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리는 하늘 보고 핍니다.
땅나리는 땅 보고 핍니다.
사람은 하늘과 땅을 보고 삽니다.
난 하늘 말씀과 땅에 피는 꽃 보고 삽니다.

어제 처음으로 참나리가 꽃을 피웠습니다.
하루에 한 송이 씩 피웁니다.
오늘 주홍빛 점박이 범부채 꽃 피고,
백일기도 하듯 배롱나무 꽃 피어 곱습니다.

무덤가에 가면 피는 꽃이 있습니다.
타래난초 이름으로 부르는 꽃입니다.
실타래처럼 나선형으로 오르며 핍니다.
소녀와 추억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아름답고 앙증맞게 피는 꽃입니다.

세월호 타고 수학여행 갔던 아이들이 하늘로 떠났습니다.
어른들 세운 국가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어머니, 아버지 애타는 가슴과 간절한 소망 뒤로하고 떠났습니다.

타래난초는 아이들 반짝이는 눈동자처럼 무덤가에서 피는 꽃입니다.
어머니 같은 잔디와 함께 타래난초는 꽃 피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꽃으로 찾아온 것처럼 맑고 곱게 피어납니다.

아이들의 꿈과 사랑, 희망의 노래가 푸른 물결 되어 찾아옵니다.
이제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타래난초와 함께 아이들이 품었던 꿈과 노래 잊지 않겠습니다.

김성주 목사(안로교회)  sarama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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