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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조업 다 포기했지만 이주조차 할 수 없어"29일 핵그련 회원, 경주 월성 방문해 기도회 및 주민 만나
고수봉 기자 | 승인 2015.01.30 08:21

   
▲ 핵그련 회원들은 월성원전 정문에서 '월성1호 폐쇄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했다. ⓒ에큐메니안
지난 29일(목) 오후2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이하 핵그련)’ 소속 회원들이 월성 원자력 발전소를 찾았다. 수명이 다한 월성1호기의 폐쇄를 촉구하는 기도회를 진행하기 위한 것.

월성1호기는 1983년 가동을 시작해 30년 수명을 다 채운 노후 원전으로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10년 동안 더 가동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계속운전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내달 12일로 미뤄진 상태이다. 지역 주민들은 월성1호기 폐쇄를 촉구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장병기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에서 기도를 맡은 안홍택 목사(고기교회, 핵그련 교회위원회 위원장)는 “원전사고에는 희망도, 사랑도, 믿음도 있을 수 없는 어두움과 죽음”이라며 “후쿠시마는 맘몬 앞에 무릎 꿇는 인류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묵시적 사건”이라고 고백했다.

핵그련은 성명서에서 “노후 원전 재가동이 경제적이라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박이 계속되고 있으며, 비슷한 유형의 원전 캐나다 젠틸리 2호기가 수명 연장으로 4조원의 비용이 필요해 연장을 포기한 사례를 보면 주장에 어패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핵그련은 “경제성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정성과 우리의 생명”이라며, “원전 재가동에 따른 안정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며, 중수로 형태인 월성1호기에서 방출되는 삼중수소의 위험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주변 지역의 주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갑상선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52회의 크고 작은 사고 발생, 부품 납품비리 등 월성1호기 재가동은 성공 가능성 없는 위험부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 월성원전 인접지역의 주민의 상황을 전하고 있는 김승환 씨, 그는 "안전하다면 되도록 지역에서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그러나 땅을 살 사람도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에큐메니안
예배를 마친 핵그련 회원들은 월성원전에 인접해 있는 나아리와 나산리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월성원전 인전주민 이주대책위원회(이하 이주대책위)’를 만들어 월성1호기의 폐쇄 및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주대책위 김승환(66) 씨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위험 의식이 높아지자 지역을 찾는 사람이 없어졌다”며 처음부터 ‘월성1호기 폐쇄’를 위해서 모인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원자력 발전소가 생기면 지역이 발전될 것이라 생각하고 건설 당시 강제수용으로 논과 밭, 바다까지 다 내줬지만 살수 없는 곳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안전상의 문제로 마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가 없다. 원전에 대한 위험의식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아무도 원전 주변의 땅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수원 직원들조차 원전 인근에 마련된 사택에서 살지 않는다는 것,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원안위에 대한 불신과 인근 지역에 대한 안전성에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 29일 핵그련이 월성을 찾은 날에도 '월성1호' 재가동을 반대하는 동경주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에큐메니안
“월성1호기 가동이 중단된 이후 그나마 당사선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박호보(70) 씨는 “원전을 지을 때마다 (제한구역 경계거리)914미터 밖으로 쫓겨났다. 농지도 없고, 조업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3차 산업을 해야 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아 그마저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민간환경감시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인접 지역 주민 체내에는 경주시내와 비교해 삼중수소 농도가 2,3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그는 “국가경제를 위해서 1호기를 재가동해야 한다면 인접 주민이라도 이주를 시켜달라는 것”이라며, 매입자가 없어 재산권 행사 자체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민 이주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나아리에 살고 있는 김진일(66) 씨는 “월성에서 만든 전기를 전 국민이 사용하고, 경제활동으로 혜택을 받는다. 왜 우리는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며 “밀양, 청도에 송전탑 문제가 있지만 발전소 인근 지역의 높은 산에는 전부 철탑이 있어도 말 한마디 못했다. 이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현장에서 봐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주민들은 “몇 십 년씩 산 지역을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람이 살기에 안전하다는 확신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한 주민은 “원안위가 이 지역을 안전하다고 하는데, 가족들까지 다 데려와서 이곳에서 산다면 그 말을 믿겠다”며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지역이 살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 농성천막이 원자력 홍보관 앞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원안위 심의가 있는 내달 12일까지 매일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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