힘을 합쳐서 문제를 밝히고, 해결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학생들이 특별법 제정, 친구들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나섰지만, 또 다시 어른들에 대한 불신이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특례입학, 보상 등 정치권에서 말하고 있지만 우선순위를 뒤바꿨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천박한 접근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이라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또한 교회에 대해서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많은 교회에서 세월호 현수막을 달았지만, 특별법 서명을 시작하니까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며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가 세월호 가족들의 든든한 그루터기가 되어 주어야 하며, 정부가 응당한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 보도행진에 참여한 단원고 한 여학생의 가방에는 희생된 친구들의 이름표가 붙어있다.ⓒ에큐메니안 고수봉
   
 
여의도 공원에 들어선 학생들은 잠시 휴식을 가진 후, 국회로 마지막 걸음을 옮겼다. 오후3시를 조금 넘겨 도착한 국회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의 도보행진을 격려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노란우산과 손깃발을 든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희생자 가족들도 함께 나와 있었다.

   
▲ 단원고 학생들이 노란 우산을 쓰고 국회앞에 도착했다.ⓒ에큐메니안 고수봉
   
▲ 단원고 학생들이 행진하면서 들고온 작은 깃발을 국회 담장에 붙여놓았다. 깃발에는 희생된 친구에게 "보고 싶다, 지켜봐줘, 진상규명"등의 메시지가 담겨있다.ⓒ에큐메니안 고수봉
국회 앞에 도착한 학생들은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가족들을 향해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응원을 보냈고, 자신들이 쓴 손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친구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도보행진을 벌인 학생들은 ‘Remember 4.16’, ‘잊지 않을게, 사랑해’ 등 문구가 적힌 손깃발을 국회 정문 울타리에 달았고, 모든 일정을 마친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다시 안산으로 돌아갔다.

   
▲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안산으로 떠나는 단원고 학생들을 배웅하고 있다.ⓒ에큐메니안 고수봉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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