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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만디빨레의 캠프<이옥희 선교사의 달릿 이야기 4>
이옥희 선교사 | 승인 2014.12.23 11:43

두 시간이면 족히 올 수 있는 거리를 네 다섯 시간이나 걸려 왔고 오는 동안 더위와 차멀미에 시달려 의료캠프를 시작하기도 전에 멤버들은 녹초가 되어버렸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도 만만하지 않았다. 교회건물이 단칸짜리 판잣집이었고 손바닥만 한 마당이 바로 도로로 이어져서 천막 칠 공간이 없었다. 인구 5만 명에 크리스챤 23명이 사는 작은 읍 쏘만디빨레에서 의료캠프는 힘들게 시작되었다.

오후 2시경에 겨우 캠프를 열었다. 4시경이 되자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물밀 듯이 밀려와 접수처에서 대소동이 벌어졌다. 힘이 센 사람들이 번호표를 먼저 받으려고 세치기와 밀치기를 해서 앞 사람들이 넘어지면 안내자들이 안간힘을 다해 넘어지는 사람들을 붙잡고 씨름하는 와중에서 천막이 자주 흔들렸다. 움직임에 예민한 치과 파트가 진료를 중단하였고 다른 부서도 우려를 표명하였다. 접수부가 접수를 포기하자 사람들이 떼거리로 천막 안으로 들어왔고 천막 밖에서는 번호표를 빼앗으려고 서로 밀치며 싸웠다. 번호표 발행이 중단되었다는 소문이 퍼져 사람들의 소동이 시작되는 참이었다.
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캠프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까스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비타민과 구충제, 파스 등을 나누어 주려고 했으나 그 지역을 자주 방문하여 얼굴 마담이 된 내 말도 통하지 않았다. 모두들 막무가내로 번호표를 요구하였다. 나로서는 그들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서 현지 교우들과 그 지역에서 시무하시는 라비목사를 불러서 일체를 위임하였다. 그들은 짐을 들고 더 멀리로 갔다.

   
▲ 수다빨레마을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속에서 전도집회를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저녁집회를 염려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폭동이 일어나고 사람이 다치게 될 경우를 생각하며 집회를 하지 않는 쪽으로 사람들의 뜻이 모아지고 있었다. 부정적인 무드에 당혹한 나는 현지 목회자의 의견을 듣자고 제안하였다.

현지인 목회자가 사람들에게 쫓겨서 의료품을 제대로 나누어주지 못하고 간신히 돌아왔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전도 집회를 강행할 경우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할 거라며 난색이었다. 천막 안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누구도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나는 순간 내가 인도에 와 있는 이유와 의료 팀 멤버들이 시간과 물질을 바치며 온 이유를 생각하였다. 그리고 오늘 전도 집회를 하지 않고 돌아갈 경우 나 자신을 비롯한 모두가 평생 동안 그 집회 건에 대하여 후회를 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받았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위험 속으로 초대할 수는 없었다. 모두에게 기도를 제안하였다.

“위급 상황을 인정하면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먼저 물읍시다. 기도합시다.”
모두들 통성으로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다. 기도가 끝난 후에 바로 “저는 지금 까지 복음 때문에 한 번도 고난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오늘 한 번 돌에 맞아보고 싶습니다. 돌에 맞는 영광을 받고 싶습니다. “라고 고백을 하였다. 얼어붙었던 사람들의 가슴이 녹아져 있었다. 하나님의 성령께서 기도하는 중에 일행 모두를 터치하셔서 모두가 평정을 회복하였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회 준비를 하게 되었다.

집회에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였다. 의료 캠프 때 소동을 부렸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근심하는 마음으로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출입구에 서서 기둥을 붙잡고 계속 중보기도를 드렸다. 크리스챤이 거의 없어서 찬양이나 율동이 쉽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와 춤 등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문제는 메시지를 선포하는 시간이었다. 만약에 설교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서 자리에서 일어서면 어린이들이 우르르 따라 일어서면서 집회가 어수선해지고 엉망이 되기 쉽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우려와는 다르게 어린이들이 집중을 잘 하였고 거칠게 굴며 천막 안을 오가던 청년들마저도 말씀에 사로잡혔다. 전도 집회가 무사히 끝난 감동이 어느 때보다 컸다.

   
▲ 쏘만디빨레의 마니
치유기도회 시간이 되어서 병자들과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초청하였다. 그들은 열망하였고 자진해서 무릎을 꿇었다. 하나님을 모르는 그들의 손을 잡고 기도할 때 뜨거운 눈물이 솟구쳤고 그들의 병고와 질고를 대신 짊어지고 싶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 생명까지도 아낌없이 주고 싶었다. 내가 죽어서 그들의 모든 것이 해결 된다면 죽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들도 눈물을 흘리며 함께 간구하였다. 기도회 시간에 한 사람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참여를 하였다. 어떤 분들은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기도를 받게 만들었고 심지어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요청하였다.
집회는 밤 9시가 넘어서 끝이 났고 우리는 그들의 배웅을 받으며 카다파로 출발하였다.

내 가 탄 차는 새벽 1시 넘어서 숙소에 도착하였고 나머지 차들은 2시와 3시 사이에 도착하였다. 피곤하였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감동이 우리 안에 강물처럼 넘쳐흘렀고 모두들 하나님 품 안에 있었다.
멤버들은 다음 날에 쓸 약속 처방을 만들기 위해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덜덜거리는 승합차를 타고 새로운 마을을 향해 떠나는 모두의 얼굴이 빛나고 아름다웠다.

이옥희 선교사  yiso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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