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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부에만 사는 수원청개구리 깔딱 깔딱 “임진강변 논에서 지금처럼 살고 싶어요”수원청개구리 서식지와 개발
노현기(파주환경운동연합 임진강생태보전국장) | 승인 2014.12.11 14:25

수원청개구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세상에~ 직립 보행을 하는 동물이 아닌 개구리가 앞발로 모포기를 잡고 서서 노래를 하다니. 파주환경운동연합 일을 하면서 2012년 실물로도 소리로도 수원청개구리를 만날 수 있었다. 청개구리가 양서류계의 대표 미인인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 수원청개구리는 외형적으로 거의 구분이 가질 않는다. 

수원청개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 중부지역에만 사는 한국 고유종이다. 일본인 학자가 수원을 지나다가 모포기를 잡고 노래를 하는 청개구리를 발견했는데 청개구리와는 노래 소리가 달랐다. ‘소리가 다르면 암컷들이 오지를 않을텐데?’ 이상하게 생각한 이 학자가 DNA를 분석한 결과 완전히 다른 종으로 밝혀져 ‘수원청개구리’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수원에는 수원청개구리가 없다고 봐야한다. 몇 개체 발견된 것이 언론에 보도됐지만 수원청개구리가 안정적으로 짝짓기를 하고 세대를 이어갈 만한 안정적인 서식지(하천유역의 넓은 논)가 사라졌기 때문에 의미있는 개체군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 모포기를 잡고 노래하는 수원청개구리 (사진 ㅣ 파주환경운동연합 김은영)
그런 귀한 녀석이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야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으로 등재됐다. 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그간 ‘자료부족’으로 돼 있었던 수원청개구리를 올해 적색목록집에 ‘위기(EN)’ 등급으로 올렸다. 우리나라 학자가 아닌 프랑스인으로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마엘 볼체라는 학생의 노력으로 IUCN에서 인정을 받았으니 한국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다.

한편 최근 생명다양성재단에서는 <멸종위기종 수원청개구리(Hyla suweonensis)의 보전계획을 위한 개체군 분포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출처 ㅣ 생명다양성재단 보고서
생명다양성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서식지중 가장 큰 개체군을 이루는 서식지는 아산·평택 권역이고 두 번째 큰 개체군은 파주지역이었다. 그런데 생명다양성재단의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서식지로는 파주의 월롱, 봉암, 마정리, 사목리와 갈현, 송촌, 오도리에 걸쳐 살고 있는 파주개체군을 꼽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개체군이 ‣가장 넓은 면적에 분포돼 있고 ‣인공습지인 논이 아닌 자연습지 환경을 제공하는 DMZ에 접해있으며, 북한의 개체군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파주의 서식지가 파괴되면 수원청개구리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멸종될 수도 있으며, 재군집을 이루게 할 기반으로 사용될만한 대체 개체군이 없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생명다양성재단의 보고서에서 우려하고 있는 대로 파주 지역의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는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절멸 위기에 처해있다. 우선 생명다양성재단의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서식지로 꼽고 있는 마정․사목리 논은 최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추진하고 있는 <임진강 거곡․마정지구 하천정비사업> 때문이다. 임진강 마정지구(마정, 사목리)에서 하천변 논을 파낸 흙을 사목리와 마정리 광활한 논에 3~4미터 높이로 쌓게 된다. 거곡지구의 준설토는 민간인 통제구역안인 일반적으로는 독수리월동지로 잘 알려진 장단반도에 쌓겠다고 한다. 장단반도의 논은 야간출입을 할 수 없는 곳이라 수원청개구리를 비롯해 야간에 조사해야하는 생명들은 조사조차 할 수 없는 곳인데 올 2014년 거곡리 농민의 도움으로 수원청개구리 서식을 확인한 곳이다. 국토청은 그곳 거곡리 하천변의 논과 초지를 준설해서 장단반도 논에 쌓겠다고 한다. 그곳은 친환경농사를 지어 파주와 광명에 학교급식으로 납품하는 친환경급식쌀 생산지이다. 더구나 준설토를 쌓는 곳은 환경영향평가서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월롱, 봉암, 내포리로 이어지는 문산천변 논으로는 <서울문산간 민자고속도로>가 예정되어 있고 일부는 <장문LNG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이고, 그 외 다른 도로공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문산간 민자고속도로>는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이 새빨간 거짓이었다. 1월17일~19일 즉 한 겨울에 분류군 전체를 조사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경악할만하다. “양서류는 난괴와 올챙이를 조사했으며~”라든지, 곤충조사를 위해 잠자리채를 갖고 풀숲을 쓸어 잡는 스위핑 트랩을 하고 야간에 유인등 채집을 했다는 둥의 조사보고서를 냈다. 그런데도 이런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부는 민자고속도로를 사실상 승인했다. 송촌, 월롱(위전리-도내리) 구간으로는 <수도권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통과한다. 그것도 월롱의 위전리, 도내리 벌판은 넓은 농경지의 정가운데를 통과하도록 계획돼 있다.   

단언컨대 이 같은 현실은 수원청개구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아산평택권도 같은 현실일 것으로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 중부지역에만 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중요한 생물종의 서식지가 제대로 된 조사조차 없이 절멸될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것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국가가 나서서 하는 짓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쌀을 생산하는 말하자면 ‘국민들의 밥상’인 논을 대하는 한국 정부와 개발업자들의 태도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양서류에 대한 짧은 지식을 동원해보자면 수원청개구리는 아직까지 논 이외에 다른 곳에 산란하는 것이 발견된 일이 없다. 개체 간 격리가 심해서 넓은 농경지에서 이쪽 논에서 세 마리, 저쪽 논에서 두 마리… 뭐 그런 식으로 노래를 한다. 개구리들의 노래는 수컷만 부르고 쉬고 있는 수컷, 노래하지 않는 암컷을 감안하면 확인된 숫자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 많은 숫자가 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떼창을 하는 청개구리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또 낮에는 논 사이의 수로나 나무에서 쉬면서 은신한다. 번식기가 지나고 나면 대개는 꽤 멀리까지 있는 산으로 이동하는 청개구리와 달리 수원청개구리는 비번식기에도 논에 사는 것으로 보인다. 논은 넓어야 하기에 큰 하천의 하구유역에 분포한다. 이런 특성이 대규모 개발지에서 금개구리나 맹꽁이가 발견됐을 때 늘 하는 ‘대체서식지’를 대안으로 세울 수 없다. 그냥 지금 수원청개구리가 살고 있는 논을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토부와 개발업체들은 논은 별다른 생명이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환경영향평가서가 엉터리이지만 개발지역이 논일 경우 별다른 생명이 없을 것을 전제하고 엉터리보고서는 내기 일쑤다.
개구리는 둘째 치고 최소 국민들의 ‘밥상’으로서의 대우도 없다. 오로지 땅값이 싸서 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순진한 농민들은 반발을 해도 쉽게 누를 수 있어 더욱 좋은 개발지이다. 그야말로 약간의 개발비, 혹은 매립비를 투자하여 땅값을 수 십~ 수 백 배로 뻥튀기 할 수 아주 좋은 투기용 땅일 뿐이다.

올해 10월 우리나라 평창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또 올해 각 나라의 생물주권을 인정하는 나고야의정서가 정식 발효된 해이기도 하다. 평창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한국의 수원청개구리도 중요한 주인공인 셈이다. 그런데 그 서식지들은 지금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힘겹게 “깔딱, 깔딱”하고 있다.  

노현기(파주환경운동연합 임진강생태보전국장)  hyunki0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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