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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전쟁 일어나지 않을 보장 없다…종교평화법 제정해야”4대종단 성직자들 기자회견열어 인도성지 ‘땅밟기’ 비판
편집부 | 승인 2014.07.17 13:18

가톨릭, 기독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들이 지난 7월 4일 불교 성지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에서 일부 기독교인들의 이른바 ‘땅밟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법률 제정을 통해 종교간의 공존과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4대종단 성직자들은 17일(목) 오전 11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우리 사회의 화합과 공존을 염원하는 종교인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총무 윤병민 목사가 맡았다.ⓒ에큐메니안
실천불교승가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성직자들은 17일(목) 오전 11시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우리 사회의 화합과 공존을 염원하는 종교인기자회견’을 열어 종교 간에 관용과 배려 그리고 공존의 정신이 실현되는 한국사회를 위해 가칭 종교평화법과 차별금지법이 속히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 스님은 “몇 년 전 출국금지 표지판 앞에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고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를 떠난 23명의 기독교인들 중 결국 2명이 주검으로 돌아온 사건을 기억한다. 이로 인해 한국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일설에는 수백억에 달하는 대가를 치렀다는 말도 전해진다.”며 이러한 행위로 증오심을 사는 기독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 실천불교전국승사회 대표 퇴휴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에큐메니안
그는 “내가 만일 기독교나 천주교 성지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부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한다면 나는 그곳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종교전쟁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 없다.”며 그 동안 쌓아왔던 한국과 세계 곳곳에서 일부 기독교인들의 배타적 종교행위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종교는 본디 평화지향적 이지만 지금껏 인류평화에 위협적인 존재였다는 점을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풍토를 개인의 양심에 맡기기엔 갈등양상이 심각하다. 따라서 종교간의 분쟁을 막고 공존과 평화를 찾기 위해 재방방지책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종교평화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우리사회에서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는 차별금지법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의장 정진우 목사(NCCK인권센터 소장)가 인도성지 땅밟기에 대한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에큐메니안
이에 개신교 정진우 목사는 “이웃종교에게 무례한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목사로서 사죄를 드린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며 “이러한 행위는 예수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이며 기독교 선교 자체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몰지각한 행위가 교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잘못된 관행과 신학을 개혁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박대성 교무가 자신의 염주를 꺼내 보이고 있다. 그는 "천주교 묵주알로 만든 이 염주는 원불교 교리에 맞춰 알을 심고 이슬람을 상징하는 빨간 수술 달았다."며 이 염주같이 종교간 화합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박대성 교무는 천주교 묵주 알로 만든 염주를 내보이며 이웃종교에 대한 마음의 태도를 지니고자 특별히 부탁해 만들게 되었다며 특정 종교를 지닌 종교인이기에 앞서 종교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이 밖에도 혜조스님(불교), 정인성 교무(원불교), 홍성현, 성해용, 서덕석, 나핵집, 정태효, 윤병민, 임승철, 장병기 목사(개신교) 등이 참석했다.

[우리사회의 화합과 공존을 염원하는 종교인 기자회견]

관용과 배려 그리고 공존의 정신이 실현되는 한국사회를 염원합니다.

지난 7월 4일 일부 개신교인들이 불교의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 내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는 일방적 선교행위를 자행한 것에 대해 우리는 참으로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인도 마하보디사원은 한국불교는 물론 전 세계 불교신자들이 성지로 여기는 곳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인류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런 곳에서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절대시하며 성지순례에 참여한 불교신자 및 관광객들에게 선교기도를 벌인 행위에 대해 심대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모든 이들의 신앙적 열정은 충분히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다른 이들의 종교적 신념을 모두 무시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폭력적인 방식의 선교행위는 해당 종교 구성원 그 누구의 공감과 지지조차도 얻을 수 없습니다. 마하보디사원에서 무책임한 선교행위를 한 젊은이들의 행동은 그래서 비판 받아야 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사회 내의 종교 간 공존, 그리고 종교 활동에 매진하는 일반 신자들의 행동양식에 대한 성찰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국사회는 다종교사회입니다. 필연적으로 다양한 종교가 서로 공동해야 하는 사회입니다. 그러난 최근 벌어지는 일보 종교인들의 그릇된 선교행위는 자칫 우리사회의 종교 간 분쟁을 더욱 격화시킬 위험성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종교의 역할은 일상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마음속의 안식과 평화를 찾아주며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를 돌보는 등 그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종교간 갈등과 반목은 시민들이 오히려 종교를 걱정하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일부 개신교인들의 잘못된 선교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에 대한 비판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우리 속에 존재하는 다른 종교에 대한 무시, 배척은 물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 등 무관용의 문화가 만연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사회의 종교 간 평화정착과 사회적 약자ㆍ소수자에 대한 제도적 기반 조성의 계기로도 삼아야 할 것입니다.

종교 간 평화와 사회적 소수자ㆍ약자에 대한 관용의 풍토 조성을 개인의 양심에 전적으로 의존하기에는 우리사회의 갈등 양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가칭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해당기관에 요청합니다.

이미 국회에서는 종교, 인종, 성별, 성적 정체성 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금지한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추진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세력의 반발로 제정이 무산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증오방지법,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개인이 믿는 종교에 대한 차별과 개종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행위, 상대방 종교시설에 대한 테러, 성적ㆍ인종적 소수자에 대한 억압 등의 행위에 대해 처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종교에 대한 차별과 강권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안이 아닌 한국사회의 종교들이 서로의 신념을 존중하고 소통하며 공존해 나갈 수 있는 방안까지도 큰 틀에서 제시하는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요청합니다.

또한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통해 우리사회의 소수자를 존중하는 의식도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종교적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사회에는 성적소수자, 소수 인종, 경제적 약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나와는 ‘다름’을 ‘그릇됨’ ‘잘못됨’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팽배해 있습니다. 이런 사회분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 되었습니다.

다른 이의 삶과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매우 깊은 요구가 됩니다. 더욱이 한 사람의 현재생활과 내세를 규정하는 종교적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행위는 더욱 신중해야 하며 인정과 존중이 없는 상황에서의 선교행위는 자칫 또 다른 차원의 폭력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대방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정신이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교 내에서 일반화되길 기대하며 종교 간 평화와 소통의 단초가 될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의 제도적 기반도 조성되는 계기가 되길 요청합니다. 또한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다양한 권리를 누리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우리사회가 정착되길 기대합니다.

2014년 7월 17일

우리 사회의 화합, 공존을 염원하는 종교인 모임 일동
실천불교전국승가회 /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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