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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받는 이들의 친구 ‘고난함께’기독교사회단체 탐방기-1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박준호 | 승인 2015.05.07 11:55

1970년 이후 한국사회의 많은 기독교 사회단체들은 사회의 각 부분에서 민주주의와 나눔, 생태, 영성, 통일 등 다양한 역할을 감당해왔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그 모습들이 많이 축소된 상황입니다, 이에 에큐메니안은 사회 각 부분에서 분투하고 있는 기독교 사회단체들을 찾아가 비전과 견해를 듣고 격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 서대문에 위치한 CI빌딩 401호와 402호에 '고난함께' 사무실이 있다. ⓒ에큐메니안

서대문에 위치한 CI빌딩 401호와 402호,
열 평 남짓한 사무실 공간을 컴퓨터 책상 대 여섯 개가 빈틈없이 채우고 있고, 그 곳에 진광수 사무총장을 비롯한 일곱 명의 활동가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벽에 부착된 ‘고난함께’ 휘호가 이곳이 고난함께 사무실임을 알게 했다.

올해 26년째를 맞이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이하 고난함께)은 그렇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심수 신학생에 대한 관심이 계기되어

“처음 시작은 85년 감리교 신학생 한 명이 입대 후 전경으로 차출되고, 시위진압을 견디지 못해 양심선언을 하면서 탈영을 했죠. 그 소식을 접한 주위의 많은 선후배들이 그를 도와주려고 모였고, 1일 찻집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호응을 얻었어요. 이 일이 계기가 되서 감옥 안에 감리교인 양심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게 시작 이었습니다”

진광수 사무총장은 ‘고난함께’의 시작을 설명하며, 당시의 이 모임을 시작했던 사람들은 ‘일회적 모임’이 아닌 ‘계속된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후 2년간의 준비과정을 통해 1991년 ‘고난받는 감리교인과 함께하는 모임“을 발족하게 됐다고 말했다.

“종교의 테두리를 넘어서 시대의 고난받는 사람들로 확장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지금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을 확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감옥에 있는 양심수들에게 영치금 지원 및 면회, 손 편지 전달과 같은 일들을 진행했다.   
  
이후 ‘고난함께’는 양심수들 뿐 아니라, 20~40년 이상을 복역한 ‘비전향장기수’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들은 6.25 이후 붙잡힌 남파간첩 및 인민군 포로로서, 사상 전향을 거부한 장기수들로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버림받은 알려지지 않은 존재들 이었다.
   
‘고난함께’는 이들을 돕기 시작했고, 이것이 양심수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운동이 통일운동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됐다.

“제가 늘 하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분단을 겪고 있는 남한과 북한을 ‘환자’라고 표현해요. 허리가 팔 하나, 다리 하나 없으면, 그래도 움직일 수 있는데, 허리가 부러져 버리면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 허리가 동강난 우리나라는 힘을 쓸 수 없는 환자예요”

   
▲ 진광수 사무총장(가운데)을 비롯한 일곱 명의 고난함께 활동가들. ⓒ에큐메니안

당신의 고난은 우리 모두의 고난

2000년 이후 ‘고난함께’는 신자유주의시대를 거치며 발생한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진광수 사무총장은 콜트 콜텍, 쌍용, 재능교육 등의 노동투쟁현장을 들며, 사회 안정망이 없는 노동환경을 가장 취약한 점으로 꼽았다.

그는 “97년 IMF를 거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섭게 늘어났죠. 한국 근로자의 60% 이상이 비정규직이에요. 이렇게 고난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얘기하죠. ‘당신들의 고난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고난입니다’라고요. 그렇게 ‘고난함께’는 노동투쟁 현장을 찾아가 ‘고함’ 예배를 드렸어요”

찾아가는 예배 ‘고함’은 ‘고난함께’의 줄임말로, ‘하나님께 고하고, 세상에 고한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들은 ‘고함’을 통해 투쟁현장은 물론 지난 3월에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교회로 찾아가 예배를 드렸다.

“사실 교인들 중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오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 유가족과 함께 찾아가 만남을 주선했죠. 이것이 이념의 문제가 아닌, 생명의 문제로 접근을 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오해가 풀렸죠”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 그것이 고난

매년 여름 진행되는 ‘평화캠프’를 통해 젊은 세대를 만나 호흡하고, 교육된 세대들이 다시금 현장에 나와 함께 일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 진광수 사무총장은 때로는 절망감과 무기력감에 빠질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 굴뚝 농성을 한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창근 씨가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린 유령과 싸우고 있는 것 같다’고요. 저도 26년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이런 절망감에 빠질 때가 있어요”라며 보이지 않는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 직면과 천박하게 변해버린 교회의 사회적 문제 인식에 대해 실망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곧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며, 때로는 끝이 보여도 가야하며, 불의에 대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난함께에게 고난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최근 불거지는 기독교사회단체의 ‘열정페이’ 논란을 들며 “운동을 옛날처럼 젊은 시절의 통과의례가 아니라, 삶의 일부분이 되게끔 하기위해 저희 식구들 처우를 개선시키려고 노력 중이죠”라고 웃음 지었다.

이어 “우리 단체 이름에 걸맞게 의연히 그 자리에 서 있는가, 라는 질문에 올바르게 서있지 않다면 그것이 고난함께의 고난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대가 어려울수록 빛이 더 절박해지고, 간절해집니다. 특히 2015년은 더 그런 빛이 간절한 시대죠. 묵묵히 시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 '고난함께'가 받은 상패들. 2007년에는 'NCCK 인권상'을 받았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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