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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방지법 피하는 변칙세습 증가...수법도 다양26일 세반연 변칙세습포럼 '세습방지법의 그늘'
고수봉 기자 | 승인 2015.05.27 11:50

‘지교회세습’, ‘징검다리세습’, ‘교차세습’, ‘분리세습’, ‘통합세습’, ‘다자간세습’, ‘쿠션세습’…….

   
▲ 26일(화) 오후2시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세반연은 수집된 교회세습 실태를 보고하는 자리를 가졌다. ⓒ에큐메니안
교회를 사적 소유물로 여겨 가족에게 넘겨주는 세습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개신교 주요 교단에서는 세습방지 법안을 총회에서 가결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세습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법 조항을 교묘히 피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세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에서 수집한 사례로 보면 총 122개 교회가 세습을 했으며, 그 중 28개 교회는 세습방지 조항을 신설되던 2013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불과 1년 반 만에 수집된 내용이다. 특이할 점은 최근 사례에서 28개 교회 중 16개 교회가 변칙세습(12개 직계세습)으로 2012년 이전에 수립된 사례(변칙 21, 직계 73)와 비교하면 세습방지 법안 신설 후, 변칙세습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세반연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아주 큰 대형교회에서 일어나는 세습의 움직임은 가라앉은 듯 보이지만 변칙세습을 통해 세습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중형 이하 교회들의 세습은 이슈화되지 않아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 상담만 350건, 세습이 완료된 교회는 122개 교회이지만 훨씬 많은 교회가 세습으로 고통받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세반연은 26일(화) 오후2시 이제홀에서 변칙세습포럼을 열고, 비판과 교단법을 피해 세습을 시도하는 변칙세습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 김동춘 교수. ⓒ에큐메니안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김동춘 교수는 세습에 대한 정의, 변칙세습의 실태와 본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교회세습은 목회자의 지위를 혈연관계를 이용하여 형식적인 절차를 거친 후 승계하는 것”이라며, “통상적인 세습이 관철되기는 어렵다는 판단 아래 교단이 제정한 법적 기준을 피해 가면서도 여론의 지탄을 무마하는 교묘한 방식의 변칙세습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변칙세습의 형태를 소개하면서 “담임 목사직을 대물림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 안에 만연된 사회현상으로 ‘세습 자본주의의 교회적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적 자본주의가 고착되면서 활로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가족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보존하려는 현상이 교회, 종교 권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교회세습은 교회의 사유화로 교회를 사적 소유물처럼 개인의 사리사욕에 의해 처분되거나 이양될 수 없다”며 “세습은 교회를 공익적 종교기간이 아닌 일개 가족과 특정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사익적 기관으로 전락시킨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절차적 민주성과 공적 타당성, 공정성에 위배되어 사회적 인식에서도 매우 후퇴한 방식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 황광민 목사. ⓒ에큐메니안
두 번째 발표를 맡은 황광민 목사(석교교회, 세반연 지도위원)는 변칙세습이 일어나는 교회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감리교단에서 세습금지법을 제정할 당시 장정개정위원으로 참가한 황 목사는 “법 조항에 ‘영구히’라는 말을 삽입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굳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위장담임자를 세워 불법적인 징검다리 세습을 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법 조항을 피한 세습 실태를 고발했다.

일명 ‘징검다리세습’, 한달에서 길게는 1년 동안 믿을 만한 사람을 담임 목회자를 세우고, 기간이 지나면 아들에게 세습하는 형태의 변칙세습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황 목사는 “담임이라 함은 책임목회를 하는 자리로 세습을 전제로 세우는 목사는 담임목사로 인정될 수 없다”며 “사회에서도 위장을 통해 이득을 취한 경우 원천무효로 판단하는 것이 상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위장담임을 통한 징검다리 세습을 막으려면, 신앙양심을 포기하고 불법을 강행하는 이들에게 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며, “신앙양심에 호소해도 안된다면, 안타깝지만 법적인 제재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 고재길 교수. ⓒ에큐메니안
끝으로 장로회신학대학교 고재길 교수는 교회세습을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냈다. 그에 의하면, 한국의 전통적 가족주의 문화는 혈연관계에 의한 수직적 사회관계, 물질적 이해관계를 토대로 한 가족주의 문화, 가족주의 문화에 의한 정치적 지배질서로써 공공성의 의식이나 책임성을 약화시킨다. 세습은 이러한 이기적 가족주의와 유사 가족주의가 결합한 폐단이라는 것이다.

고 교수는 “정치, 경제, 교육, 등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가족주의의 확대는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형성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가족주의의 부정성이 세습을 찬성하는 한국교회 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수는 편협한 가족이기주의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모든 사람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가족공동체를 이상적인 가족형태로 제시한다”며, 교회와 가족공동체에 대한 기독교윤리적인 새로운 이해를 제안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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