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단한 사람들의 일상에 희망의 언어를 들려주는 가수 겸 작곡가 이지상이  단독콘서트를 연다. 2004년 12월 “나는 슬픔에서 왔다” 공연 이후 10년만이다.  이 공연은 최근 발표한 도서 “스파시바, 시베리아”를 출판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정호승 시인, 성공회대 교수로 이루어진 더숲트리오(김창남, 김진업, 박경태), 손병휘, 이정렬로 이루어진 듀엣 인기가수 등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 2010년 여름부터 그는 해마다 시베리아로 떠났다. 블라디에서 하바로, 치타에서 이르쿠츠크로, 모스크바에서 노보시비리스크로, 옴스크에서 이르쿠츠크로. 다섯 번의 여정에는 북경에서 몽골로, 울란우데에서 바이칼로 가는 길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서가 아니라 버스와 기차를 타고 대륙의 국경을 넘는 경험. 땅끝마을에서 경의선을 거쳐 만주로 가든지 초량에서 동해선을 타고 청진, 함흥을 거쳐 연해주로 가든지, 남도의 작은 마을이 대륙으로 가는 출발점이길 꿈꾸는 이지상에게 시베리아 철도 여행은 한층 더 의미가 깊다.

““바이칼이다.”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객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창가로 나와 기찻길 옆 한적한 마을 앞에 펼쳐진 거대한 호수를 바라본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흥분을 진정시키는 이도 있고 자기만의 몸짓으로 눈가를 비비며 새로운 세계를 맞는 이도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수천만 년. 지구상의 헤아릴 수 없는 생명을 잉태하고 키워온 거대한 자연의 어머니가 아닌가. 절로 탄성도 흐르고 눈물이 맺힌다. 기차가 호수를 휘돌아 갈 때마다 나는 태어나기도 전 어머니의 뱃속이 이럴까 싶게 따뜻해진다. …… 나는 오랜 세월을 굽이돌아 비로소 거기에 도착했다.” 도서 “스파시바, 시베리아” p.152 「사흘 밤 나흘 낮 설렘으로 기차를 타다

□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이지상은 자신이하는 장르를 포크가요 대신 '중얼가요'라고 말한다. 속삭이듯 나지막이 부르는 그의 노랫말에는 오선지 밖 세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 이지상은 도서 “스파시바, 시베리아”의 울림과 여운을 이 공연에서 나눌 생각이다. 그리고, 공연장에서는 그동안 발표했던 음반중에서 17곡을 추려낸 음반 “사랑이라는 낯선 이름들”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 이지상은 아픈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낮은 공간을 다니며 그늘진 곳을 글에 담아왔다. 그는 후원 모금회 공연이나 사형제 폐지 국민운동 공연, 대한민국 시노래 축제 등 무언가를 살리자는 모임에서 노래를 불렀고, 지금은 노숙인/교도소 인문학 강연, 성공회대학교 '노래로 보는 한국 사회' 과목 강의를 하고 있다.

□ 공연 일시는 9월 12일(목) 저녁 7시, 장소는 홍대 가톨릭청년회관 CY씨시어터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 문의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02-336-5642) 이종수 010-6224-9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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