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자협회는 19일 ‘로켓과 미사일 구분도 못하나?’라는 성명을 내어 “언론이 ‘로켓’을 ‘미사일’로 잘못 보도하면서 한반도 주변에 군사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자협회(기자협회, 회장 정일용)는 19일 ‘로켓과 미사일 구분도 못하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언론이 ‘로켓’을 ‘미사일’로 잘못 보도하면서 한반도 주변에 군사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언론들이 ‘북측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보도를 하는 과정에서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보도를 그대로 전제하는 ‘외신사대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북측이 ‘미사일’을 곧 발사할 것이라는 ‘예상’은 말 그대로 예상일 뿐”이라며 “또한 ‘로켓’과 미사일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로켓에 인공위성을 올리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이고,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면 그것이 미사일이므로 ‘북측 미사일 발사 임박’ 등 신문 제목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북측 로켓 발사 임박’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자협회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측이 발사하는 로켓을 살상목적의 ‘대포동 2호 미사일’로 기정사실화하는 언론의 추측보도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무부, ‘실패한 인공위성 발사’.. 수구언론 ‘대포동 1호 미사일’

기자협회는 “미국무부조차 ‘실패한 인공위성 발사’라고 논평한 지난 98년 북측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은 ‘지난 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 미사일’이라고 명백한 오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것 또한 ‘북측이 대포동 1호 로켓을 이용해 인공위성을 발사했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 북 로켓 발사 임박 관련 신문보도들.

한편 기자협회는 국제사회 일각에서 ‘북한은 이번 로켓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며, 인공위성발사는 주권을 가진 국가의 당연한 권리로, 타국의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음을 전제하면서도, 북측에도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기자협회는 “우리는 북측이 국제사회에서 지탄받을 행동을 결코 하지 않기 바란다”며 “혹시 군사 긴장상태를 조성해 정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또한 북측 로켓발사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는 정부당국과 전문 식견을 갖춘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무분별하게 ‘미사일’로 기정사실화 하는 현재의 잘못된 보도태도는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 ’로켓‘시험발사와 관련, 19일자 신문의 기사들을 보면 ‘미사일’ 단정 보도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보수·진보 신문을 가리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북, 미사일 시험발사 '마지막 단계>라고 제목을 뽑았고, 경향신문도 <북 미사일 일단지연>이라고 요미우리의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

세계일보, 한국일보 등은 아예 제목에 <북 대포동 2호 발사 임박>이라는 제목을 서로 베낀 듯이 똑같이 달았다.

조·중·동은 물론 이들 외신의 북 미사일 관련 보도를 인용하는데서 나아가 살을 더 붙여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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