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4월 부활절 연합예배  

-기도 최정규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
당신의 부름에 따라 각 처소에서 일하던 형제, 자매들이 당신이 십자가에 죽임을 당하시고, 사흘째 되는 날 소망의 주로 부활하신 날을 기억하여 당신께 경건한 마음으로 영광의 제단을 쌓을 수 있게 해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간을 자유케 하시는 하나님!
이 땅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당신의 사랑을 찬미하고 당신의 능력을 믿으며, 소망에 찬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현실을 볼 때, 자유스런 분위기에 기쁨으로 찬미하고 경건히 기도 드릴 수 있는 저희들은 자유하시는 하나님께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탕자도 용서하시는 사랑의 하나님!
저희들의 지난날을 용서 하옵소서.  조금은 풍요한 삶을 누리면서 하늘에 진리를 몸소 실천하다가 고난당하는 이웃과 억압당하는 형제, 자매를 외면했음을 고백합니다. 또한 당신의 말씀을 우리에게 편리하게 이해 해가면서 예수는 나의 구주라고 고백했던 저희들의 삶을 용서 하옵소서.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6천만 저희 민족을 굽어 살피소서, 5천년에 시련의 역사를 갖고 살아온 저희 민족은 욕심 많은 강대국의 전략에 의해 두 동강 난 채, 아직도 강대국의 속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오늘 현재도 엄청난 살인무기가 삼천리 금수강산을 짓밟아 6천만 민족의 존망을 우려케 하오니 당신의 능력을 바랍니다.
저 폭악한 인간성의 소유자들의 마음을 어서 녹여 주시옵소서.
자유를 사랑하는 민족, 자주하는 민족으로 살 수 있게 하시옵소서.

땀 흘려 일하면서 사셨던 주님!
투쟁하는 저희 조국의 노동자를 위해 기도합니다.
착취와 억압 속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민족의 내일을 위해 땀 흘려 일한 노동자가 불순분자나, 빨갱이로 조작되어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지고, 구속되어, 온갖 고문 속에서 신음하는 1천만 노동자들과 콘트롤 데이타 노동자와 원풍모방 노동자, 청계피복노동자들을 기억하시옵소서.
일 년 내내 땀 흘려 지은 농사도 제값 한 번 못 받아 보고 풍년이 들어도 빚더미 속에서 허덕이는 한국농민을 도와주옵소서. 땀 흘려 지은 곡식이 제값을 받을 수 있고, 부지런히 일한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민중의 힘으로 건설될 수 있도록 주여! 한국 민중과 함께 하시옵소서.

소망의 주님!
좀 더 나은 삶을 살아 보겠다고 이곳에 와서 사는 저희 동포들은 이 나라의 어려운 경제적 불황에 불안하며 우울합니다. 주님! 오셔서 위로해 주시고,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저희 동포에게 주시옵소서.

부활하신 주님!
연약한 저희들의 신앙을 거듭나게 하옵소서. 풍요한 사회에 살아가면서, 병들고, 배고픈 자를 잊어버리고, 개인주의적 삶에 취해, 어떻게 즐기며 살까를 걱정하는 죽은 신앙에게 하늘에 소명에 따라 생명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고통에 십자가를 기쁘게 질 수 있는 값진 신앙인으로 부활하게 해주시옵기를, 십자가에 못 박혀 피를 흘리신 주 예수 그리스도에 이름으로 간절히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