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협정 체결 41주년(65년 6월 22일)을 앞두고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시민연대)는 16일 오후 대치동 포스코 앞에서 ‘한일 청구권자금 성장기업 포스코 포위대회’를 열어 포스코가 한일협정 청구권 자금으로 성장한 기업임을 지적하며 ‘도의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 회원 100여명은 지난 16일 대치동 포스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구권 자금으로 성장한 포스코의 책임을 묻고 일명 차압딱지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

시민연대는 정부가 지난 3월 ‘일제 강점 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을 입법예고한 것을 거론하며 “피해자 몫을 경제개발로 써버린 과거정권의 책임을 현 정부가 지겠다는 것”이라며 “청구권자금을 유용해 성장한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연대는 “포스코 또한 청구권자금 유용과 전범기업과 제휴, 일제피해자들에 대한 조처 전무 등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부 대책과 관계없이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그동안 포스코 측에 ▲정부가 ‘일제강점 하 강제동원 피해자를 위한 재단’설립을 법으로 제정할 경우 ‘기금출연’을 약속할 것 ▲포스코 청암재단에서 피해자 문제를 다룰 것 ▲주주총회를 열어 피해자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 ▲이사회에서 피해자 입장에 동의를 얻을 것 ▲피해자들을 강제동원한 전범기업 ‘신일철’에 강제동원 책임을 묻는데 동참할 것 등을 촉구해왔다.

재단설립, 예산문제 해결 가능

▲ 포스코 측은 이날 시민연대 측을 만나 “피해자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세우면 동참 하겠다”고 밝혔다. ©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

한편 열린우리당이 지난 13일 당정협의결과 ‘일제강점 하 국외강제노동수용자 등에 대한 지원예산’ 1,505억에 대해 ‘예산이 과다하다’며 다시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해 김보나 시민연대 사무국장은 “한일협정과 관련된 일제피해자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보나 사무국장은 “예산문제를 자꾸 거론하는데 당시 정부와 기업이 피해자를 들먹이며 일본에서 돈을 받아 유용한 것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 것”이라며 “재단 설립을 하게 되면 청구권 자금을 유용한 92개 기업들에 책임을 물어 예산문제 해결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정부의 법률안 내용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그나마 정부법안 제정을 원하는 것은 역대정권에 무시당해 온 피해자들을 위해 현 정부가 처음 대책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법안과 관련, ▲15조2항을 삭제할 것(지원금 지급결정을 동의한 경우 ‘민사소송법’규정으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 ▲재단설립으로 피해자 몫을 유용한 기업에서 되돌려 받을 수 있게 할 것 ▲유족의 범위를 확대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 회원 100여명이 16일 대치동 포스코 앞에서 한일청구권 자금성장기업 포스코 포위대회를 열고 있다. ©강제동원 진상규명시민연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에서는 현지에서 사망한 사람에게 2,000만원, 부상자에게 1,000만원, 중부상자 2,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생존자에게는 1년 의료비로 50만원 이하, 입국 후 사망한 사람의 경우 손·자녀 1명에 한해 1년에 14만원씩 3년을 지급 하도록 하고 있다.

시민연대에는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평화시민연대, 사할린귀국동포협회, 일제강제연행한국생존자협회,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비롯한 14개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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