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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 극복은 신뢰에서부터 시작된다 (14:15-20)<정현진의 출애굽기와 노닐기 24>
정현진(수도교회 담임목사, 한신대 대학원 외래교수) | 승인 2015.08.14 11:20
1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16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 17 내가 애굽 사람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할 것인즉 그들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갈 것이라 내가 바로와 그의 모든 군대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으리니 18 내가 바로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을 때에야 애굽 사람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하시더니 19 이스라엘 진 앞에 가던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의 뒤로 옮겨 가매 구름 기둥도 앞에서 그 뒤로 옮겨 20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이 단원은 홍해바다 사건을 준비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생명파괴와 혼돈의 세력으로부터의 구원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모세가 '가만히 서서'라고 말한 것은 그 자리에 멈추어 서라는 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뒤 따라 추격하는 파라오와 그 군대를 의식하던 마음을 하나님께로 이동시키라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부르짖는 백성을 달래는 한편, 모세 자신도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챠아크) 그 때 아마 그의 심정도 절박하였으리라. 이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는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라.” (15절) 
 
마음만이 아니라 몸도 하나님을 향해, 곧 그분이 행하실 일을 향해 이동하게 하라고 모세에게 명령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쁘네-이스라엘)을 행진하게 하라" (15절) 앞으로 계속 나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앞으로 나갈 방법을 구체적으로 일러 주셨다. (16절) 이것은 명령어 세 개에 나타나 있다: “(지팡이를) 들어라 ... (바다 위로 손을) 내밀어라 ... (바다를) 갈라지게 하라.” 말씀으로 하니 간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이 말씀 속에는 사실 기상천외한 내용이 들어 있다. 16절은 맨 앞에 ‘그리고 너는’ (= w®°attâ)이란 말이 나오는 명사문장이다. 이를 직역하면 “그리고 너는 이런 자가 되어라, 곧 지팡이를 드는 자, 그리고 손을 바다로 내미는 자, 그리고 그것으로 바다를 갈라지게 하는 자가 되어라.” 모세가 이런 자로 나서면 이스라엘 백성은 바다가 갈라진 그 사이로 걸어가게 될 것이다. 16b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나갈 곳을 가리켜 바다 가운데 마른땅(뻬토크 아얌 빠얍바샤)이라 하였다. 마른땅(육지, 뭍)이란 말(얍바샤)은 (메)마르다는 말(야바쉬)에서 나왔다. 우리가 알다시피 강이나 바다에 물이 빠지고 나면 바닥이 질퍽질퍽하다. 밀물 썰물이 오갈 때에도 그렇다. 이 길을 걷는 것은 매우 힘든 노동이다. 하나님은 홍해바다가 갈라져 생길 길을 마른땅(육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이집트 군대가 그리로 들어설 것이다. (17절) 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그들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강조하느라 17a도 명사문장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자이다. 나를 보라! 곧 이집트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는 자이다.” (직역) 4절에 이어 여기서도 하나님은 그들 마음을 완악하게 만드셨다. 그 결과 세 가지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i) 이집트 군대가 홍해바다에 빠져죽음 ii) 여호와께서 영광을 받으심 iii) 이집트인들이 여호와가 하나님이신 것을 비로소 알게 됨. (17-18절) 이 가운데 '여호와가 영광을 받으심'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17-18절에 두 차례 되풀이 언급되었다. 여호와만이 피조물과 군사력을 지배하시는 하나님으로 계시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민족도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이로써 여호와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다. 
 
   
▲ 파라오의 군대
 
여호와께서 말씀을 마치자, 그분의 사자가 이스라엘 백성의 뒤편으로 가 이집트 군대의 앞에 섰다. 구름기둥도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 뒤편으로 옮겨가 섰다. (아마드 ±¹mad) 그 두 백성은 서로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방어와 보호가 구름기둥이 뒤로 간 이유였다. 호렙산 불타는 떨기나무에 나타났던 여호와의 사자가 긴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 자리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그 실체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문자 그대로 천사라 보는 사람도 있고, 하나님의 현현1) 또는 구름 기둥 그 자체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 존재가 무엇이든 하나님의 백성은 완벽하게 인도ㆍ보호받았다.  
 
이집트 군대의 진영과 이스라엘 진영 사이에 있는 구름기둥을 묘사하는 20a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이를 직역하면 '구름과 어둠이 [같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가] 밤을 비추었다' 이다.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개역개정)
 
이집트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를 가로막고 섰다. 그 구름이 이집트 사람들이 있는 쪽은 어둡게 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있는 쪽은 환하게 밝혀 주었으므로, 밤새도록 양 쪽이 서로 가까이 갈 수 없었다. (표준)
 
이집트의 진과 이스라엘의 진 사이에 섰다. 그러자 구름 때문에 캄캄해져서 서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밤을 새웠다. (공개)
 
그리하여 그것은 이집트 군대와 이스라엘 군대 사이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자 그 구름이 한쪽은 어둡게 하고, 다른 쪽은 밤을 밝혀 주었다. 그래서 밤새도록 아무도 이쪽에서 저쪽으로 다가갈 수 없었다. (천새)
 
빛을 비추는 주체가 누구일까? 구름인가, 여호와의 사자(여호와)인가? 대부분의 성경번역은 주체를 구름으로 하거나, 이를 수동문으로 번역하여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을 피하였다. 앞뒤 문맥을 보면, 그 주체를 구름으로 보아도 별로 무리가 없다. 그렇지만 물체인 구름이 그 자체로 혹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가? 
 
구름(기둥)은 본질적으로 보호자 역할을 하였다. 17절처럼 군대(카일 µajil)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족에서 저쪽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을 (20절)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마치 열 번째 표적(흑암)이 일어날 때 이스라엘 자손이 있는 곳엔 빛이 이집트 백성이 있는 자리엔 어둠이 깔려있었듯이 (10:23 참조), 여기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 
 
홍해 바다가 갈라져 만들어진 길, 이것이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구원의 길이 되고, 이집트 군대에게는 죽음의 길이었다. 14절 말씀대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친히 싸우신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피조물들을 사용하셨다. 물 바람 구름(기둥) 불(기둥), 밤과 어둠 빛 마른 땅 등등. 하나님은 하나님의 선한 목적에 따라 피조물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시는 분이다. 그렇다. 자연과 그 현상처럼 보이는 이곳, 실제로는 전대미문의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하나님-사람-자연이 혼연일체가 되었다. 
 
 
오늘의 적용 
 
1) 손을 뻗는다고 될까? 
 
모세는 하나님 말씀대로 지팡이를 든 손을 바위 위로 내밀었다. 이런 다고 달라질 것이 뭐가 있을까? 모세, 아니 우리 모두의 이런 심정을 아시는지 하나님은 이렇게 할 때 일어날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오늘도 우리는 '이렇게 한다한들 뭐가 달라지랴?' 하는 생각에 부딪힐 때가 적지 않다. 이는 말이든 행동이든 어떤 것을 하더라도 이미 정해진 결론은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자포자기의 표현이다. 우리가 내리는 결론은 우리 자신의 결론일 뿐이다. 정말 하나님도 그렇게 생각하실까? 모세에게 “(지팡이를) 들어라 ... (바다 위로 손을) 내밀어라 ... (바다를) 갈라지게 하라.”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생각과 전혀 다른 결론을 준비하고 계셨다. 
 
2) 앞과 뒤, 그리고 좌우편
 
우리가 드리는 기도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우리 앞에
             우리 속에
             우리 위에 계시옵소서
오 주여, 주의 구원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소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뒤편으로 구름기둥을 보내셨다. 이것이 뒤편에 자리 잡음으로 해서 그들의 뒤통수가 서늘해지지 않았다. 이집트 군대가 그들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나님께서 막아주시기에. 나중에 양편으로 갈라져 마른 땅이 된 그 바다 양쪽에는 물로 벽이 되었다. 이로써 군사작전에서 흔히 쓰이는 측면공격 전략이 먹혀들 수가 없었다. 지팡이를 손에 든 모세가 앞에는 대오를 이끌었다. 
 
하나님은 이렇게 완벽하게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하시며 인도하셨던 것이다. 
 
각주1) 창세기에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자가 명확히 구별되지 않았다.창18:2, 22;  19:1 등을 참조하라.

정현진(수도교회 담임목사, 한신대 대학원 외래교수)  psal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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