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에서는 원자력발전이 아니라 핵발전이 옳은 표기에 핵발전, 핵발전소라고 표기합니다. 다만 '원전관련기관', '원자력발전본부'와 같이 이미 굳혀진 단어들과 인용한 문장의 단어들은 그대로 표기함을 알려 드립니다.

우리는 다양한 발전원으로 만들어지는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석탄, 석유이고 요즘은 태양, 바람, 물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있죠. 그리고 우라늄이라는 광물을 이용한 핵발전이 있습니다. 친 원자력기관들은 핵발전이 다른 발전원들에 비해 훨씬 많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고, 온실가스배출도 적게 해 친한경적이라고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핵발전소 사고의 위험이나 사고 이후 사회적 비용, 미래세대비용 등 다양한 외부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은 터무니없습니다.

아무튼 핵발전소가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발전소를 가동해야 하는데 이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에도 많은 전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한수원에 원자력발전본부별 전기사용량과 전기세 납부현황을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고리, 월성, 영광, 울진 총4개의 발전본부가 있고 현재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입니다. 한수원이 공개한 4개 지역 발전본부의 전기사용량과 전기세납부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이 자료에는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쓰이는 전기 외에 발전소 본부직원의 사택, 상수도 사용에 필요한 전기 등 본부 내에서 사용하는 전기량 모두를 합한 수치라고 합니다.)

2011년 11월부터 2015년 2월까지 41개월 동안 4개발전본부가 사용한 총 전기량은 10,391,520,505킬로와트이고, 전기세 납부현황은 1,285,515,512,510원입니다.

본부별로 구분하면
영광(한빛)발전본부가 6,169,975,990킬로와트 사용, 전기세 766,144,862,000원(월평균: 약 186억8천6백 여 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월성발전본부가 2,650,774,065킬로와트 사용, 전기세 277,235,456,320원(월평균: 약 67억6천2백 여 만원),
고리발전본부가 1,016,056,245킬로와트 사용으로 150,395,815,150원(월평균: 약 36억6천8백 여 만원),
울진(한울)발전본부가 554,714,205킬로와트 사용 91,739,379,040원(월평균: 약 22억3천7백 여 만원) 순이었습니다.
특히 영광(한빛)원자력본부의 경우 2013년 2월에는 한 달 동안 252억7천 여 만원의 전기세가 부과되기도 했습니다. 

원자력발전본부가 동네 놀이터만한 것은 아니니 당연히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할거라고 짐작하긴 했지만 한수원의 경우 산업용전기로 할인혜택도 많이 받을 텐데 한 발전본부당 한 달에 수십 수백억씩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줄은 몰랐네요. 물론 전기에너지를 만들고 송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기가 유실될 수도 있고 발전본부 전체를 운영하는 데는 그만큼 많은 전기가 사용될 수 있겠죠.

▲ <이미지출처: 연합뉴스/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462503>

하지만 2014년 국감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우리나라 전체 전기사용량에서 산업용이 5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많이 쓰고,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공급위주 에너지정책'이 문제라는 겁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0대 기업이 원가 이하로 할인받은 전기요금이 2조 487억 원이라고 하고 그중  특히 10대 그룹의 혜택이 전체의 75%(1조 5356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순위별로 보면 다음과 같은데 한국수력원자력도 12위로 2,000억원 가까이 할인혜택을 받았습니다. (아시겠지만 주택용 전기는 사용할수록 누진이 적용돼 전기세를 많이 납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많이 사용하는 산업용전기에 할인혜택까지 주니 더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고, 많이 사용 되니전기 생산을 위해 원자력발전소 등은 더 지을 수밖에 없다는 ‘악의 고리’가 성립된거죠.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지 않으면 전기사용량도 줄테고 전기사용량이 줄면 공급위주의 전력정책을 펴지 않아도 되고. 산업용전기에 적정요금을 산정하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도 좀 아껴 써 보고자 할 텐데 말이죠.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서 전기를 사용하는 꼴이라니. 이 ‘악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내야 할까요? 전체 공개내용을 첨부합니다. (참, 서울의 노른자땅 삼성동에 위치한 한수원본부의 전기사용량도 청구했으나 이는 비공개되었습니다. 임대계약당시 임대비용과 관리비를 퉁!쳤기 때문에 계약내용공개로 인해 집주인이 곤란할 수 있다는게 비공개 이유였는데요. 이 집주인이 바로 현대건설입니다. 현대건설이 원전건설에 상당부분 참여하고 있다는 거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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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언주(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so-ki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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