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흔히 마그니피캇(Magnificat)이라 불리는 마리아의 노래입니다. 누가복음에는 특히 노래가 많습니다. 찬양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중에 예수께서 오셨습니다. 엘리사벳 노래(눅1:42-45), 사가랴의 노래(눅1:67-79), 그리고 마리아의 노래.... 누가복음 1장에만 세 개 노래가 연달아 나옵니다. 누가복음 2장에 다시 두 개 노래가 나옵니다. 성탄의 밤하늘에 울려퍼진 천사의 합창(눅2:13-14)과 평생 메시아를 기다려온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안고 부른 찬송(눅 2:28-32)이 그것입니다. 마태와 마가 복음서에서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선포로 시작되지만 누가복음은 노래로 시작됩니다. 마리아의 노래, 노랫말은 ‘하나님께서 오만한 권세자는 흩으시고 비천한 자를 높이시며 부자는 빈손으로 보내고 주린 자는 배불리신다! 그런 메시아의 나라가 온다’ 입니다. 놀라운 내용입니다. 혁명적입니다. ‘조신한 마리아 상’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내용입니다. 마리아 노래는 하나님 나라, 새 시대를 갈망하는 민초의 노래입니다. 제정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는 이 노래에는 '혁명의 세균'이 들어 있다며 금기시 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하나님 나라 복음은 ‘가루 서말 속 누룩’(마13:33)과 같은 누룩곰팡이, 생균(生菌)입니다. 지금은 물신주의 우상 숭배하는 시대, 정치권력, 시장권력이 하나님 두려운 줄 모르고 ‘갑의 횡포’와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최근 세상의 모 항공사 회장 딸인 부사장의 ‘갑질 횡포’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은 이 시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을’의 눈물을 닦아줄 ‘그 분’이 오십니다. 세상이 온통 불의로 가득한 것 같지만 공의의 하나님 나라가 온다는 사실이 희망입니다. 마리아는 오시는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고 노래했습니다. 우리도 그 소망으로 노래하는 대림절 되길 바랍니다. 본문을 통해 주시는 메시지입니다.

1. 새 시대 희망을 노래하라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눅1:30)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예수 탄생의 수태고지(受胎告知)를 받은  마리아, 너무 놀랐고 무서웠습니다. 처녀 잉태는 율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감수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더구나 시대 상황도 힘들었습니다. 전쟁통이었습니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평화의 깃발 휘날리며 전쟁과 침략을 일삼았습니다. 시저(Caesar) 사후 삼두정치 시대 세 주역 중 한 사람이었던 옥타비아누스가 다른 정적들을 죽이고 권력을 잡고 스스로 황제가 됩니다. 그가 바로 아우구스투스입니다. 그는 전쟁과 폭압과 수탈을 자행했습니다. 민초들의 삶은 피폐했습니다. 마리아는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유대 달동네 나사렛에서 살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마리아가 노래를 했습니다. 배부른 자의 여흥의 노래가 아닙니다. 고난 속에서 새 시대 갈망과 기다림의 노래입니다. 새벽을 기다리는 노래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합니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눅1:35, 37) 마리아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이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1:36) 하나님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순종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어나 노래 불렀습니다. 해방과 초월의 믿음과 소망의 노래였습니다. 전쟁의 소문, 요란한 세상이었지만 마리아는 도래하는 메시아 나라를 보고 노래했습니다. 예언자 이사야도 전쟁통 세상에서 새 시대의 도래를 노래했습니다. 예레미야도 절망적 상황에서 울면서 노래했습니다. 그것이 예레미야 애가입니다.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 내 마음이 그것을 기억하고 내가 낙심이 되오나 이것을 내가 내 마음에 담아 두었더니 그것이 오히려 내 소망이 되었사옴은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여호와는 나의 기업이시니 그러므로 내가 그를 바라리라 하도다 기다리는 자들에게나 구하는 영혼들에게 여호와는 선하시도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애3:19-26) 성도 여러분, 밤이 깊지만 새벽이 옵니다. 분단의 벽이 높지만 통일은 곧 옵니다. 전쟁통 세상이지만 찬란 새아침, 평화의 아침이 밝아 옵니다. 우리도 일어나 노래합시다. 마리아처럼 노래 부를 때입니다. 우리가 함께 ‘마리아의 노래’를 부를 때 그날은 속히 올 것입니다. 

2. 해방의 승전가를 부르라

마리아의 노래는 승전가입니다. 성경에는 많은 승전가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 영웅의 승전가가 아닙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하나님의 힘으로 승리했다는 믿음의 노래입니다. 강대국 이집트의 종살이로 신음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바로의 군대의 추격을 따돌리고 홍해를 건넌 후 그런 승전가를 불렀습니다. 출15장 모세의 노래와 미리암의 노래가 그것입니다. 모세와 미리암의 영웅담을 노래하는 승전가 아닙니다. 도무지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임마누엘의 은총으로 이겼다는 하나님 찬양의 승전가입니다. 미리암의 노래 한 구절입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찬송하라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고 그 탄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출15:21) 히브리어 미리암의 헬라식 표기가 마리아라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다윗도 그런 승전가를 노래했습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요새시오 나를 건지시는 이시오 나의 하나님이시오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오 나의 방패시오 나의 구원의 뿔이시오 나의 산성이시로다”(시18:1-2) 다윗은 별명은 ‘이스라엘의 노래 잘하는 자’였습니다. 그는 앉으나 서나 노래했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평안이나 곤경 중에 있을 때 노래했습니다. 비천할 때나 존귀할 때나 노래했습니다. 다윗은 누가 봐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싸움에서 이깁니다. 블레셋 거인 장수 골리앗을 이기고 사울을 이깁니다. 하나님의 힘으로 이겼다는 감격을 노래를 했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세상을 이기는 자입니다. 그 감격과 은혜를 노래하는 자입니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8:31, 35, 37) 바울의 고백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도 그렇게 제국을 이겼습니다. 마리아의 노래도 그런 승전가입니다. 성도 여러분, 세상에서 ‘여호와를 말미암아’ 이김의 승전가를 부르는 믿음의 사람 되시길 바랍니다. 세상 권세와 위력 앞에 쫄지 마십시오. 아우구스투스의 권세 두려워하지 말고 아기 예수께 경배하십시오. 예수 이름으로 승리하는 용사되시길 바랍니다.

3. 질그릇의 보배, 은혜를 노래하라

마리아의 노래는 은혜의 송가입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마리아의 노래 첫 구절입니다. 마리아는 하나님 앞에서 비천한 여종을 자처합니다. 자기 비움입니다. 그 비움의 자리에 아기 예수를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리아에게 아기 예수 잉태는 비움(케노시스)과 채움(플레로마)의 은혜체험의 신비였습니다. 바울도 그 신비를 체험합니다. 그것은 자기 약함을 깨달은 후였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니라”(고후12:10)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4:7-11)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정 자기 약함과 하나님의 강하심을 깨달을 때 은혜의 파도가 밀려옵니다. 마리아처럼 은혜의 송가를 부를 수 있습니다. 부서지기 쉬운 질그릇, 그 속에 보배 예수를 담고 살 때, 세상에서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고 박해를 받아도 거꾸러지거나 망하지 않는 생명의 신비가 있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마리아처럼 하나님 앞에 비천한 종(여종)으로 서십시오. 바울처럼 질그릇임을 고백하십시오. 그 때, ‘의외의 기쁨’ 은혜의 송가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 질그릇은 정결해야 합니다. 마리아는 가장 정결한 질그릇이었습니다. 거기 보배이신 아기 예수가 잉태되었던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대림절입니다. 질그릇을 정결케 하는 계절입니다. 그 질그릇에 보배 예수를 모시는 때입니다. 그러면 사방으로 욱여 싸여도 싸이지 않고 거꾸러뜨림 당하여도 거꾸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은총을 노래하는 믿음의 사람 되시길 기원합니다.

정상시 목사  anminlove198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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