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의 장애인 취업 문제는 참으로 어렵고 소중한 일이다. 장애인 취업은 개인적인 단 순한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을 이어주는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어느 1급 시각장애인이 공영 방송국 앵커로 선발된 것과 관련하여 사회 각계에서 많은 평가를 내고 있다. 방송국은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선남선녀들이 희망하는 취업 자리이고 여기에 비장애인도 아닌 장애인으로서 입성하는 영광이 이 땅의 5백만 장애인에게 큰 소망을 준 일이다. 국영 방송국 취업은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가치의 기준을 실현하였다는 의미에서 우리사회 모두가 크게 기뻐해야 할 일이다.

먼저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직업 선택의 폭이 작아서 대다수의 시각장애인은 안마나 침술 에 의지하며 생활한다. 또한 대다수의 장애인들은 교육기회가 부족하고 직업훈련의 제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지만 이번 시각장애인의 취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개발하고 사회진출의 희망을 준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오랜 동안 대기업과 공영기업체, 국가행정기관에서 얼마나 장애인 취업을 보장하고 노력해 왔는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장애인고용촉진법이 시행이 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지금 우리사회는 장애인의 고용은 3%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의무고용의 비율이 55% 지자체 기관에 지나지 않으며 법률위반 시에는 벌금에 의존하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시각장애인 앵커의 등장은 한 달 동안의 선발과정을 갖고 위촉되었지만 방송인으로서 많은 제약 조건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문제이다. 이번 취업은 불가능을 넘어서는 장애인의 의지를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되며 이번 기회는 어느 시각장애인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 모두 인간 승리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문제가 너무 크다. 시각장애인 이씨를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고용한 문제는 실망으로 남아 있다. K 방송국의 1년짜리 계약직은 계속 뽑겠다는 ‘이벤트성’으로 1년 계약직 한 명을 뽑고 홍보 효과는 크게 높이는 문제이다. 1년 단위의 홍보적 사업을 통해 장애인 앵커를 뉴스 프로그램의 중요한 진행자로 출연시켜 장애인 차별 인식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장애계의 한편에서는 방송국의 홍보는 될지 모르나, 국민이나 장애인을 기만하는 가능성이 커 보이고 장애인의 이해 증진과 인식개선에 는 그다지 관심 없는 문제라는 평가이다. 진정 생색내기형 시각장애인 앵커의 취업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동등하게 취업시켰다는 홍보의 중요성보다 앞으로는 차별 철폐와 기회균등의 장애인 고용에 더욱 앞장서야 할 것이다.

특정부문의 뉴스 앵커직보다 일반직의 많은 부분에 취업 기회를 줌으로써 장애인 취업의 진정성확보와 폭넓은 의지를 보여줄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에 불과하지만 523:1의 큰 경쟁률을 뚫고 국내 최초의 장애인 앵커라는 입장에서 장애인 취업의 역사는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큰 이유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입법기관인 국회 건물에서는 지금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건물 안에 들여보낼 수 있느냐는 치졸한 논쟁을 하면서 장애인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면을 생각하면 시각장애인의 이번 취업이 앞으로도 크게 이슈거리가 되겠느냐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번 시각장애인의 뉴스앵커 진행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장애인의 사회적 아픔과 문화적 테두리를 벗겨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때에 비로소 편견과 차별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더불어 잘 사는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홍기원 목사  guide21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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