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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177명,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할 것"광화문서 긴급기자회견 열어 朴대통령에 "약속 지키라" 촉구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10.30 16:46

   
▲ 30일 오후2시 신학자들은 177명이 서명한 호소문을 들고,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할 것"을 한국교회와 시민사회에 호소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신학자 177명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한국교회와 사회에 ‘잊혀져가는 세월호를 위해 나설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세월호의 아픔에 참여하는 이 땅의 신학자들(이하 신학자들)’이라고 밝힌 이들은 “세월호 문제에 공감하는 자발적인 신학자들의 모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0일 오후2시 광화문 농성장에 모여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다. 대표로 나선 권진관 교수(성공회대)는 “40년 전 신학자들은 박정희 독재 정권 하에서 민중을 대변하기 위해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했다.”며 “세월호 참사는 전태일 사건처럼 시대의 획을 긋는 사건으로 신학자들은 다시 선언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 땅에 정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가장 약한 자들의 고난을 인정하고, 그 고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기준이 된다.”며 “앞으로 신학자들은 세월호 가족들을 이 시대의 가장 약한 자들로 보고 끝까지 함께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찬희 교수(서울신대)는 한국교회와 사회에 호소의 말을 전했다. 그는 “사회적 이슈에 물러나는 것이 교회의 본연이 아니며, 사회와 삶을 분리한 채 구원을 말하는 것은 사이비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한국교회를 향해 “게토 속에 있지 말고, 사회와 연대하십시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족들, 강도 만난 자들과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그는 시민들에게도 “박근혜 대통령은 호소하는 가족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 버렸다.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며, “독재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연대해야 하며, 저항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화, 생명 존중의 시대가 된다.”고 독려했다.

   
▲ 신학자들의 입장을 전한 권진관 교수(좌)와 한국교회와 사회에 함께할 것을 호소한 박찬희 교수(우).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어 신학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사건이 발생한지 거의 200일이 되었지만, 진상규명을 원하는 유족들의 한 맺힌 절규는 여전하지만, (유족들은)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 여겨지기보다는,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처럼 취급당하며, 오욕의 멍에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한 “사회적 피로감이 크다며 세월호의 비극을 이제 그만 잊자.”고 하지만 “사회를 피로감으로 물들이는 사람들은 사회적 피로감을 운운하며, 과거의 교통사고 정도로 생각하게끔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해가는 비상식적인 세력들”이라고 비판했다.

신학자들은 이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유족들의 여한이 없는 진상규명 약속, 언제든지 방문할 것을 허락한 것 등 유족들과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정치권에는 “세월호 특별법은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이 문제가 진실을 원하는 세력과 진실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갈라지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월호 특별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진상규명을 원하는 유족들의 뜻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앞으로 신학자들은 30일 오후7시 기도회를 시작으로 광화문 농성장을 지키기 위한 활동,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신학적 작업을 통해 한국교회 전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으며, 다른 학문에 있는 지식인들과도 연대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는 박재형(한신대), 신익상(감신대) 박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호소문 전문> 보기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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