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지구의를 나눠 준 적이 있지
아싸아, 좋아하던 딸아이 탄성이 좋아
진작 사주지 지구 돌리고 놀게, 원성이 오래 남아 
돈 모아 아이들에게 지구의를 돌려준 적이 있지
지구의 함께 돌리다 보면 하느님이 된 것 같았지
푸른 바닷물도 출러덩, 물고기들도 펄떡 튀어 나오는 것 같았지
빙빙 돌리면 둥글게 넘치는 잔칫상 같았지
지구의를 돌려라 중국집 회전식탁처럼
지구를 돌려라 팔 짧은 아이도 음식이 닿게 
지구가 도는 까닭은 누구도 굶지 않는 회전 밥상이 되기 위해서다
아이들아, 지구의를 돌려라 새 지구를
저기, 푸른 식탁이 돌고 있다

필자소개

*김해자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 등단. 시집으로 <무화과는 없다> <축제>, 산문집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등이 있음. 전태일문학상과 백석문학상 수상.

김해자  haij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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