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권사의 회고록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

고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권사의 회고록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 출판기념회가 6월23일(금) 오후6시 교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아카데미하우스 새벽의 집에서 있었다.

회고록의 제목으로 사용된 ‘기린갑이와 고만녜’는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권사의 어릴 적 이름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이름보다는 문익환, 문동환의 부모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문재린 목사는 독립운동과 교육, 선교에 힘쓰다가, 일제강점기와 해방 정국에 네 차례 옥고를 치렀다. 김신묵 권사도 교회와 야학에서 여성 지도자로 활동하며 문익환, 문동환 두 형제를 훌륭한 일꾼으로 키워냈다.

이 책은 두 사람이 생전에 남긴 회고록 초안을 바탕으로, 일기와 노트, 구술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완성된 것이다. 3년에 걸쳐 진행된 이 작업은 문익환 목사의 자녀 문영금 씨와 문동환 목사의 자녀 문영미 씨의 공동의 작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날 기념회는 김성재 교수의 사회로 안계희 장로(한빛교회)의 기도, 이현숙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의 성서봉독, 박형규 목사(기장 증경총회장)의 축사, 윤형주 장로의 축가, 김경재 목사의 회고록 소개, 문영미 선생의 책 소개와 이해동 목사, 장석준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문동환 목사의 인사말씀 순으로 이어졌다.

▲ 박형규 목사는 축사에서 “문재린 목사님과 김신묵 사모님은 우리 역사 속에서 질그릇으로 빚어진 하나님의 사용하신 그릇이다”라고 평했다.

박형규 목사는 축사에서 “이상하게도 문재린 목사님은 때때로 나를 불러 밥을 사주셨다”고 하며, “마치 자기 아들을 대하듯이 잘 해주셨다”고 술회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나는 것은 김신묵 어머니께서 입원해 계실 때, 제가 문병을 갔는데, 제 손을 잡고 아니 박 목사는 들어가면 얼마 안 있어서 잘 나오는데, 우리 익환이는 한 번 들어가면 잘 못 나오냐 하시는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전했다.

또한 “문재린 목사님과 김신묵 사모님 두 분 다 우리 한국의 역사 속에서 그 자손들까지 합해서 질그릇으로 빚어진 하나님의 사용하시는, 아니 이 민족이 필요로 하는 그릇으로 쓰실 수 있도록 하나님이 만드신 그릇이다”고 평하고, “책의 내용을 아직 보지 못했지만, 문익환 목사나 문동환 목사에 가려 그 뿌리를 모를 뻔 했는데, 이 가정의 뿌리, 이 신앙의 뿌리를 책을 통해서 우리 후배들에게 남겨주신 것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하며 축사를 마쳤다.

이어 김경재 교수는 회고록 소개에서 “이 책은 단순히 선조 한 집의 어른들의 위대했던 한 신앙인의 삶의 회고담이나 그 운동 기록사가 아니라 한국 민족의 근현대사, 특히 개화기 시대 이후의 한국민족 독립운동사의 기본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귀중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그리스도교 운동사에 있어서 교회사의 지형도를 새로 만들어야 할 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며, 이는 “함경북도, 두만강을 넘어서 만주 관동 지방에 펼쳐졌던 위대한 한국 그리스도교의 운동사가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김경재 교수는 책 서평에서 “함경북도, 두만강을 넘어서 만주 관동 지방에 펼쳐졌던 위대한 한국 그리스도교의 운동사가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김 교수는 “만주 간도 지방의 캐나다 선교부의 열린 위대한 하나님의 종들과 한국 민족 실학 정신으로 훈련되어 있던 순수한 토박이 민족정신이 만나서 그 속에서 새로운 생명운동이 일어나는 일이 전혀 없었다면 과연 지난 70~80년대 우리 남한 이 땅에서 그 위대한 민족 운동, 인권 운동, 노동 운동, 그리고 평화통일 운동의 한 중요한 불씨 역할을 했던 몇몇 동력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것은 “한국 교회사 지형도를 새롭게 전체적인 조감도에서 새롭게 봐야 한민족의 주체성과 인격적 동역자로서 대접을 해주고 단순한 외래 종교를 너희들에게 갖다준다라는 후견인으로서의 그런 기독교, 소위 식민지적 교회사관이 아닌 새로운 역사로 한국민족사와 교회사와 문화사가 만나는 새로운 안목을 제공하는 귀중한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내 년은 평양 대부흥의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말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힘은 대형교회와 대형집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겸허한 신앙, 성실과 순수함과 질박한 그 신앙, 그 속에서만 새로운 한국의 역사가 통일도 그렇고 한국 교회 운동도 새롭게 시작될 수 있으리라고 봐서 오늘 한국 그리스도 교회의 위기를 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이 책을 통해서 오늘 한국 그리스도교와 내일의 우리 민족 통일의 방향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문동환 목사는 “이 책을 통해 드러난 부모님의 얼, 아버님의 순수함과 어머님의 명철함을 통해 갈라진 민족의 하나 됨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책 소개에 이어 회고록을 엮은 문영미 씨가 나와 책에 실려 있는 사진들 중 북간도 생활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문영미 씨는 “지난 3년간 책을 엮으며 마치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것 같다”며 회고했다.

이어 문동환 목사는 “사실 이 자리에 서야 할 사람은 형님인데, 제가 서서 송구스럽다. 형님이 부모님을 계속해서 모셨기에 아마 부모님과 심중에 잘 통하는 것도 형님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사말을 열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드러난 부모님의 얼, 아버님의 순수함과 어머님의 명철함을 통해 갈라진 민족의 하나 됨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인사말을 마쳤다.

 

▲ 출판기념회 참석한 문익환, 문동환 목사의 가족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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