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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연대 청소노동자, 35일째 농성중학교 측은 13일까지 퇴거 요청, 법적 조치 운운
고수봉 기자 | 승인 2015.02.17 14:34

   
▲ 전국여성노조조합원 인천지부 연세대국제캠퍼스 기숙사미화원분회 소속 해고노동자들이 연세대(신촌) 정문 앞에서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최근 숭실대 청소노동자들이 처우 개선,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다 삭발식까지 진행한 바 있다. 연세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달 14일부터 연세대 본관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전8시, 이른 아침부터 해고된 노동자들은 ‘총장님, 일하고 싶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정문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고용승계를 약속한 학교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연세대 총장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지난달 28일 업무방해를 이유로 농성 중인 해고자들을 본관, 언더우드홀에서 쫓아냈다. 여기에 농성천막으로 들어가던 전기마저 끊었다.

본관 건물 후문에서 피켓팅을 하던 청소노동자는 “지난 13일 출근하던 총장님의 차를 가로 막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직원들의 제지로 무산됐다. 그날 바로 농성장에 전기가 끊어졌다”며 대학 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 연세대 본관 건물이 위치한 언더우드 기념공원에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의 천막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노동조건 변경없는 고용승계이다. ⓒ에큐메니안
연세대에서 농성 중인 해고자들의 원래 일터는 신촌캠퍼스가 아닌 인천 송도에 위치한 국제캠퍼스 기숙사이다. 지난해 11월 27일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일하던 청소, 경비노동자들에게 해고예고통보서가 발송됐고, 이에 1차 노사협의회가 5일 열렸다. 용역업체 세안텍스는 인원 감축을 통보했고, 노조의 싸움이 시작됐다.

노조는 세안텍스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한 원청인 연세대를 상대로 면담과 농성을 진행한 끝에 지난해 12월 26일 ‘기존 직원에 대한 고용승계와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 지급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는 총무처장 명의의 공식문서를 전달 받기도 했다.

또한 공식문서에서는 회사도 ‘최종적으로 기존 인원에 대한 전원 고용승계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언급했지만 용역업체의 태도는 공식문서와 달랐다. 용역업체는 일일 근로시간은 8시간에서 5.5시간, 월 급여는 120만원에서 95만원으로 변경된 계약서를 내밀었다. 청소노동자들은 갱신된 계약서에 합의할 수 없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이학금 사무국장은 “용역업체는 노동시간이 축소된 것을 이유로 급여를 삭감했다고 하는데, 청소는 시간에 상관없이 일의 양이 일정하게 있다”며 “노동환경이 더 악화된 갱신된 계약서를 고용승계라는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에 의하면, 애초 ‘고용승계와 최저임금법 준수’를 위해 노력하겠다던 학교 측의 약속도 의심이 간다고 한다. 학교는 당초 공식문서에서 이와 같이 언급했지만 노조원들이 용역업체에 문의한 결과 학교에서 올해 계약 당시 삭감된 금액을 제시했으며, 그에 따라 갱신된 계약서를 제시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현재 학교 측은 노조에 13일(금)까지 농성천막을 철거할 것을 요청하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가 진행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천막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이학금 사무국장은 “오는 23일(월) 졸업식과 3월 입학식이 예정되어 있어 아마도 설 연휴를 기해 강제철거 할 것 같아 불안하다”며 “천막이 철거된다면 노숙을 하더라도 농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역사적 장소인 백양로 공사가 한창인 길 끝에 갈 곳 없어진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힘겨운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거대한 공사 소음에 묻혀버린 이들의 요구가 전달되길 기대해 본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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