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30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가 올해로 30년이 되었습니다. 역사 전체에서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한 세대가 바뀌는 긴 시간입니다. 1984년 전두환 군사 정권 치하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민주화와 평화를 갈망하는 목회자들이 첫걸음을 시작해 30년 한결 같은 뜻으로 걸어왔습니다. 선배들이 놓은 디딤돌을 딛고 여기 서 있습니다. 산과 골짝, 수많은 곡절을 거치면서도 뜻을 이어온 선배들의 노고에 마음 깊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말과 행동, 기도와 실천을 일치시키고자 노력하는 목정평 동역자들께 감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이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케 하신 것은 주님의 은총이라고 믿습니다.

30주년을 맞아 지난 시기를 돌아보고 새롭게 다짐하는 일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심포지엄과 설교집, 역사 자료집 등을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두 차례의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목회자의 사명과 삶을 성찰하고자 했습니다. 정의와 평화의 세상을 향한 염원은 이제 우리가 이어가야 할 사명임을 확인하고 그 열의를 모아내는 모임이었습니다. 소외되고 고난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우리 교회와 목회자들이 서 있어야 할 자리임을 고백합니다.

30주년을 맞으며 함께 활동하는 목정평 목회자들의 삶의 자취가 담겨 있는 설교를 모아 책으로 발간하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살아오신 선배들의 열정을 기억하고, 동료들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의와 평화의 세상을 바라시는 주님의 마음과 주님을 따르려는 목회자들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부분은 사랑으로 채워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설교집을 제작하는데 설교 원고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설교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설교를 통해 주의 말씀이 선포되는 다양한 삶의 현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설교자들은 준비한 설교 원고보다 더 풍성하게 채워지는 신비를 경험합니다. 원고 너머, 청중들과의 교감하는 신비는 독자들께서 채워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말씀을 선포하는 삶의 현장이 다르고, 말씀을 풀어가는 방식도 다르고, 분량도 제각각입니다. 그 다름을 굳이 평균화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책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어서 원고의 분량을 가감하였고 일부는 경어체로 바꾸었습니다. 여러 편을 보내주셨지만 한 편씩만 선택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본연의 호흡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제작 편의상 정의, 평화, 교회로 주제를 분류했을 뿐, 설교자의 의도는 아닙니다. 제작 과정에서 생겨난 부족한 점들은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설교집을 발간하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정진우 목사님이 기획과 편집의 책임을 맡아주셨으며, 강은숙, 정금교, 한석문 목사님이 편집을 함께해주셨고 윤병민, 나지희 목사님이 실무를 도왔습니다. 빠듯한 일정과 비용을 너그럽게 안아주신 출판사에도 지면을 빌어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설교집을 발간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여러 목사님과 교회 그리고 교우들이 계십니다.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헌신해주신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의와 평화,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는 길에 동역자로 살아가는 모든 목회자의 삶을 주님께서 기쁘게 받으시고 동행하여주시리라 믿으며,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 12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박승렬 목사

목차 및 저자

1장 정의 
 영광의 구원과 욕된 구원 / 박덕신 | 예배드린 후의 삶 / 박승렬 | 남의 짐을 지고 / 신동환 | 농업의 미래를 마련하라! / 이세우 | 하나님의 백성과 도리 / 김병균 | 하나님의 일 / 정금교 | 달리다 쿰 / 정진우 | 저주를 넘어서 / 장병기 | 사마리아인이라니 / 전성표 | 역사와 증언 - 목정평 30년을 되돌아보면서 / 차선각 | 예수의 비유에 나타난 농업 이야기 / 곽은득 |벽돌 성전을 헐라 / 이적 |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이근복

2장 평화 
 그대로 한 뒤에야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셨다 / 김종수 | 하나님의 선물 / 이명남 | 복음으로 열리는 평화 / 한석문 | 이 땅에 무섭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 박규용 | 복음의 기쁨 / 김영철 |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 / 홍성국 |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려고 왔다 / 조수현 | 차라리 바나바가 되라 / 현순호 | 가던 길을 멈추고 / 윤병민 | 생명과 평화의 영성, 친구의 신학 / 박삼종 | 샬롬(평화), 잘 사십시오! / 서일웅 | 겉사람 속사람 / 안하원

3장 교회 
 그리스도인의 부족한 2% / 배태진 | 인내하십시오. 그것이 믿음입니다 / 오범석 | 야곱의 기도 / 원용철 | 생명을 살리는 여인들 / 이상호 | 역사의 꿈이 깃든 신앙 / 김희헌 | 복 주시는 하나님 / 이훈삼 | 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 / 박동일 | 평화를 위해 부르심을 받는 교회 / 김영주 | 진실한 그리스도인 / 남재영 | 회복되어야 할 인간 / 백남운 | 십자가를 연습하라 / 김성복 | 하나님의 나라 / 노영우 | 인간 혁명 / 최형묵 | 내가 조상이다 / 이광익 | 운명 바꾸기 / 유원규

본문 중에서

그리스도인이 이어가야 할 사명은 정의와 평화의 세상을 이뤄가는 것입니다

절망과 죽음의 행진에 갇혀 있는 역사에 어떻게 새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

아직도 나 홀로의 구원에 만족합니까? 민족과 사회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동참하며 행동하십시오. 수치스런 구원이 아닌 영광의 구원을 이루십시오. 신앙의 가계가 대를 이으면서 명문가를 이루십시오. 나와 내 후손이 있는 곳 언제 어디에든지 신뢰 정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십시오.   박덕신 목사(수유감리교회 원로목사)

샬롬의 세상은, 힘없는 자들과 약한 자들이 존중받으며,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 가장 중심에 놓이며, 어떤 상황에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도록 서로 배려하며, 강하거나 약한 것이 허물이 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은총 가득한 샬롬을 회복하고, 샬롬을 전하고 이루는 세상을 꿈꾸며 시작합시다. 그렇지 못한 세상을 아파하며 우리 자신이 먼저 샬롬이 됩시다.    서일웅 목사(대구마가교회 은퇴목사)

달리다 쿰! 죽음 속을 헤매는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그런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깨어난 어린 소녀, 그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어 씩씩한 동량으로 커갈 수 있도록 양육하는 그런 사명을 새롭게 자각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

국잭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송전탑 건설 때문에 자신과 땅과 삶의 터전을 빼앗긴 밀양 주민들이 있습니다. 또한 거짓으로 꾸며진 회계 보고서에 의해 자신의 일터를 빼앗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국정원과 현 정권에서 우리의 주권을 강탈당한 피해자입니다. 우리 자신이 피흘리고 쓰러져 있는 피해자이고 동시에 우리가 선한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박승렬 목사(한우리교회)

사람에게서 하나님을 보며 하나님에게서 이웃을 발견하는 사람이 됩시다. 하나님의 일, 곧 사람을 살리고 돌보는 일에 혹 고난이 따르고 희생이 예감되더라도 한번 크게 나아가 봅시다. 안락한 길 대신에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갑시다. 거기 마침내 부활의 새벽이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정금교 목사(누가교회)

정의와 공평과 평화와 생명의 하나님을 외치고 전해야 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하나님이 아니라 맘몬을 숭상하고 바알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이처럼 이 나라의 불의, 부정, 폭력, 바알 숭배를 오히려 좋게 여기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멸망한 유다의 역사는 머지않아 바로 이 땅과 나라와 우리 교회의 역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박규용 목사(한울침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