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에 세모녀 동반자살사건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감당할수없는 빚과 생계에 대하여 친척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완전고립차단되었기에 절망하고 동반하여 귀중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아! 어찌 이런 일이 일인당 국민소득 18000불인 선진한국에서 일어난 것일까.

얼마전 페이스북에 산골에 혼자 십년 넘게 살면서 생일축하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산다고하니 전주에 사는 선배누님부부가 케잌들고 산골에와 생일축하해 주셨다.

스스로 나를 돌아본다. 산골에 들어오며 기득권을 다 버리고 왔다고 생각했으나 세모녀분과 견줄때 나는 분명 기득권자다. 아니 기득권에 안주해왔다. 나에겐 부모형제가 있고,인적 넷트웤이 있고 살아온 삶의 자산이 있다. 돈과 권력은 없지만. 기득권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고 유동적일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7.30재보선이후로 새정치연합에 "귀족주의 계파주의"타파가 쟁점이다. 나는 새정치가 이 기득권을 버리기가 매우 어렵다고 본다. 이미 체질화되었고,무엇보다 이 사회전체가 공고한 기득권의 성벽을 쌓고 있는 사회이기때문이다.

진보의 기반이자 주체세력인 노동도 대기업정규직의 성벽은 높기만 하다. 이미 노동자는 하나다가 무너졌다. 몇년전 스님이된 후배도 줄을 잘못서 생고생 뺑뺑이란다. 비우고 버리는 것을 기치로 내건 진리의 도량 종교에서 조차 기득권이 있고,그곳에 줄서는 것이 현실이다.

더나아가 세습문제가 북한정권에만 남한 재벌에만 있는 것이아니다. 대형교회에서도 대기업 노동자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친다. 이젠 기득권을 움켜쥐는 것을 넘어 세습까지하려고 한다. 이런 사회에서 정치인이라고 특별나겠는가! 이미 생계형 정치인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한 마당에.

성서에선 천국잔치에 초청을 기득권자는 스스로 거부한다. 아무 기득권없는 떠돌이들이 잔치주체가 된다(마태22/1-10) 그 기득권자라해도 부자도 권력자도 아니다. 소사러 가고,장가 가고,밭에 나가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저 자기먹고 살기 바빠 천국잔치 초청에 시간을 못내는 것이다. 바로 기득권같지 않은 기득권을 갖고 있는 것이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천국초대를 거부하고 곁길로 새게하는 셈이다.

이 말씀을 지금의 우리사회현실에서 되새겨본다. 그동안 우리는 기득권세력에 반대하고,투쟁하는 운동을 주로 해왔다. 그런데 사회가 변하여,우리도 기득권자가 되었다. 우리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기를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부자나 권력자뿐아니라,평범한 시민 농자 농민 종교인들도 말이다. "기득권 버리기의 사회화"가 정치사회적으로나 운동적으로나 중요한 때가 된것이다. 좀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지만,호세아 예언자처럼"묵은 땅을 갈아 엎어야"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고,감동이 있는 변화의 바람이 사회저변에서부터 불어 올수 있기때문이다.

▲ 상사화

요즈음 시골엔 샘물이 없다. 그런데 샘물의 묘한 이치는 퍼낼수록 잘 샘솟고,물이 좋아진다. 물이 고여있으면 질이 떨어지고 결국엔 썩는다. 기득권도 샘물과 같다고 믿는다. 탐욕과 집착으로 움켜쥐고 있으면,자기도 타자도 죽는다. 지옥이다. 그런데 자꾸 버리면 버릴수록 새로운 기득권이 샘솟고 더불어 천국이다.

저 사진속에 상사화을 보라! 풀잎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지니깐,그걸 밑거름 삼아 새로운 꽃대(새로운 기득권)이 올라와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운다. 버리면 죽으면,이상하게도 더욱더 아름답게 살려지고 부활하는 것이다. 그런데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신앙언어로 은총이라고 하지 않나 싶다.

안태용  azaz0106@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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