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수) 이규학 이사장의 사퇴로 농성은 일단락이 됐다. 이사회와 공대위는 진상조사위를 꾸려 그간의 비리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에큐메니안

이사장의 인사비리, 막말 파문, 교수사찰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던 감신대 학내 문제가 이규학 이사장의 사퇴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13일(수) ‘감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가 농성 종료 및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 드렸다.

‘감신,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예배’라는 제목으로 오후1시 채플 종탑으로 모인 학생들은 이사장의 퇴진에 만족하면서 진상조사위원회가 제대로 조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공대위 공동대표 진광수 목사(고난함께 사무총장)는 “한번 이긴 사람은 두 번 이길 수 있고, 두 번 이긴 사람은 최후의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부패와 비리를 뿌리 뽑고, 예언자 학교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 기도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표정이 매우 밝다. 그러나 학생들은 앞으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에큐메니안

감신대 총학생회장 유승리 군은 공대위 활동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받는 (항의)전화에 숨이 막혀서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며, 그러나 “아파하고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정말 기쁜 날, 우리 감신 공동체가 옳음을 향한 첫 걸음을 뗀 날이자, 정의가 승리한 날이기 때문”이라고 자축했다. 또한 농성 과정에서 마찰을 빚기도 했던 학생들을 언급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 겪은 일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놀라운 일인지 증명해 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설교에 나선 박경양 목사(기감, 평화의교회)는 “지금까지 우리가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서 싸운 시간이었다면 이후로는 희망을 만들기 위한 분기점에 와 있다”며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라고 독려했다.

그는 “세례요한은 하나님의 말씀이 화려한 성전, 안락한 예배당, 제사장들을 통해서 선포되는 것이 아니라 광야에서 홀로 부르짖는 사람들에 의해서 부패한 땅에 선포됨을 알렸다”며 예언자 공동체로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 싸움에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종탑에서 내려온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이 농성을 마친 것에 대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기도회 막바지에는 열흘 간 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이 농성을 마치고 내려왔다. 그는 “(종탑에서) 내려와 정말 좋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이사장 퇴진으로 가시적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으로 보여 학생들의 관심도 떨어질 수 있다”며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학내 비리를 바로 잡아갈 것”이라고 진상조사위에 집중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감신대는 앞으로 전용재 감독회장이 임시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그간 있었던 비리와 전횡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밝혀나갈 전망이다. 진상조사위는 공대위와 이사회 측에서 균등하게 위원들을 선임하기로 했으며, 학생들도 14일부터 수업에 들어간다. 공대위는 당분간 진상조사위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문제를 수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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