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진한 사장은 기장의 정체성으로 교권으로부터 신앙과 신학의 해방, 바리새주의 배격, 자조자립의 교회 등 38총회를 통해 분립할 당시의 선언에 주목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기장 제99회 총회 둘째 날 아침기도회 강연자로 대한기독교서회 서진한 사장이 초청됐다.

23일(수) 오전9시 주제강연에서 서 사장은 “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있으며, 그 위기는 우리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개신교의 위기가 이야기 됐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2040년경이면 개신교 인구가 3,4백만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말을 빌려, “종교가 주는 이미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개신교 이미지는 바닥 수준”이라며, 부흥과 성장, 권력과 부가 중심이 된 개신교 사회적, 도덕적 신뢰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교회의 청장년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며, “젊은 사람이 없는 교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며, 이는 교회가 죽어가는 것”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서진한 사장은 교회의 분열을 지적했다. “한국 개신교에서 장로교의 분열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경이로운 일이다. 몇 개의 경우를 제외하면 신학적, 교리적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며 교회의 분열은 결국 교권과 금권을 지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교회 분열의 결과는 교단 수의 증가로 이어졌고, 신학교의 난립, 무자격 목사를 양산했으며, 한국 사회 지성계가 개신교 성직자를 폄하, 거부하게 만드는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 그는 '진정한 참회'는 존재론적 참회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그에 의하면, 기장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가운데에서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교단의 사회적 활동의 영향력은 미약하고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수의 교회현장과 괴리되어 있으며, 한편으로는 교회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는 점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교단은 한국 개신교의 일반적인 위기에 더하여, 이른바 자기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하며, “1953년 제38총회를 통해 분립한 기장의 정체성은 ‘교회다운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서진한 사장은 총회의 주제처럼 ‘진정한 참회’를 제시했다. 그는 “진정으로 참회할 수 있다면, 위기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진정한 참회여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교회 갱신을 위한 참회는 근본적이어야 하며, ‘윤리적 참회’를 넘어서 윤리적 행위의 원인이 되는 존재에 대한 깊은 참회가 수반되어야 함을 주문했다.

끝으로 그는 “하나님의 선교신학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신학적 인식이지만, 다종교적 상황에서 타종교와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서구와 다른 현실”을 지적하며, “38호헌 총회의 선언대로, 세계교회와 신학적 사고를 나누면서도 자주적인 기초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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