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통일대축전이 여느해와 다르게 성대하게 열렸다.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이 기쁘게 환영할 경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기왕이면 북의 손님들이 모든 시민의 손님이었으면 더 좋지않았을까?
TV뉴스를 통해서나 만나게된 북의 손님들을
시민들은 '그들만의 손님'으로 여기지는 않았을까?

물론 훼방꾼들이 잔치에 재뿌리지 못하게 하고자하는 노력이야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안타까왔던 몇 장면들도 있었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축구경기와 함께 열렸다.
일반 시민들과 북의 손님들이 함께 한 단 두번의 자리였다.
시민들은 남과 북 모두를 열렬히 환영하고 응원했고, 즐거워했다.

축구경기가 끝난 후...
우리에게 익숙한 사회자는 북의 손님들을 향해
"반갑습니다~  통일합시다~"를 연호하도록 유도했다.
시민들은 흔쾌히 따라 외쳤다.

그러나 그 순간 북의 손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기 시작하였다.
잠시 후 손님들이 앉았던 스텐드는 빈자리만 남은 채였다.
손님들의 자리가 텅 빈 경기장에서 사회자는 또 외쳤다.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동포 여러분,  우리 통일합시다~"

폐막식은 손님들이 퇴장한 지 벌써 20여분이 더 지난 후에도
사회자는 몇번이고 더 외치라 한다.
"동포 여러분,  다시 만납시다~"
시민들은 혹여나 들릴까 더 큰 소리로 따라 외쳤다.

첫술에 배부를수는 없겠다.
그러나 잠시나마 시민들과 함께 할수는 없었을까?
아니 적어도 빈자리를 향해 공허한 외침을 강요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통일운동을 지지하고 감싸주었던 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소산  imjon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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