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수능이 물수능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바로 그 ‘물수능’이라는 말에 얼마나 많은 논리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지 모르고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일단 문이과를 합치면 이번 수능 만점자는 29명, 지난 해 수능 만점자는 33명이다. 물론 지난 해 수능 만점자 중에서 자연계 만점자는 1명인데, 이번 자연계 만점자는 21명이다. 다시 말해서 올해 인문계 만점자 수가 현저하게 줄었고, 자연계 만점자가 많았다는 통계이다.(표1 참조)
표1) 수능 만점자 비교
| 2015 수능 | 2014 수능 | |
| 수능 만점자 | 29명 | 33명 |
| 인문계 | 8명 | 32명 |
| 자연계 | 21명 | 1명 |
최상위 학생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수능이 자연계는 쉽고 인문계는 어려웠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 수능을 너도나도 ‘물수능’이라고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최상위 권의 미세한 격차를 누가 원하는가를 봐야한다. 소위 말하는 변별력이 최상위권 안에 있어야 한다면 그 혜택은 누구에게로 돌아갈까?
아마도 사교육의 온힘을 쏟는 사람들, 그래서 바로 그 한 문제 더 맞으려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감당하고 있는 이들일 것이다.
지금 학교는 입시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가지 모색을 하고 고민을 하고 있다. 물론 입시라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대부분의 수업과 행정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 속에서도 많은 선생님들은 다양한 수업을 시도한다. 진로를 모색해서 학생 개개인의 꿈을 키워주기도 하고, 입시위주의 교육 현실 속에서도 인성교육을 통해 누구나 수업에 참여하는 교실을 만들어 보려고 교육 방법을 연구한다.
왜 학교와 교사는 이런 고민과 시도를 할까?
소위 말하는 상위권, 좋은 대학에 관심이 없고, 가슴 아프게도 자신의 꿈을 일찌감치 접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을 위해서다. 그 친구들은 찍어서 수능을 보나, 공부를 해서 수능을 보나 그 점수가 비슷하고 갈 수 있는 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입시위주의 수업에서는 무기력하게 엎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수능 만점자가 줄었음에도, 수학이 쉬워서 억울한 소수가 나오면 안 된다는 논리, 최상위권 학생을 위해서 수능을, 수능 수학을 어렵게 내야한다는 여론몰이는 참 불편하다.
수능의 출제방식을 개선하는 것이야 연구해서 좋은 방법을 찾아내면 좋을 일이지만, 그렇다고 최상위권의 학생을 위한 개선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학교와 교실은 붕괴되어 가고 있고, 그 현실을 어떻게 해서라도 극복해 보려는 대다수 많은 선생님들의 수업노력을 허무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선발을 목적으로 하는 입시 제도에 목숨을 걸도록 자꾸 유도하고 그 경쟁의 서열에 앞서 있는 사람을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서야 되겠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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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일어나는 교육, 뿌옇게라도 보이는 그 길을, 지치지 말고,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교사와 학생, 그리고 부모이면서 학부모인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할 길임을 다짐해 본다.
이원표 목사(수원영생고등학교 교목) lwp4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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