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기 2559년 세상을 밝힌 연등의 불빛처럼 따뜻하고 밝은 자비광명이 온 누리에 충만한 날입니다. 온 땅이 푸르른 5월 생명과 희망이 가득한 가운데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 기념하기 위한 법요식 거행과 자매 형제들의 소원성취를 발원할 연등이 준비 되어있는 이 날, 불자님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이 하느님의 뜻 깊게 섭리라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는 어둠을 밝혀주는 등불을 세상을 밝히는 지혜에 비유하고 석가 생존 시부터 부처님 앞에 불을 밝히는 연등 공양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다고 합니다.

성서를 보면 2000년 전, 예수님이 태어나던 날 밤, 이스라엘의 동쪽 페르시아에서 성행했던 조로아스터교의 사제들이 찾아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하였습니다. 저는 이들의 선물보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이루어진 종교 간의 소통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페르시아의 까스빠르가, 다마스꾸스의 멜키오르, 바빌론의 발타사르 그리고 길을 잃어버린 페르시아의 아르타반입니다.

오늘 그들처럼 기독교 목사가 부처님 오신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그분의 가피가 온 누리에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수도다나의 아들이요, 야쇼다의 남편이며, 라훌라의 아버지인 석가모니는 본질 추구와 해탈을 구하고자 가족과 아들마저 남겨두고 출가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육신이 해골처럼 되어도 해탈할 수 없음을 깨닫고, 정신적 독립을 구하는 2원적 극단론에 이르러 35세에 보리수나무 아래서 새벽별을 보고 인간을 괴롭게 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임을 깨달아 민생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의 가르침을 남기셨습니다.

부처님의 참사랑에는 4가지의 얼굴이 있습니다.

첫째 : '마이트리'로 번역하면 자애입니다.
둘째 : '카루나' 번역하면 자비입니다.
셋째 : '무디타' 번역하면 기쁨입니다.
넷째 : '우펙샤' 번역하면 자유입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참 뜻은 이 땅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제도하시고 모두를 이롭게 하시려는 것이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예수님의 가르침은 궁극적으로도 그 뜻이 일치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의 가르침대로 가난한 자와 약한 자 그리고 소외받는 자를 위해 사랑과 봉사의 원력을 세워, 너와 나가 아닌 서로 하나된 마음으로 소통하여 선한 마음을 모아 함께 살아갈 때 우리사회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는 예로부터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민중종교로. 민중을 평안케 하며 심신의 귀의처로 존재해 온 종교였기에 그 중요도가 높으며, 신도수가 많은 종교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질이 주인이 되어버린 오늘 날, 갈등과 대립,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믿음과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이러한 때 맞이하는 부처님 오신 날의 진정한 의미는 상생과 화합이라고 생각 합니다.

우리의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갈등의 씨앗을 자비의 싹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매 형제인 불자 여러분!

불자는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관념을 넘어선 자들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어제가 기쁨이거나 회한에 젖은 아픔이거나 때로는 고통일지라도 보람이고, 내일은 삭풍이 몰아치는 힘겨운 세파이거나 절망과 좌절이 몰려오는 역경일지라도 꿈을 꾸는 희망입니다.

오늘 비록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여도 탐, 진, 치 삼독의 고통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자비한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면서 살아갑시다.

불교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위안은 '니르바나'에 드는 것입니다.

마음 속의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며 생명이오니, 우리 사회가 소통하는 마음들이 가득할 수 있도록 불자님들의 큰 물결이 되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드리며, 우리 모두가 참된 나를 찾고 지혜의 바다에서 깨달음을 얻으시기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봉은 목사  arkchu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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