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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해고자, 다시 70미터 굴뚝으로"26번째 희생자…해고자들 상황 이미 임계점 넘겨"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12.16 11:35

굴뚝에서 고압송전탑으로, 매서운 추위가 몰아친 13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다시 70여미터의 굴뚝에 올랐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은 새벽 4시쯤 평택공장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고공농성만 3번째, 두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13일은 쌍용차 해고자 박 모씨가 26번째로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하다.

   
▲ 70미터 높이의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한 쌍용자동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좌)과 김정욱 사무국장(우). (사진: 쌍용자동차지부)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3일째 되는 지난 15일, 이창근 실장을 통해 고공농성을 시작한 경위와 심경, 당부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실장은 “아침 7시 평택지역 기온이 영하4도라고 하지만 70미터 굴뚝이라 기온은 좀 더 낮은 것 같다.”며 담담하게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꽤나 거세 보였다. 그러면서 “준비를 잘해서 올라왔기 때문에 버티는 것은 문제없을 것”이라며 의연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70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고 전했다. 일반 사람들이 느끼기에 70미터는 매우 높고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는 “공장 안의 동료들과 거리가 불과 70미터”라며 쌍용차 해고 사태에 동료들이 함께해 줄 것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이 실장은 의연하고 담담하게 고공농성의 소식을 전하지만, “우리의 강함을 보여주거나 우리가 얼마나 결단 있는 사람인지 보여주기 위해 올라온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쌍용차 해고자들이 매우 연약한 사람들이며,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26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것처럼 해고자들의 상황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소박한 바람은 6년 동안 한결같다. 해고자 복직과 관련해서 사측이 전향적인 입장, 즉 대화와 교섭에 응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6년을 이끌어온 쌍용차 문제로 인해 갈등과 대립을 빚어온 공장 동료들에게 “다시 한 번 저희에게 손을 내밀어 주길 정중하고 간절하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 지난 13일 새벽4시경, 벼랑에 내몰린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은 평택공장 안 70미터 높이의 굴뚝에 올랐다. (사진: 쌍용자동차지부)

오직 ‘교섭’을 요구하며 6년을 버텨온 쌍용차 해고자들에게 대법원은 지난 달 13일 고등법원의 ‘해고 무효’ 판결을 뒤집어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낸 바 있다. 이창근 실장과 김정욱 국장이 고공농성을 시작한 것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던 쌍용차 문제에 대법원이 찬물을 끼얹었던 탓도 크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노동문제,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대법원이 지금까지 내놓은 판결이 사회를 더욱 아픔과 고통으로 밀어 넣는 구실을 하고 있다.”며 “대법원의 근본적이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고통과 아픔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6년 동안 쌍용차 해고자들에게 보여줬던 기독교인들의 사랑과 배려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쌍용차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 도와주시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당부를 전했다.

한편, 쌍용차 사측은 15일 “평택공장에 불법으로 무단 침입해 벌이고 있는 비상식적이며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불법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원칙적이며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1월 대법원 판결로 쌍용차와 관련한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 졌고, 2009년 당시 인력구조조정이 법적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졌음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모든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창근 실장과 김정욱 국장은 ‘교섭’에 대한 쌍용차의 전향적인 모습이 보이기 전까지는 절대 내려올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벼랑으로 몰린 해고자들이 선택한 고공농성, 사측은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 교섭 단절 등으로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몰았고, 대법원의 비상식적인 판결은 최후로 선택한 고공농성마저 ‘법’으로 단죄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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