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금감원)이 23일 <사금융 이용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결과 분석을 공개하며 ‘사금융이용자의 고리사채 탈출 10계명’(10계명)을 발표하자, 민주노동당이 “금감원의 ‘고리사채 탈출 10계명’은 궤변”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금감원의 10계명은 일부 계명을 빼면 현재의 고금리 구조를 용인하고, 불법행위와 타협을 권유하고 있으며, 개인파산·면책제도의 불이익을 확대 과장하고 있다”며 “살인적인 고리대금시장 옹호하기 위한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 금감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유사금융회사를 구별하는 법을 설명하는 문서. © 이철우 기자

민주노동당은 금감원은 엉터리 10계명을 홍보하지 말고 ▲병원비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대상으로 공적 금융이나 대안금융을 홍보 육성할 것(근로자 생활안전자금 대출·저소득서민 전세자금대출·마이크로 크레딧) ▲금융 감독당국의 대부업체 관리감독과 불법행위 처벌을 강화할 것 ▲모든 금전거래에서 연 최고 이자율을 40%로 제한할 것 등을 촉구했다.

고금리 폐해에 대책은 없고, 채무상환만 강조

민주노동당은 특히 금감원이 고리사채 탈출을 위해 ‘형사 처벌대상인 불법행위를 단서로 사채업자와 자체협상을 하라’(4계명)고 제시하고 있음을 거론하며, “사채업자의 불법행위는 금감원, 관할시·도, 검·경이 협조체계를 구축해 처벌할 대상인데도, 채무자에게 ‘자체 협상하라’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또 “금감원은 설문조사 결과에서 고금리 폐해에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사기죄를 거론하며 채무상환만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빌려 쓴 돈은 갚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1계명)하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고리의 이자는 불어나고 있으며, 사채업자를 피할 경우 법적 조치(사기죄)를 당할 수도 있다”며 사실상 고리대를 묵인했다.

연 66% 넘는 이자, 고발·반환청구소송 해야

민주노동당은 이어 “금감원은 ‘불법 사금융은 이용하지 말아야 하고 연66%가 넘는 이자에 대해선 적극적인 고발과 부당이득 초과이자 계약 무효이나 반환청구소송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금융 평균 금리가 현행 ‘대부법’에서 규정하는 연66%를 넘어 연204%까지 되는 상황에서 금감원의 문제제기는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또 5계명에서 ‘사채업자와 협상 결렬 시 신용회복위원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민간 채권금융기관의 협의체인 신용회복위원회에는 대다수 대부업체가 가입되지 않아 사실상 채무조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신용회복위원회는 일부 기업형 대부업체가 제도금융기관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한 경우에 한해서만 채무조정대상이 되며, 사인 간 조정을 중재할 뿐 법 권한을 위임받은 공적기관이 아니다.

금감원은 10번째 계명에서 ‘도저히 안 되면 자기파산 후 새로운 삶을!’이라는 제목으로 “법원에 파산 신청하여 면책을 받지 못하면 파산으로 인한 불이익만 남게 되므로 주의해야한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정작 ‘개인파산·면책제도’에 대한 기본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현행 개인파산·면책제도는 파산자가 ‘재산을 숨기는 행위’, ‘채무를 허위로 증가시키는 행위’, 낭비나 도박으로 과다한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등이 아니면 면책을 받을 수 있다.

사금융이용자의 고리사채 탈출 10계명 ① 빌려 쓴 돈은 갚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 ! ② 불법·부당한 협박에 굴하여 돌려막기 하지 말것 ! ③ 빚이 더 커지기 전에 지인(知人)들과 상의를 ! ④ 우선, 사채업자의 불법행위 단서로 자체 협상 시도 ! ⑤ 신용회복위원회의 민간 채무조정제도를 잘 활용 ! ⑥ 사채업자 불법행위 고발 후 형사소송진행시 배상명령제도 활용을 통해 민사적 손해도 구제 ! ⑦ 수사당국의 특별단속기간을 적극 활용 ! ⑧ 피해신고 못하게 하는 협박에 과감한 대처를 ! ⑨ 법원의 개인회생제도 활용을 ! ⑩ 도저히 안 되면 자기파산 후 새로운 삶을 !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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