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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시내들 같이<24절기 묵상> 우수(雨水) - 양력 2월 19일경
기독교농촌개발원 | 승인 2015.02.19 18:59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막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옵니다.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하고, 입에는 찬송 소리가 넘쳐납니다.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풀려나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오늘의 시편은 포로들의 귀환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과거와 미래를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포로들이 이미 풀려났다고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포로들이 풀려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보내소서.’ 이 기도는 바벨론에서 수십 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유다 백성들의 간절한 소원을 담은 민족의 기도입니다.

시인은 장차 바벨론에서 풀려날 포로들의 모습을 ‘남방 시내’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남방’은 히브리어로 ‘네게브’로 가나안 땅 남쪽 끝에 있는 사막 지대입니다. ‘남방’은 평소에는 물이 없고, 시내도 흐르지 않는 메마르고 거친 땅입니다. 그러나 비가 내리면 흙탕물이 콸콸 쏟아집니다. 이렇게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듯 포로 백성들이 왁자지껄 사막으로 쏟아져 나오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우수 절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우수(雨水)’는 말 그대로 ‘비와 물’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개울에 흐르는 ‘물’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수는 그냥 비와 물이 아닙니다. 이 때 흐르는 물은 눈이나 얼음이 ‘녹아서’ 흘러 내리는 물이고, 이 때 내리는 비도 역시 산그늘에 남아 있는 눈을 ‘녹이는’ 빗물입니다.
그러기에 우수에 산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 여느 때 물소리와 다르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비발디의 사계나 요한 쉬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를 듣는 것처럼 경쾌하고 신이 납니다. 바위틈에서 녹아내리는 물, 단단한 흙이 풀리면서 흐르는 물, 개울의 돌멩이에 남아 있는 얼음을 스치면서 흐르는 물은 그야말로 자유의 함성이고, 해방의 노래이며,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풀려난 유대 백성들의 힘찬 찬송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를 얽어매고, 족쇄로 채우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도 스스로 만들어낸 그 무엇엔가 매여서 오랫동안 포로 생활을 해 왔습니다. 마치 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대지처럼 지난 세월 우리는 옴짝달싹 못하고 숨죽이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종살이를 청산할 때가 되었습니다. 봄기운이 스며들었습니다. 눈이 녹고, 비가 내리고, 골짜기에 시내물이 흐릅니다. 언 땅에 스며든 빗물이 ‘남방 시내’처럼 콸콸 흐르는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 보내소서 (시편126:4)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
만물이 생동하는 이 때 우리의 심령도 기쁨으로 넘치게 해 주십시오. 새 힘이 솟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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